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강하고 맛도 기존 고급 커피 원두와 견줄 수 있는 신종 커피나무가 발견됐다.
(사진 Ji-Elle - 위키미디어 커먼스) / 뉴스펭귄
전 세계인이 즐겨 마시는 커피는 커피나무의 열매 씨앗을 볶은 다음, 구운 커피콩을 갈아 물과 같은 액체로 추출한 음료다. 그러나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지구 기온이 오르면서 2050년에는 기존 커피를 재배하던 곳 중 50% 정도가 재배 불가능 지역에 포함돼 미래에는 커피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프랑스 국제개발연구센터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 '스테노필라'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신종 커피 원두를 대상으로 한 맛 테스트와 연구 결과, 고급 커피 원두만큼 맛이 뛰어나며 기존 재배용 커피나무와는 달리 높은 기온에 강하다고 밝혔다. 스테노필라는 자생 식물종인 시에라리온고분지커피나무(학명 Coffea stenophylla)에서 채취하는 커피원두다. 이 커피나무는 1954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2018년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숲 속에서 식물학자들에 의해 재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스테노필라 원두의 맛에 일단 주목한다. 전 세계 커피시장에서 유통되는 커피는 아라비카(학명 Coffea arabica)와 로부스타(학명 Coffea canephora) 2종을 재배하고 가공한 결과물이다. 전 세계 커피 시장 점유율 56%를 차지하는 아라비카는 주로 원두커피로 활용되며, 43%를 차지하는 로부스타는 주로 인스턴트커피에 활용된다.
껍데기와 과육을 벗겨내기 전 스테노필라 커피 원두 (사진 CRB Coffea, IRD-CIRAD) / 뉴스펭귄
재발견된 스테노필라 커피 원두는 국제적인 전문가 테스트에서 커피 등급 중 최고인 스페셜티 등급을 받으면서 맛도 검증됐다. 지난해 8월 핸드로스티드커피 연합(Union Hand-Roasted Coffee) 주관으로 런던에서 실시한 맛 평가회에서 전문가들은 스페셜티커피협회 책정 기준에 따라 스테노필라로 만든 커피에 100점 만점 중 80.25점을 부여했다. 이는 스페셜티 커피의 조건인 80점을 충족하는 점수다. 스페셜티 등급을 받은 커피는 현재 전부 아라비카 커피다.
껍데기와 과육을 벗긴 스테노필라 커피 원두 (사진 - C. Cornu, CIRAD) / 뉴스펭귄
특히 지난해 12월 맛 심층 분석을 위해 국제개발연구센터 주관으로 커피 기업 네스프레소, JDE, 벨코 소속 전문가가 참여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참여자 중 81%가 스테노필라와 아라비카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스테노필라 커피 원두가 소비자 입맛에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로스팅 과정을 거치는스테노필라 커피 원두 (사진 C. Cornu, CIRAD) / 뉴스펭귄
영국 왕립식물원(Royal Botanic Garden), 프랑스 국제개발연구센터(CIRAD), 독일 비영리 구호기관 세계기아원조(welt hunger hilfe) 소속 시에라리온 학자 등 연구진은 스테노필라의 가능성을 실험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식물학 학술지 네이처 플랜츠(Nature Plants)에 지난 19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시에라리온고분지커피나무 (사진 Biodiversity Heritage Library, Curtis's botanical magazine) / 뉴스펭귄
연구진은 더운 기후 아래 시에라리온고분지커피나무 생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아라비카에 비해 섭씨 6.2도~6.8도 높은 기온에서도 잘 자랄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은 현실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묘목을 심어 관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