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술병은 어떻게 재활용 될까?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Lifestyle

수많은 술병은 어떻게 재활용 될까?

세계적으로 주류 소비량이 급감했던 것은 단 두 번. 2008년 금융 위기와 2019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위기 때라고 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도래했고 술 소비량이 제자리를 찾는 건 시간 문제. 궁금해졌다. 우리가 마시고 쌓아둔 수많은 술병은 어떻게 재활용되고 있을까.

BAZAAR BY BAZAAR 2021.12.29
소주병 & 맥주병
재활용이 잘 이루어지는 편. 유리로 된 소주병과 맥주병은 전체 생산 원가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러니 세척해서 사용하는 게 더 경제적이기 때문에 수거 비용을 들여서라도 반복해서 재사용을 하고 있는 것. 소주병은 주류 업체 간의 협약을 통해 병의 크기나 색깔을 통일해 업체 구분 없이 재사용하고 있는 반면 맥주의 경우 병의 크기나 색깔이 제각각이라 해당 업체가 수거해 재사용하고 있다. 소주병과 맥주병은 빈 용기 보증금 제도를 통해 수거율을 높인다. 400ml 미만일 경우 개당 100원, 400ml 이상 1천ml 미만인 경우 개당 130원씩 반환받는다. 맥주와 소주를 판매하는 모든 점포에서 반환이 가능하며 대형마트에 설치된 무인회수기도 이용할 수 있다. 용기를 반환할 때는 내부에 이물질이 없도록 깨끗하게 물로 헹궈준다. 주의할 점은 보증금 확인을 위해 라벨을 훼손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 라벨이 훼손되었다면 구매 영수증을 지참하도록 한다. 불행히도 수입산 맥주병은 재사용이 불가능해 전량 폐기 처분하고 있다. 갈색이나 초록색인 맥주 페트병의 경우도 재활용이 까다롭다. 투명한 플라스틱은 색을 입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색이 들어간 플라스틱은 활용이 제한적이기 때문. 뿐만 아니라 신선도 유지를 위해 여러 재질로 제작하는데 분리가 어려워 폐기율이 높다. 이 때문에 유색 페트병의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2020년 12월부터 시행됐지만 페트병 맥주는 품질 보존을 이유로 5년의 유예기간을 받았다. 맥주 캔의 경우엔 사정이 낫지만 수거율이 70%에 달하는 데 비해 재활용률은 30%로 많이 떨어진다. 오염된 캔이 많아서다. 캔 내부를 물로 세척한 후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캔을 찌그러뜨려서 빈 공간을 최대한 줄여 배출하면 재활용되는 비율을 높일 수 있다.
 
막걸리병
막걸리 역시 초록색과 흰색 등 유색 페트병에 담기기에 재활용이 어렵다. 막걸리는 유통과정에서 발효가 일어나기 때문에 햇빛을 차단하는 병이 필요한 데다 투명 페트병 사용 의무화는 음료와 생수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2022년부터는 주류도 투명 페트병 사용이 의무화된다. 이를 위해 막걸리 업계는 미리부터 투명 페트병 도입을 준비해왔다. 장수막걸리에서 햇빛 차단 물질을 도포한 투명 페트병 제품을 출시했으며 지평주조, 국순당 등 주요 막걸리 브랜드에서도 빠르게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투명 페트병은 재활용품 중에 가장 활용도가 높은 자원이다. 내부를 세척하고 라벨을 제거한 후 반드시 다른 플라스틱병과 따로 배출해야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다.
 
와인병 & 위스키병
가장 놀란 건 와인병과 위스키병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모두 땅에 매립된다는 것. 국내에서 유리병은 다시 다른 유리병을 만드는 ‘제병’으로만 활용된다. 이때 원하는 컬러를 얻기 위해서는 재료가 되는 유리병의 색이 중요하다. 때문에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투명, 녹색, 갈색 유리병은 제병에 활용되지만 그 외 다른 색은 사용이 어렵다. 와인병의 경우 애매한 녹색이라 재활용에서 배제된다. 파란색의 위스키병도 마찬가지. 하지만 둘 다 직사광선에 취약한 특성 때문에 짙은 색 병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해외의 경우 폐유리병을 건축이나 도로 자재로 사용하고 있다. 유리병을 파쇄해 인공모래와 비슷한 상태로 되돌려 콘크리트, 시멘트, 벽돌 등을 만든다. 국내에서 아직 이런 방법이 도입되지 않는 이유는 유리를 모래 수준으로 파쇄하려면 유리병을 만들 때보다 비용이 4배 이상 들기 때문. 재활용 업체들이 재활용률을 높이는 대신 모두 폐기하는 이유다. 다행히 해외 주류 기업들이 종이로 된 술병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 조니워커 위스키가 종이병에 담겨 한정판으로 출시되는가 하면 종이 와인병이 개발돼 여러 와인 브랜드에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Keyword

Credit

    에디터/ 이지영
    사진/ Levi Brown(Trunk Archive)
    웹디자이너/ 김유진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