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레인저, <지리산> 드라마와 얼마나 같을까?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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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레인저, <지리산> 드라마와 얼마나 같을까?

산을 지키는 일, 그게 우리의 일이다.

BAZAAR BY BAZAAR 2021.11.13
 

산과 사람을 지키는 레인저

 
지리산 공식 포스터

지리산 공식 포스터

“산을 지키는 일, 그게 우리의 일이다.” 드라마 속 서이강의 말은 실제 레인저의 가장 큰 역할처럼 들린다. 33년간 국립공원에서 레인저로 일한 신용석 씨에 따르면 레인저란 ‘자연을 누비면서 사람과 생물, 환경을 보호하고, 순찰·안내·구조·해설 등의 서비스를 하며, 험한 자연에서 발생하는 위험 상황을 용기와 리더십을 발휘해 극복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이다. 그뿐이랴. 훼손된 자연을 복구하고 야생동물 생태 조사, 반달가슴곰 복원, 자연해설과 지역사회 협력 등 오만 가지 일을 맡는 무적 어벤져스가 따로 없다. 드라마에서는 조난자 구조와 비법정탐방로(샛길) 출입 단속이 주로 나오는데, 레인저 활동 영역은 광활하다. 쓰레기 투기, 노상 방뇨, 음주 소란이나 불안감 조성 등을 단속하고 처벌하는 사법경찰의 위치에 있기도 하다. 밀렵 도구처럼 위험할 수 있는 물건을 발견해 수거하는 일도 레인저 업무 중 하나. 드라마에서 레인저가 숲에서 발견한 감자폭탄은 1970년대 밀렵꾼에 의한 사제폭탄 사건이 모티프가 되었다. 당시 감자폭탄을 이용한 반달곰 밀렵이 있었고, 실제 화개 주민 2명이 상처를 입기도 했다. 국립공원 레인저와 시민단체, 산 애호가들의 간곡한 건의로 군부대를 동원한 대대적인 밀렵 도구 수거가 있었다. 불과 20~30년 전에 일어난 사건이다.  
 
지리산국립공원은 북한산처럼 바위로 이루어진 암산이 아닌 완만한 흙산이기 때문에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로프를 들고 뛰어내리는 산악레인저는 없다. 극중 장면은 대둔산 국립공원의 암벽에서 촬영한 것이다. 암벽이 많은 북한산과 도봉산에 산악 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특수산악구조대가 있고, 그들은 로프와 등반 장비, 응급처치 세트 등이 묵직하게 들어있는 대형 배낭을 메고 암벽을 오르고 메달리며 사람을 살리고 산을 지킨다. 접근이 어려운 암벽 지대를 등반해 조난자를 구조하거나 낙석을 제거하는 등 고난이도의 산악 활동을 하는 특수 구조대인 것이다.  
 
10여 년 전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가 지리산 생태를 보존하기 위해 일부 중요한 지역을 사유지로 매입했다. 어쩌면 그 누구도 훼손하지 않도록 사들이고 그저 자연 그대로 두는 일이 산의 유기적 회복 능력을 돕고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후 일등급 멸종 위기종인 담비를 포함해 오소리, 멧돼지, 노루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자연이 스스로를 회복하기까지 우리는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되었던 것이다. 10여 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말이다. 지리산을 원형 그대로 지키려는 노력은 서이강과 강현조가 산에서 사람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만큼 중요하다. 자연과 사람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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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프리랜스 에디터/신진주
    도움말_국립공원공단 드라마제작지원단 이윤수
    신용석 <알고 찾는 지리산>(자연과 생태)
    사진_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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