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FTER

“혹시 골프 치세요?” 몇 년 전만 해도 들어본 적 없는 질문이지만 최근엔 부쩍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중장년층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골프는 이제 MZ세대의 ‘최애’ 스포츠로 떠오르고 있다. 길고 긴 코로나 시국이 이어지면서 실내 운동을 즐기는 게 어려워진 탓. 등산이나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인왕산, #관악산 등 서울에 위치한 인기 등산 코스의 해시태그를 단 인증샷이 SNS에 넘쳐난다. 사람이 밀집한 공간을 피해 자연 속에서 몸을 움직이다 보면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바닥에 있던 긍정의 기운이 올라온다고들 하더라. 이런 흐름을 타고 주말에 북한산에 다녀왔다. 기운차게 산을 타기 시작했지만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마스크를 쓰고 더운 숨을 뿜으며 가파른 산을 오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물론 마스크를 쓰지 않았어도 찾아왔을 위기인 건 분명하다.) 마스크 안은 금세 찜통처럼 더워졌고 땀을 흘려 축축했다. 네 시간의 등반을 끝내고 내려왔을 때의 몰골이란. 땀과 피지로 번들번들하고 예민해진 피부, 그 위를 덮고 있는 얼룩진 메이크업까지 완벽하게 뷰티 불모지의 형상이었다. 그날 밤 종일 스트레스 받아 민감해진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며 궁금해졌다. 태양 아래 땀을 쏟는 모두의 피부는 안녕한지. 보람차게 즐긴 야외 활동이 피부 노화의 징후로 남지 않으려면 지친 피부의 흔적을 말끔하게 지우는 애프터 케어가 필요한 건 분명해 보인다.

CARE 1 쿨링 케어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이상적인 피부 온도는 체온보다 5℃ 낮은 31~32℃. 더운 환경에 있거나 운동을 하면 혈류량이 증가해 급격히 피부에 열 전달이 늘어나게 된다. 열 스트레스가 커지면 땀을 배출해 온도를 식히는 방식으로 피부 온도가 유지되는데, 높은 기온에서 야외 활동을 오래하면 이러한 자체 온도 조절 기능이 따라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피부 온도가 올라간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져 피부가 차츰 붉어지는 안면홍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 장벽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기에 각종 염증과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때문에 야외에서 운동 후엔 빠르게 피부 온도를 낮추는 쿨링 케어가 필수다.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오이, 알로에, 감자, 녹차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팩이 효과적이다. 만약 피부가 많이 예민해진 상태라면 천연 팩도 자극적일 수 있으므로 식염수 팩을 해볼 것. 준비물은 차갑게 보관한 멸균생리식염수와 깨끗한 거즈. 거즈에 식염수를 흐르지 않을 만큼 적셔 10~15분 정도 피부에 올려주면 부담을 주지 않고 온도를 낮춰 피부 장벽을 회복해준다. 이 방법은 피부 타입에 상관없이 활용 가능하고 화장품에 민감한 사람도 트러블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 실제 피부과에서 화상 처리를 할 때 드레싱하는 법이기도 하다. 뷰티 디바이스나 냉동실에 얼려서 사용하는 반영구 쿨링 마사지기는 오랜 시간 피부에 닿았을 때 동상으로 인한 색소 침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게 좋다. 쿨링 제품을 선택할 때는 에탄올, 변성 알코올이나 부탄, 프로판 등의 액화 가스처럼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은 피하자. 페퍼민트, 멘톨 성분 역시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민감한 피부에는 자극적일 수 있다.
CARE 2 유·수분 리밸런싱
운동을 하면 수분이 몸 밖으로 700~800cc가량 빠져나간다. 땀이 마르면서 원래 있던 피부 속 정상 수분까지 빼앗아 함께 증발하면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다. 자외선 자극과 마스크 속 습도에 의해 피지 분비가 늘어나면 피부는 유분은 급격히 늘고 수분은 줄어든 상태가 된다. 운동 후에 가장 먼저 온도를 낮추는 응급 케어를 했다면 다음은 진정과 보습에 좋은 성분을 듬뿍 발라 유·수분 밸런스를 정상으로 되돌릴 것. 판테놀, 세라마이드, 히알루론산은 피부 장벽을 강화시켜주는 대표적인 보습 성분이다. 알로에베라, 아줄렌, 나이아신아마이드, 알란토인, 펩타이드, EGF, 병풀 추출물, 마데카소사이드 등은 피부 염증을 줄여주고 진정시키는 성분. 더운 환경에서 운동을 하면 피지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유분이 많은 꾸덕한 제형의 제품은 피하는 걸 권한다. 스쿠알란, 디메치콘, 시어버터, 코코넛 오일 등 피부를 밀폐하는 성분 역시 마찬가지. 모공을 막지 않는 가볍고 산뜻한 제형의 보습제면 충분하다.
CARE 3 트러블 스팟 케어
운동을 하고 나면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땀으로 노폐물이 빠져나가 피부가 건강해진다. 하지만 피부 온도가 올라가고 모공이 열리면 흡수율 역시 높아지게 된다. 땀을 흘린 채로 오래 방치하면 피부에 남아 있는 화장품 잔여물과 미세먼지, 노폐물까지 모공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 결과적으로 모공이 노폐물에 의해 막히고 피지 배출이 되지 않아 트러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마스크 안쪽 공기는 환기가 되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습해지기에 세균이 자라기 쉽다. 트러블 피부라면 더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여드름 스팟 제품은 각질을 녹이는 살리실산 성분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락틱애시드(AHA)와 티트리, 병풀, 감초 추출물 등 역시 트러블 케어에 좋은 성분. 사람에 따라 피부 민감도가 다르기에 여드름 스팟 제품은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 사용 주기를 길게 잡고 사용하는 게 좋다. 피부가 적응했다면 사용량을 늘리고 주기를 짧게 잡는다. 스팟 전용 제품은 자극이 생길 수 있으니 보습과 진정 제품을 같이 사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