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프리즈 위크에 선보인 MCM x 베어브릭 전시, 이건 꼭 가야해!

노부키 히즈메·켄 야시키·인덴야가 MCM과 함께 만든 새로운 베어브릭의 세계

프로필 by 제혜윤 2025.09.09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MCM이 프리즈 위크 2025를 맞아 서울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BE@RBRICK in MCM Wonderland’ 전시를 개최했다.

✓ 노부키 히즈메, 켄 야시키, 인덴야가 참여해 베어브릭을 패션·예술·헤리티지로 재해석했다.

✓ 베어브릭과 MCM이 만난 전시 비하인드 스토리 인터뷰


MCM ‘BE@RBRICK in MCM Wonderland’ 전시 전경

MCM ‘BE@RBRICK in MCM Wonderland’ 전시 전경

MCM이 프리즈 위크 2025를 맞아 서울 청담 MCM 하우스에서 ‘BE@RBRICK in MCM Wonderland’ 전시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패션과 예술, 스트리트 컬처가 교차하며 MCM 플래그십 스토어를 새롭게 단장했다. 플래그십 외관 가장 꼭대기에 이번 전시를 상징하는 베어브릭(BE@RBRICK)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은 MCM 하우스를 환상적인 놀이터로 탈바꿈시켰음을 전시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아티스트 노부키 히즈메, 켄 야시키, 일본 전통 공예 브랜드 인덴야와 협업해 새로운 베어브릭을 선보였다. 오트 쿠튀르 기법으로 완성한 모자를 얹은 위도우 디스플레이 설치 작품의 ‘노부키 히즈메’, 키메코미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켄 야시키’, MCM의 시그너처 비세토스 모노그램을 베어브릭 오브제를 통해 재해석한 ‘인덴야’까지. 세 아티스트와 브랜드, 그리고 이를 총괄한 메디콤토이 CEO 타츠히코 아카시에게 이번 전시의 의미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직접 들어보았다.



노부키 히즈메 (Nobuki Hizume)


MCM HAUS 윈도우 디스플레이에 설치된 노부키 히즈메 작품

MCM HAUS 윈도우 디스플레이에 설치된 노부키 히즈메 작품

‘BE@RBRICK in MCM Wonderland’ 전시에 참여하게 된 소감과 이번 협업을 통해 새롭게 받은 영감은?


서로 완전히 다른 세 가지 카테고리의 협업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파트너십과는 달랐습니다. 서로 다른 나라와 배경을 가진 각 브랜드가 한데 모여 이질적인 것들을 섞어 가며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디자인은 “본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라는 말이 있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하며 저에게 굉장히 와닿았죠. MCM은 실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요청들을 가지고 있었고, 베어브릭은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경계가 명확했어요. 저는 그 두 가지를 조화롭게 연결하고, 그 안에서 본질을 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로 다른 요소들을 어떻게 하나로 묶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되었죠. 저에게는 굉장히 값진 도전이자 기회였고, 앞으로의 창작 활동에도 오래도록 남을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점을 둔 메시지나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감각은 무엇인가요?


모자 디자이너로서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고 단순히 “와, 저 모자 진짜 멋있다.”라고 느껴주시길 바라요. 그 첫 순간의 설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감정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이어진다면 제 작품은 그 역할을 충분히 다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으로 사람들이 모자의 세계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작업을 통해 전시를 찾는 관객이 어떤 경험을 하길 기대하나요?


물리적인 오브제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창작이 지구의 자원을 소비한다는 사실을 항상 의식합니다. 그래서 ‘결코 버려질 수 없는 것’을 만들고자 합니다. 사람들이 평생 간직하고 싶어 하거나, 혹은 전시장에서 작품을 본 그 순간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겨 작은 울림을 주길 바랍니다. 이번 협업 역시 ‘하나의 오브제’를 넘어 관객에게 오래도록 남는 감정과 기억을 선사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화려하고 실험적인 조형 언어를 베어브릭에 담아낼 때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모자와 헤드피스로 대표되는 본인의 작업 언어를 BE@RBRICK에 입히는 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이 있다면요?


