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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입이 시급! 환경 아이디어 7

세계 곳곳에서 행해지는 작은 행동이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곧 생활 속에 안착했으면 하는 탐나는 아이디어들.

BYBAZAAR2021.08.04
 
 


존엄한 쓰레기통
덴마크는 물건을 구입한 후 포장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도시다. 그럼에도 거리를 걷다 음료를 사 마신 후 빈 병을 상점으로 가져가 보증금을 돌려 받는 일은 생각보다 번잡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빈 병을 쓰레기통에 버릴 것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빈 병 수거가 삶에 중요한 수입원이 된다. 빈 병을 주우려면 쓰레기통을 뒤져야 하는데 홀더가 달린 쓰레기통은 그런 수고를 덜어줄 뿐 아니라 불필요한 수치심을 줄여주기도 한다. 사회혁신 기업가 마이클 로드버그 올슨 (Michael Lodberg Olsen)이 이끈 이 프로젝트의 이름에는 그래서 ‘존엄한(dignified)’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이 쓰레기통의 설치로 도시는 훨씬 깨끗해졌고 재활용률도 올라갔다.
 
남은 음식 여기 있어요
냉장고 안에서 썩어가는 식재료와 음식물을 보면 알차게 요리를 하고 집밥을 먹겠다는 다짐의 무너진 잔해 같아 마음 아프다. 구입하느라 쓴 돈이 떠올라 씁쓸한 데다 환경오염에 힘을 실었구나 찝찝하기도 하다. 영국에는 이웃과 음식점을 연결하여 남은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도록 돕는 무료 앱 ‘올리오(Olio)’가 있다. 음식 사진을 찍고 픽업 장소를 지정하면 다른 사용자가 받아가는 방식으로 음식을 공유한다. 1인 가구나 저소득층의 식사 문제 해결은 물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대안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간단하지만 유용한 이 앱은 스탠퍼드 MBA 졸업생인 테사 클라크(Tessa Clarke)와 사샤 실레스티얼 원 (Saasha Celestial-One), 두 젊은이가 만들었다. 테사 클라크는 스위스에서 영국으로 이사 가는 날, 남은 신선한 식재료를 이웃에게 나눠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사소한 경험을 바탕 삼았다. 당근마켓에 스팸과 식용유가 올라와 빠르게 거래 완료 되는 걸 보며 음식을 주고받는 상상을 한 적이 있는데, 이미 지구 한편에서는 활발한 식재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공유된 음식 21,267,532개, 회원 수 3,965,363명, 절약된 물 3,177,992,110리터. 놀랍고 부러운 숫자다.
 
 숟가락의 맛
혹시 알았는가? 인도는 세계에서 일회용 숟가락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다. 매년 폐기되는 일회용 숟가락이 1천2백억 개에 달한다. 전 과학자이며 현 농업 전문가인 나라야나 피사파티(Narayana Peesapati)는 이 고질적인 문제를 자신의 전공을 살려 해결하고자 했다. 그는 수수와 쌀, 밀가루 같은 천연 성분으로 먹을 수 있는 식기도구 ‘베이키스 (Bakey’s)’를 만들었다. 뜨거운 물이나 음식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30분 정도로 짧지만, 먹지 않아도 5일이면 자연에서 생분해된다. 한 사람이 일회용 식기 한 쌍을 매주 버린다고 가정하면 연간 1백4개의 식기가 폐기되고 수도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한다면 매년 약 5억 개의 식기가 폐기되는 계산이 나온다. 팬데믹 이후 늘어난 배달 횟수를 떠올리면 먹는 식기 한 자루가 소중하다. 플라스틱 식기는 보통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스티렌으로 만들며 생산하는 데 수많은 양의 물을 사용한다. 수수 1킬로그램으로 먹는 식기를 만들 때는 9리터 미만의 물을 사용한다니 자원 절약에도 일조한다. 고구마, 보리, 참깨 맛 등 맛도 여러 가지라니 음식과 함께 식기의 맛도 고르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싶다.
 
