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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간다면? 꼭 들러야할 곳 추천 #진주의바깥생활

전시도 보고, 동네 구경도 하고.

BYBAZAAR2021.04.16
#진주의바깥생활
#ep.15 광주비엔날레 보고 양림동 걷고
 
코로나로 두 차례 연기된 광주비엔날레가 4월 1일에 개막했다. 비엔날레 주제 전시관으로 처음 포함된 양림산 호랑가시나무언덕에 머물며 전시를 구경하고 동네를 어슬렁거렸다.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아트폴리곤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 입구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 입구

광주에서는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광주비엔날레 주제관으로 처음 포함된 아트폴리곤 옆에 자리한 이곳은 원요한 목사 사택을 개조한1950년대 건축물로 1970년대 말 고 아놀드 A.피터슨(Arnold Peterson) 목사가 6년간 머물렀다.그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헬기에서 시민을 향해 총을 쏘는 모습을 목격하고 증언한 중요한 인물이고,당시 군인들의 공격으로부터 피신한 광주 시민을 사택에 숨겨주기도 했다. 그의 헌신이 있던 적벽돌 건물은 고요하게 아름답기만 하다.현관문으로 향한 나선형의 계단 양옆으로 수선화와 튤립 등 봄꽃들이 사탕처럼 박혀 있다. 한쪽에서는 한 여성이 조용히 고양이 밥을 챙기고, 발걸음이 신이 난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이 종종 이곳을 가로지른다.평화롭다.
 
공용 거실의 풍경2층 거실의 쉼터2층에 마련된 차 도구들
단정한 객실은 깨끗하고 꼭 필요한 것들을 갖췄다. 작은 벽난로가 있는 공용 거실과 2층 야외 테라스는 언제라도 만족할 만 한 휴식을 준다.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은 두 벽면 전체를 전면 유리창으로 꾸민 부엌이다. 초록 언덕을 올려다보는 구조로,부엌에 앉아 있으면 숲이 집을 폭 감싸고 있는 것같다. 부지런한 새들의 노래에 귀 기울이며 모닝커피를 내리던 순간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광주비엔날레 주제관으로 새롭게 추가된 양림동 아트폴리곤 코라크리트 아루나논드차이의 영상을 상영중이다
이곳에 머물면 아트폴리곤에서 열리는 비엔날레 전시를 수시로 봐야 한다. 특히 70년간 일기를 쓴 제주 시민 ‘양신하’의 기록을 특정 냄새로 구현해 화산석에 새긴 시셀 톨라스(Sissel Tolaas)의 작품과 방콕 출신의 미디어 아티스트 코라크리트 아루나논드차이(Korakrit Arunanondchai)가‘제주 4·3대학살’을 영적으로 애도하는 영상 〈죽음을 위한 노래〉는 양림동 역사와 연결되어 깊은 울림을 남긴다.
주소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230-1 
숙박 요금 40,000~100,000원
예약 horanggasy.kr 
 

양림동 한 바퀴

우일선 선교사 사택2

우일선 선교사 사택2

양림동은 두 발로 걸어야 보인다. 1백 년 전 양림산에 지어진 선교사 사택들과 근현대 건축물,축구장 반 만 한 마당이 있는 구옥과 한옥,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카페들이 삼거리,오거리 안쪽에 나란히 공존한다. 그 안에 남도의 화려한 상류층 기와집인 ‘이장우 가옥’과 ‘최승효 가옥’이 있다. 연기를 밖으로 빼내는 역할을 했을 굴뚝과 미닫이 유리 겹문, 땅에 묻은 장독대 울타리 등 조선 말기에서 개화기를 거치며 변화한 한옥의 모습이 혼재한다(현재 코로나로 임시 휴무중). 발걸음은 선교사 사택지에서 우일선(윌슨) 선교사 사택으로 향한다. 1920년대에 지은 합각지붕의 2층 회색 건물이 근사하다. 너른 정원을 수호하는 수백 년 된 호랑가시나무와 흑호도나무가 어찌나 호기로운지, 대충 어딘가에 앉아도 충만한 풍경이다.
 