베어브릭은 매우 정제되고 미니멀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요. 불필요한 요소나 장식이 전혀 없죠. 그래서 제 디자인에 조금이라도 군더더기가 있으면 이질적으로 느껴졌을 거예요. 그 순수한 형태와 완벽하게 어우러질 수 있는 디자인에 집중했죠. 베어브릭에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존중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순수하고, 명확하며 의도가 분명해야 하는 점은 ‘히즈메’에서 디자인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과도 완벽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전 ‘이유 없는 아름다움은 없다’고 믿습니다. 디자인에 명확한 목적이 없다면, 결국 부차적인 장식에 불과하게 되니까요. 베어브릭 역시 모든 곡선과 선에는 의미가 있죠. 저는 그 철학에서 강한 창작적 시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기적인 것과 무기적인 것의 교차점’이라는 주제를 이번 설치에 담았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였나요?


베어브릭은 본질적으로 산업 제품입니다.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제게는 기계적으로 정확하고 정밀하며 직선적인 느낌을 주었어요. 반면 제가 히즈메에서 만드는 작품은 매우 유기적입니다. 저는 제 작업을 단순히 ‘만드는 것’이라기보다, 마치 생명체나 식물을 키우듯 ‘자라나게 한다’는 감각으로 접근합니다. 이번 설치 작품에서는 그 대비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베어브릭의 산업적인 순수함과 제 디자인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만나 서로 긴장을 주고받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 미묘한 불협화음 속에서 오히려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켄 야시키 (ken yashiki)


MCM HAUS 3층 켄 야시키 전시 공간

MCM HAUS 3층 켄 야시키 전시 공간

‘패션, 아트, 헤리티지’가 교차하는 이번 협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세 가지 중 하나를 꼽자면, 저는 헤리티지(heritage)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역사가 이어지고 지속된다는 의미, 그리고 소재와 형태가 지닌 강인함,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두 브랜드가 지닌 고급스럽고 아이코닉하며 장인정신이 깃든 감각에서 많은 영향을 받으면서, 손으로 직접 만지고 다루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견고함과 내구성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었어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점을 둔 메시지나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감각은 무엇인가요?


제가 전달하고 싶은 것이 바로 그 '감각(Sensation)'입니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거나 가장 아끼는 가방을 들고 있을 때, 가장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옷을 만드는 사람은 누군가의 삶에 색을 더하기 위해 그것을 만들어내죠. 사회와 개인을 이어주는 이러한 연결고리 속에서,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번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작가님의 전통적 기법과 현대적 표현 방식을 혼합하는 작업 스타일이 이번 전시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나요?


‘키메코미(Kimekomi)’라는 일본의 전통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일본의 많은 공예와 민속 예술품들, 예를 들어 다루마 인형, 아카베코 소, 히나 인형 등은 사람들의 소망과 바람을 담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키메코미 또한 그중 하나죠. 키메코미 기법이 처음 탄생했을 당시에는 아직 대량 소비의 시대가 도래하기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팝아트 이후의 시대, 즉 대량 소비가 삶의 일부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살고 있죠. 오늘날의 패션 시장은 방대하고 다양한 의류로 가득 차 있어, 그야말로 포화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현대의 소재와 상황을 작품에 활용하고, 과거의 전통 기법을 연결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재입니다. 먼저, 작품의 기반이 되는 보디와 재료가 될 빈티지 의류를 사용해 탄탄한 기초를 다집니다. 제 딸을 모델로 삼아, 딸이 입던 옷을 한 조각의 천도 낭비 없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합니다. 완성 단계에 이르면, 남은 천 조각들이 마치 정어리의 뼈처럼 보일 정도예요. 물질적인 것이 거의 없던 시대이든, 지금처럼 풍요로운 시대이든, 저는 늘 그 시대의 정신을 담아 창작하려고 노력합니다. 어쩌면 변하지 않는 그 정신 자체가 바로 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협업에서 딸들의 옷을 활용한 시그너처 패턴 ‘PAUSE-Usa Usa’ 작업이 등장했는데, 그 작품을 베어브릭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느낀 변화나 다른 작업과 달랐던 점이 있다면?


이번 작품의 원작은 2016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 후 10년 동안 모아온 옷들을 사용해 이번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아기가 입던 옷부터 유치원, 그리고 초등학교 졸업 때 입었던 옷까지, 10년 동안의 시간과 기억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의 성장과 변화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평면 작업을 입체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시작과 끝을 구분하지 않게 설계했습니다. 관객이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알 수 없게끔 경계를 흐리게 의도한 것입니다.


‘감성의 정원’ 콘셉트와 공간은 본인의 예술 세계와 어떻게 맞닿아 있나요?