헌 휴대폰의 가치
휴대폰이 액세서리처럼 소비되는 만큼 수명을 다하지 않은 채로 버려지는 휴대폰의 수도 늘었다. 미국에는 폐기된 휴대폰을 돈으로 교환해주는 자판기가 있다. ‘EcoATM’은 대규모 슈퍼마켓인 크로거(Kroger), 월마트(Walmart), 웨스트필드(Westfield)에 설치되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홈플러스나 이마트에 가서 안 쓰는 휴대폰을 돈으로 손쉽게 바꿀 수 있는 것. 초기화 및 완충된 상태로 기계 안에 넣으면 브랜드, 기종, 용량, 상태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고 은행 계좌, 페이팔 또는 쿠폰으로 비용이 송금된다. 거래 시간은 약 5~10분. 이런 편리함 덕분인지 짧은 기간 동안에만 2천1백만 대 이상의 휴대폰이 수거되었다. 워싱턴 주립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 연구에 따르면 2천1백만 대의 휴대폰을 쓰레기 매립지에 버리지 않는 것은 도로 위 3천1백92대의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가스를 제거하는 것과 같다고. 매립지에 버려진 전자 기기에서 나오는 납과 비소, 수은 등은 결국 땅을 병들게 하고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도 잊으면 안 된다.
 
슈퍼마켓이 대신 해주는 정원 가꾸기
텃밭 가꾸기는 많은 가구의 위시 리스트 상위에 존재한다. 네덜란드 체인 슈퍼마켓 알버트 하인은 고객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하고 유통기한이 지나 버려지는 농산물을 줄이기 위해 매장 안에 허브 가든을 운영한다. 제품 섹션 내에 있는 8평방미터의 공간에는 허브가 나열된 선반이 있고 고객은 열세 가지 종류의 허브 중에서 원하는 것을 필요한 만큼 직접 수확한다. 세면대가 설치되어 있어 수확한 후 손을 씻을 수도 있다. 네덜란드식 유리창 원예에서 영감을 받아 천연 목재 선반과 칠판 간판으로 꾸며진 부스는 직접 정원을 가꾸지 못하는 이들에게 큰 대리 만족을 준다.
 
바다 쓰레기와 싸우다
파괴된 환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가장 쉬운 장소는 아마도 바다가 아닐까 싶다. 집 근처 하천에 피어오른 오폐수로 인한 거품, 휴가로 간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쓰레기 더미를 봤을 때의 당혹감 등등. 호주의 서퍼 두 명은 바다와 가까운 삶을 살며 심각해진 해양오염을 해결할 방안을 찾았다. 그러다 발명에까지 이르게 된다. ‘시빈(Seabin)’은 말 그대로 플라스틱, 세제, 오일을 걸러내어 깨끗한 물이 다시 흘러나오게 할 수 있는 쓰레기통. 쓰레기통 안에는 떠다니는 오염물질을 모두 가두는 ‘캐치 백’이 있고, 잠수식 양수기가 물을 통으로 빨아들이고 청소가 끝나면 다시 물을 분배해 내보낸다. 한 달에 한 번 비우는 걸로 전 세계 항구와 항구의 수질오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호주의 정박지와 항구, 요트 클럽 등 잔잔한 물이 있는 장소 8백60여 곳에 설치되어 지금까지 2,021,901kg의 쓰레기가 수거되었다. 1mm 미세 플라스틱 조각도 수거되며 일 년에 비닐봉투 9만 장, 일회용 컵 35,700개, 플라스틱 병 16,500개, 플라스틱 식기 166,500개를 수거할 수 있다. 해양 오염물 수거는 ‘시빈’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자원봉사자들이 수거한 쓰레기의 무게와 종류를 기록해 실시간으로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이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어떠한 쓰레기들이 해양에 버려지는지 보여줘 경각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 “땅에는 쓰레기통이 있는데 왜 물속에는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시빈’ 프로젝트는 든든하게 환경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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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의령
  • 사진/ 각 브랜드
  • 어시스턴트/ 백세리
  • 웹디자이너/ 한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