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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더 피커'
코로나 19 이후 환경 문제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늘어가며 제로 웨이스트도 자연스럽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러한 '착한' 유행이 퍼지기 전부터 '더 피커'의 송경호 대표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더 많은 사람의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숍을 운영하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 숍 1세대로써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또 이 유행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질문했다.
더 피커는 소비문화 회복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환경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곳입니다. 이름에 담긴 뜻을 말씀드리면 이해하기 쉬우실 것 같네요. ‘pick’이라는 단어에는 다양한 뜻이 있는데요. 그 중 수확하다, 선택하다 라는 뜻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생산자와 유통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꼼꼼하게 ‘선택’하고, 소비자는 건강한 식재료나 제품들을 포장 없이 매장에서 ‘수확’ 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웃음)
더 피커는 제로 웨이스트 숍의 1세대라 할 수 있을 듯하네요. 처음 시작했을 때와 요즘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제로 웨이스트 숍을 준비하고 처음 시작했던 15, 16년도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요즘은 인상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사회 대다수가 폐기물과 환경의 심각성에 대해 체감하고 있고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이런 인식에 비해 생활과 소비의 실천으로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친환경 제품과 친환경 소비습관을 적용할 수 있는 시장의 인프라가 개인의 관심도와 의지만큼 빠르게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인 것 같고요.
그렇다면 제로 웨이스트가 반짝 유행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대안제품을 소비하는 것만으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갖기보다는, 아무리 친환경적인 제품이라 할지라도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책임감 있게 제품을 끝까지 사용해 소진할 수 있는지 등의
생활 사용 단계에서의 ‘기준'이 확립되어야 할 것 같아요. 또한 생산자들도 건강한 생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고,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생겨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침 하늘과 별이 떠 있는 저녁 하늘을 보기를 좋아했던 방승연 대표는 요즘 미세먼지 낀 하늘을 보며 다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기를 꿈꾼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푸르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을 만들기 위해 도움이 되고자 ‘디어에코’ 를 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 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을 그와 나눈 이야기.
‘우리 동네에도 이런 곳이 생겨서 너무 좋아요!’ 하는 말을 듣곤 하는데요. 그때가 가장 보람찬 순간이죠. 그만큼 사람들이 친환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깐요. 하지만, 고충도 있어요. 특히 처음 오픈했을 때, 생소한 공간이라 생각하셔서 가게에 발을 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는데요. 그때는 ‘우리 가게가 어렵게 느껴지는 걸까?’ 하는 고민도 했었어요. 하지만 용기 내서 들어와 주신 분들이 ‘친환경 제품이라고 꼭 비싼 것은 아니네?’, ‘플라스틱을 대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이렇게 다양하구나!’ 하는 반응들을 보이면 기분이 좋아지곤 하죠. (웃음)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환경문제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쓰레기 대란이요.
코로나 이후 플라스틱 배출이 60% 이상 증가했다고 하더라고요. 동네 쓰레기 배출일 저녁에 길을 걷다 보면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쓰레기가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아무리 재활용 될 수 있는 소재들로 바뀐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분리배출, 재활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쓰레기를 최소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불필요한 일회용품, 배달음식 용기 등 생활 속 줄일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줄여나갔으면 해요.
‘제로 웨이스트’라는 말처럼, 쓰레기가 없는 세상도 가능할까요?
솔직히, 쓰레기가 100% 없는 세상은 불가능하겠죠? (웃음) ‘제로 웨이스트’가 어렵게 생각된다면 ‘레스 웨이스트’ 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것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아니면 분리수거만이라도 제대로 하는 거죠!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쓰레기로 여겨지는 것들도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을 거예요! 특히, 종이와 우유 팩(종이팩)을 같은 재질로 생각해 혼합 배출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반 종이류와 종이팩은 꼭 따로 버리셔야 해요. 종이팩은 화장지로 재탄생할 수 있는 고급 자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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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친환경 살림살이가 가득한 '세컨드페이지'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을 기부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중고 물품을 구입하는 것도 자원순환을 위한 친환경 실천방법!' 이라는 말은 아름다운 가게가 추구하는 친환경의 가치와 일맥상통하다. 송파구 가락시장 인근에 위치한 아름다운 가게 내에는 또 다른 친환경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숍인숍으로 '세컨드 페이지'가 자리하고 있다. 송파구에 유일한 제로 웨이스트 숍인 이곳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아름다운 가게 내에 위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궁금점들을 공유선 대표에게 질문했다.
아름다운 가게 내 제로 웨이스트 숍이라니, 새롭게 느껴지네요.
보통 ‘아름다운 가게’ 하면 사람들은 기부, 나눔과 같은 단어들을 떠올릴 거예요. 사실 그것도 맞지만, ‘자원 순환’이라는 가치가 우선되는 곳이죠.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자원 순환에 대한 인식을 알리고자 새로운 시도를 계획했고, 송파지역에서 활동하는 사회적 경제 기업과 함께 활동하기를 희망해 제안이 들어온 거죠. 원래 저희는 ‘퍼스트페이지’라는 마을 공동체 공간을 운영하며 다양한 실험들을 해왔어요. 마을 카페와 서점을 운영하기도 하고, 수공예 강좌를 열기도 했죠. 예쁘다고 만들었던 것이 쓰레기가 되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전반적인 생활을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대안 생활에 대한 고민하던 찰나 좋은 제안이 들어와서 이 숍을 열게 되었어요.
아름다운 가게 측에서는 ‘제로 웨이스트’가 젊은 사람들의 관심사 중 하나이기도 하고, 송파지역에서 처음으로 생겨난 친환경 숍이기에 지역 사람들의 많은 유입을 기대했지만 그렇지는 못했어요. (웃음) 그래도 최근, 멤버십 제도를 시행하고 SNS를 통해 숍의 존재를 알게 되는 분들이 많아지며 방문객도 늘어나고 있어요. '세컨드페이지'가 문턱 높은 곳으로 느껴지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이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만의 아지트가 아닌, 여러 사람이 방문하고 작게나마 변화해 가는 의미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거죠. 많은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면 환경 문제의 본질 파악은 물론, 환경 문제 유발자들의 변화까지 끌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
친환경 생활의 확산을 위한 대표님만의 아이디어가 있을까요?
명절 때마다 여러 곳에서 선물들이 들어오곤 하는데, 대부분은 세제나 통조림 햄 세트 같은 것이 대부분이잖아요. 명절 선물세트는 과한 포장으로 버려지는 쓰레기도 많고요. 은행이나 기업에서 대량으로 선물을 구입해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선물을 친환경 생필품으로 대체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어차피 마케팅 비용으로 예산이 책정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돈을 쓸 거라면 좀 더 가치 있는 것에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웃음) 친환경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기회도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