가장 감동을 받은 건 바로 ‘꽃’이라는 테마였습니다. 정말 다양한 색을 가진 꽃들이 있었거든요. 꽃은 씨앗에서 싹이 나고, 피어나고, 열매를 맺는 순환의 과정을 겪습니다. 저는 그 과정이 인간의 삶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꽃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존재하고, 그것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모습이 마치 축소된 지구와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이번 전시가 바로 서로 다른 이들이 각자 자신을 표현하며 살아가고, 그런 세상의 축소판이길 바랍니다.



인덴야 (INDENYA)


MCM HAUS 5층 인덴야 전시 공간

MCM HAUS 5층 인덴야 전시 공간

MCM, 베어브릭과의 협업을 통해 작업 세계에 어떤 새로운 영감을 얻었나요?


MCM의 로고 속 월계수 잎은 승리와 명예를 상징합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혁신을 이어간다는 의미가 담겨 있죠. 이 가치가 인덴야가 지향하는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세 브랜드의 철학이 하나로 모여,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는 ‘영원한 가치’를 보여주었다고 믿습니다. 장인들의 기술은 단순히 보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통해 계속 진화해야 하죠. 인덴야 또한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겼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점을 둔 메시지나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감각은 무엇인가요?


사슴가죽의 부드러움과 옻칠의 윤기, 인덴야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되었을 때, 인덴만의 독창성이 완성되죠. 옻칠과 사슴가죽을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함으로써 더욱 생동감 넘치는 결과물이 탄생했습니다. 전통적인 조합에 현대적인 활기를 불어넣는 시도였고, 소재 자체만으로도 신선함을 주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전통적인 일본 문양을 사용했는데, 각각의 문양에는 고유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잠자리는 발전과 성공을, 청해파는 영원한 평화를 상징하죠.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도 이 문양들의 가치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함께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사슴가죽과 옻칠이라는 전통 소재가 팝 아트적 오브제와 결합될 때, 어떤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나요?


인덴야와 MCM은 모두 깊은 헤리티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베어브릭은 인덴의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냈으며, 신선한 시도였습니다. 이번 작품은 새롭고 팝아트적인 감각이 하나로 융합된 결과물로, 전통과 혁신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앞으로 인덴야가 확장하고 싶은 새로운 방향이 있을까요?


‘세계의 인덴’을 꿈꿉니다. 인덴만의 독창적인 자산인 사슴가죽과 옻칠이라는 소재에 전 세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죠. 더 많은 해외 고객들이 일본의 전통을 알아가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인덴의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고, 가치를 전하는 방식 또한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메디콤 토이CEO 타츠히코 아카시 (Medicom Toy)


베어브릭(BE@RBRICK)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컬렉터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 세계 팬들에게 늘 새로운 놀라움을 선사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 팀과 생산팀, 그리고 많은 파트너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객들의 사랑과 지지가 있었기에 지금의 베어브릭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베어브릭은 아티스트, 패션, 음악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해왔습니다. 협업을 지향하는 분야나 아티스트, 브랜드가 있나요?


전통 문화와의 융합, 새로운 기술의 실험,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 등 베어브릭의 가능성은 끝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경계 없이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이번 전시를 찾는 한국 관객들에게 직접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사진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느낄 수 없는 디테일과 발견들이 많습니다. 직접 오셔서 전시를 보고, 느끼고, 경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베어브릭을 애정하며 항상 지지해 주는 이들에게 감사드리며, 여러분이 계시기에 베어브릭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전시 기간동안 리미티드로 만나볼 수 있는 베어브릭은?


MCM 로고가 각인된 정교한 목공 기술로 완성한 우드 에디션, MCM X BE@RBRICK Karimoku 400% MCM 로고가 각인된 정교한 목공 기술로 완성한 우드 에디션, MCM X BE@RBRICK Karimoku 400%
감각적인 비주얼이 돋보이는 켄 야시키의 베어브릭 작품, MCM X BE@RBRICK ken yashiki 100% & 400% 세트 감각적인 비주얼이 돋보이는 켄 야시키의 베어브릭 작품, MCM X BE@RBRICK ken yashiki 100% & 400% 세트
인덴야 장인 수작업으로 완성된 베어브릭, MCM X BE@RBRICK INDEN-YA 400% 인덴야 장인 수작업으로 완성된 베어브릭, MCM X BE@RBRICK INDEN-YA 400%

Credit

  • 사진/ M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