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크와 페어우드로 만든 작은 손부채는 Hermès, 과일 픽은 Mojoindustry, 포터블 조명은 Hay.
봄을 부르는 대표 음식 조합인 주꾸미와 봄나물은 어떤 형태로든 조리할 수 있다. 샤브샤브나 탕으로도 좋고, 볶음도 가능하다. 하지만 봄 그 자체를 제대로 느끼려면 역시 샐러드로 조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답. 입 안에서 연하게 씹히는 세발나물 등 갖가지 봄나물을 샐러드의 주요 채소로 구성하고 여기에 데친 후 그릴에 구운 주꾸미를 듬뿍 넣는다. 그리고 건고추와 피망으로 만든 매콤한 맛의 하리사(Harissa) 드레싱을 올려 맛을 선명하게 살려낸다. 건조기에 넣거나 오븐 잔열에 말린 깻잎은 바삭한 식감과 허브의 향을 더하는 한 끗이 된다. 든든한 저녁식사를 위해선 여기에 냉이튀김과 구운 알감자를 더해 탄수화물도 챙긴다.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인 후 연한 갈색이 될 때까지 뒀다가 삶은 감자를 넣고 커민가루(Cumin)에 고춧가루를 조금 섞어 굴리면 주꾸미만큼 만족도 높은 알감자가 완성된다.

작은 판형의 사진집은 윌리엄 뮬란의 〈Odd Apples〉, 화사하고 강렬한 그린 컬러의 안경은 Matttew by Collect.
저녁엔 차가운 음식이 영 마뜩잖은 이들은 위한 따뜻한 곡물 샐러드. 집에 있는 현미 곤약 즉석밥을 활용해도 좋고 보리나 귀리, 병아리콩과 같은 곡물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소금을 묻힌 볶은 땅콩이나 검은콩자반도 간간한 맛을 더하는 의외의 킥이다. 여기에 푹 삶은 콜리플라워를 잘게 뜯어 넣으면 잡곡밥의 느낌에서 벗어나 샐러드의 정체성을 잘 살릴 수 있다. 소금과 후추로 충분히 간을 하고 너무 으깨지지 않도록 숟가락으로 섞거나 손가락을 쫙 펼쳐 버무리는 것이 중요하다. 비네거를 조금 더한 미소 드레싱으로 감칠맛을 올려도 되고, 요거트 드레싱으로 가볍고 산뜻한 맛을 낼 수도 있다. 표면을 토치로 그을린 시트러스 조각으로 산도도 채운다. 마지막으로 모자란 단백질은 튀긴 두부로, 화사한 색감은 브로콜리로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