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티스트의 옷 스타일을 담은 챨리 포터의 책







조지아 오키프의 ‘맞춤복 수트’ 커버로 시작하는 그의 책을 펼치면 보우 타이에 턱시도로 한껏 멋을 내고 모델에게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 컬러를 입혀 캔버스 위에 퍼포먼스를 펼치게 한 이브 클라인과 영국 듀오 아티스트 길버트 앤 조지의 ‘맞춤복’이 등장한다. 챨리는 아티스트들의 옷을 통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앤디 워홀은 늘 데님을 입었고 영국 조각가 바바라 헤프워스는 데님 작업복을 입었으며 조지아 오키프는 리바이스 진을 즐겨 입었다. 사실 처음엔 블랙 데님을 입었지만 나중에 블루 데님만 입게 된 워홀의 데님룩 여러개가 책에 등장한다. “워홀은 자신의 작품 뒤로 숨고 작품에 대해 잘 얘기하지 않았아요.” 챨리는 턱시도 안에 데님을 숨겨 입고 백악관 만찬에 참석한 워홀의 이야기를 책에서 이어간다. 데님은 아티스트에게 작업복이자 패션 아이템이었다. 누빔 자켓을 입은 미국 화가 아그네스 마틴의 사진을 테이트 모던 전시 도록으로 접한 챨리는 “크레그 그린이 바로 떠올랐어요. 1960년대 과거 속 그녀의 사진이 시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부활하는 순간이었죠.” 챨리는 아티스트들이 입는 옷을 깊게 파기 시작했다.


“야요이 쿠사마는 옷에 구멍을 뚫어 신체 일부가 비치도록 하고 사랑과 평화를 퍼포먼스로 표현했는데 그녀는 패션 브랜드를 런칭해 블루밍 데일즈에 팔기도 했어요.” 물방울 무늬와 거울 작업으로 강박증을 표현한 그녀는 훗날 루이비통과 콜라보하지만 그녀는 몇 년 못 가 브랜드를 접는다. “바스키아의 패션은 정말 쿨했어요. 꼼 데 가르송을 즐겨 입던 그는 가와쿠보의 쇼 모델로 서죠.” 챨리는 바스키아의 절친이자 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인 카렌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듣고 책에 담았다. “바스키아는 꼼 데 가르송의 옷 안에서 급진주의를 발견했고 그 생각을 작품 안에 담아요.” 사실 바스키아의 작업은 박물관이 아닌 개인 소장 경매로 나오는게 대부분이라 대중들은 쉽게 접할 수 없다. 챨리는 “아티스트들의 옷을 연구하며 인터넷에 접하는 정보 이상으로 많은 이야기들과 삶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라고 덧붙였다.


언더커버의 타카하시 쥰은 사진으로 페르소나를 연출하는 신디 셔먼과 협업한 바 있다. 신디와 이메일로 대화를 이어간 챨리는 “신디는 타카하시와 반문화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그녀에게 옷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예요. 그녀는 패션을 사랑하고 즐기고 자주 사 입으며 그런 일상복을 이용하되 ‘광대’ 분장으로 작품을 표현한다는게 무척 흥미로웠다.”고.
챨리의 책에는 80명이 넘는 아티스트들의 ‘옷’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