선교사 사택 단지 뒤로 이어지는 둘레길

선교사 사택 단지 뒤로 이어지는 둘레길

우일선 선교사 사택 뒤로 나지막한 양림산 둘레길이 이어진다. 대나무와 수풀이 우거진 오솔길은 그대로 순례길이 되어 선교사 묘역으로 이끈다. 이곳에 종교 활동뿐 아니라 의료 봉사와 교육에 헌신하고 광주 시민의 편에 섰던 선교사 23인이 잠들어 있다. 
23인의 선교사가 묻힌 묘역

23인의 선교사가 묻힌 묘역

양림산 언덕에서 내려와 시립도서관과 양림미술관, 광주사직공원 등을 느긋하게 걸어보자. 작은 마을이지만 오래 보아야 할 공간이 많아 하루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광주비엔날레 기간 동안 양림동 미술관 거리에서 제1회 양림골목비엔날레도 열리는 중이다.마을 전체가 예술 축제다. 이곳에서 2.2km만 가면 옛 전남도청과 5.18민주 광장이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광주의 저항 정신과 동시대 이슈를 쟁점으로 이야기하는‘광주비엔날레커미션’ 전시도 놓치지 말자.
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 광주광역시 남구 천변좌로446번길 7


양림동의 예술적 카페

바깥에서 바라 본 이이남스튜디오

바깥에서 바라 본 이이남스튜디오

구옥들이 밀집한 양림산 기슭에서 감각적인 공간 디자인으로 시선을 끄는 건축물이 있다. 전라남도 담양 태생으로 한국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라 불리는 이이남 작가의 창작 스튜디오이자 전시실, 그리고 카페로 박태홍 건축가가 설계했다. 
전통회화를 디지털 영상으로 재해석한 대표적인 작품들이이남 작가의 미디어 아트를 공간 곳곳에서 만난다유리 통창으로 야외에서도 이이남 작가의 영상을 볼 수 있다옥상에 설치한 작품, 피에타
유리 통창을 통해 바깥으로 쏟아질 듯 회오리치는 대형 영상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끊임없이 불러들인다. 이이남스튜디오(@leeleenam_studio)의 옥상, 테라스를 포함한 공간 전체에 이이남 작가의 영상과 설치 작품이 흩어져 있다. 
나선형 구조의 계단이 꼭대기층까지 이어진다

나선형 구조의 계단이 꼭대기층까지 이어진다

유리 천장으로 이어지는 나선형의 계단 초입에는 그의 대표적 작품인 〈다시 태어나는 빛_피에타〉의‘성모마리아’가 중심을 잡는다. 그중 ‘예수상’은 옥상으로 이어지는 유리천장에 매달려 있는 형태다. 사방의 유리와 거울로 반영된 중첩 이미지가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전통회화를 움직이는 디지털 영상으로 표현한 그의 대표 작업을 마주하며 커피타임을 즐겨 보자.옥상에 서면 양림동 일대가 한 눈에 펼쳐진다.
 
모던하게 꾸민 실내와의 간극이 흥미롭다

모던하게 꾸민 실내와의 간극이 흥미롭다

양림동에 동굴카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카페 까브(@yangnim_cave). 세련된 내부 한쪽에 잿빛 광물이 드러난 동굴 입구가 있다. 돌출된 바위 모서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진짜 건물이다. 내부 일부가 폭탄이라도 맞은 듯한 암흑의 공간은 20m가량 이어진다. 
20m가량 이어진 동굴

20m가량 이어진 동굴

동굴 끝에 사진 촬영용 벤치를 두었다

동굴 끝에 사진 촬영용 벤치를 두었다

알고 보니 자연동굴이 아닌 일제 식민지 잔재물인 지하 동굴. 일본인을 미국의 공습으로 대피시키기 위해 1940년대부터 건설한 방공호로 양림동에 4곳이 남아있다. 사람들은 양림산 지반이 무척 단단해 안전하다고 믿었고, 네 곳에 입구를 두고 가운데에 광장을 만들려고 했으나 완공하지 못하고 이렇게 일부만 남았다. 까브 맞은편에 있는 또 하나의 동굴, ‘뒹굴동굴’은 예약제로 체험할 수 있다.
주소 광주광역시 남구 서서평길 2 

신진주

신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