박경근과 이유성이 말하는 예술가의 삶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Art&Culture

박경근과 이유성이 말하는 예술가의 삶

프리즈와 샤넬이 협업한 ‘나우 & 넥스트(NOW & NEXT)’는 한국 현대예술의 업적을 기리고 서로 다른 세대의 예술가 간의 대화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6인의 예술가 박진아, 박경근, 정희승과 유예림, 이유성, 김경태가 다시 한 번 예술로 소통한다.

BAZAAR BY BAZAAR 2022.09.28

박경근과 이유성

어떻게 살아가고 싶습니까?
Kelvin Kyung Kun Park, 〈When Tigers Used to Smoke〉, 2022, 4K Video.

Kelvin Kyung Kun Park, 〈When Tigers Used to Smoke〉, 2022, 4K Video.

박경근

박경근

1978년생 박경근은 영상 미디어를 통해 고도성장과 경제개발이라는 신화 뒤에 숨어 있는 시대적 부산물을 재조명하고 시스템 안에서 유교적 사고와 충돌하는 자신의 감정을 투영한다. 1989년생 이유성은 근현대 사회의 관념적 발명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조각작업을 해오고 있다.
박경근과 이유성의 작업은 ‘사적인 역사’라는 맥락 안에서 연결된다. 박경근은 그것을 ‘내면’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집단적이고 관계지향적인 동아시아 사회에서 ‘나’의 감각과 ‘나’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고유의 언어로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 나와 이유성의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이유성은 ‘충돌’이라는 단어를 내놓았다. “박경근이라는 개인이 특정한 상황 혹은 대상과 충돌하고, 반응하고, 소화하고, 적응하는 과정이 모두 작업에 담기듯 나 역시 내가 접한 시공간이나 상황과의 마찰을 작업에 반영한다.” 그러므로 박경근이 이유성의 작업을 보고 자신의 초기작  〈청계천 메들리〉를 떠올린 건 자연스러운 귀결일 것이다. 박경근은 이유성의 작업 〈Testing〉과 〈Dandelion Acceleration〉을 보고 “어린 시절의 공산품이 퇴색화되어 나무에 새겨진 모습”이라 해석했고 이는 곧 ‘기억’을 소환했다. “이유성 작가의 작업이 친밀하고 사적인 방식으로 나에게 말을 건다고 느꼈다. 오브제로 표현된 어린 시절의 기억은 추억이나 향수가 아니다. 어른인 내 안에 죽은 화석처럼 존재하는 ‘나’의 ‘원죄’이다. 이유성의 작업은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어른이란 무엇인가?’”
 
 Eusung Lee, 〈On-the-way Problems (Truck, Daughter and Mother, Domain)〉, 2022, Aluminum, wood, beads, epoxy perty, jutes, yarn, fabrics, wax on the paper mache-ed SUV, 430x180x164cm(89x40x45cm each).

Eusung Lee, 〈On-the-way Problems (Truck, Daughter and Mother, Domain)〉, 2022, Aluminum, wood, beads, epoxy perty, jutes, yarn, fabrics, wax on the paper mache-ed SUV, 430x180x164cm(89x40x45cm each).

이유성

이유성

한편, 이유성은 박경근과의 대화를 통해 ‘감정’을 떠올렸다. “‘작가는 자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 단순하지만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분은 처음이었다. 사적인 이야기를 작업이나 텍스트에 드러내는 걸 수치로 여기고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지 않나. 거기에 반발심을 느끼면서 동시에 나의 이야기를 깎고 누르며 삐걱거리던 때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의 작업에서 물리적인 구성을 추동하기도 했지만.”
신진 작가 이유성은 “내가 놓인 시대와 내가 원하고 바라는 시야를 꾸준히 작업의 동세로 기입해나가며 저항과 항복을 통합된 형태로 인식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런 그가 12년간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박경근에게 물었다. 작가로서, 한 인간으로서 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싶습니까?” 이번에도 그는 단순하게 대답했다. “잘 먹고 잘 살고 싶습니다.” 박경근은 자신의 대답에 이렇게 덧붙였다. “서울에 살면서 아무것도 안 하거나 빈둥거리면 불안감과 죄책감이 밀려온다. ‘요즘 많이 바쁘시죠?’라는 인사말에 ‘아뇨’라고 대답하면 상대방은 이내 무안해하거나 미안해한다. 바쁘게 사는 것이 곧 잘 사는 것이라고 잘못 인식한다. 어찌 보면 바쁜 삶은 깊은 사유에 대한 회피일 수도 있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쓸모없는 시간을 보내고 전혀 기능적이지 않은 결과물을 생산하는 것이 예술가의 일이라는 생각에 점점 더 확신이 생긴다. 좋은 음식을 먹으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좋은 시간을 보내려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박경근은 ‘올해의 작가상 2017’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렇기에 나는 언제나 두 발은 프레임 안에, 머리는 프레임 밖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삶을 진지하게 살면서도 나 자신을 비웃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가 지향하는 예술가의 삶이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손안나는 〈바자〉의 에디터다. 예술을 매개로 ‘나’와 ‘세상’ 사이의 대화를 지속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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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손안나
    사진/ 샤넬 코리아 제공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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