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시즌이란 없다. 루이 비통이 그리는 지속가능한 미래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Lifestyle

낡은 시즌이란 없다. 루이 비통이 그리는 지속가능한 미래

다수의 패션 하우스가 한 목소리로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지금, 루이 비통이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BAZAAR BY BAZAAR 2021.01.11
비비안 사센이 촬영한 루이 비통의 브랜드 캠페인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꿈을 향하다〉 중 한 컷. 아이슬란드를 배경으로 한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비비안 사센이 촬영한 루이 비통의 브랜드 캠페인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꿈을 향하다〉 중 한 컷. 아이슬란드를 배경으로 한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행 예술의 정수가 담긴 캠페인 컷. 알제 트렁크를 에펠탑처럼 쌓아 올려 연출했다.

여행 예술의 정수가 담긴 캠페인 컷. 알제 트렁크를 에펠탑처럼 쌓아 올려 연출했다.

최근 공개된 루이 비통의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을 마주한 순간 ‘유토피아’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유토피아보다 디스토피아라는 단어가 더 많이 통용되는 요즘, 잊고 있던 여행의 아름다움과 즐거운 경험을 다시 일깨우는 듯했으니 말이다. 캠페인을 촬영한 포토그래퍼 겸 아티스트 비비안 사센은 빛과 어둠, 불과 얼음이 공존하는 섬 아이슬란드 곳곳에서 트렁크를 마치 장난감처럼 갖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포착했다. 그 결과 꿈속을 누비는 듯한 비현실적인 순간들을 담아낼 수 있었던 것. 이는 루이 비통이 오래도록 추구해온 ‘여행 예술(Art of Travel)’의 궁극적인 이상향이자 물리적인 이동을 넘어 스스로를 발견하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여행 예술을 지속하기 위한 루이 비통의 바람은 자연스레 미래의 지구로 향하는 여정에 눈을 뜨게 만들었다. 업사이클링을 통한 친환경 컬렉션 제작은 물론,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제품 공정,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 건축,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활동 등, 다방면에서 루이 비통의 지속가능성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곳곳에서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인류의 긍정 발자국’을 주제로 한 2020 S/S 남성 컬렉션 캠페인.

‘인류의 긍정 발자국’을 주제로 한 2020 S/S 남성 컬렉션 캠페인.

 
사용 후 남은 잉여 소재를 활용해 디자인한 2021 S/S 시즌의 키 룩.

사용 후 남은 잉여 소재를 활용해 디자인한 2021 S/S 시즌의 키 룩.

 
유니세프와의 파트너십 일환으로 버질 아블로가 디자인한 ‘실버 락킷’ 팔찌.

유니세프와의 파트너십 일환으로 버질 아블로가 디자인한 ‘실버 락킷’ 팔찌.

 
LV 트레이너 하이 스니커를 업사이클한 로 스니커즈.

LV 트레이너 하이 스니커를 업사이클한 로 스니커즈.

낡은 시즌이란 없다
버질 아블로가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의 아티스틱 디렉터 자리에 오른 후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LVMH 그룹 사상 첫 미국계 흑인 디자이너이자 스트리트웨어를 베이스로 했던 디자이너의 파격적인 행보는 매 시즌 이슈를 불러모았다. “처음엔 이 세상에 없는, 아주 대단한 걸 내놓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합류하고 깨달았습니다.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여야겠다, 자연스러운 걸 해야겠다 하고요.” 데뷔 컬렉션을 준비했을 당시, 위와 같은 소감을 남겼던 그가 2020년 7월, 시카고에서 자신의 색깔과 비전을 담은 비장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그 일부 내용이다. “이제, 저의 첫 네 시즌을 하나의 챕터로 모아 기록하고 아이디어와 에토스(Ethos)를 업사이클링할 예정입니다. 실용적인 면에서든 조형적인 면에서든, 저는 사물이 쓸모없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루이 비통에서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지금, ‘낡은 시즌이란 없다’라는 원칙을 증명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구체적인 업사이클링 구상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제 핵심 가치의 일부로, 이를 표현함에 있어 앞으로도 뉘앙스의 힘을 믿을 것입니다.” 버질 아블로의 두 번째 챕터로 공개된 2021 S/S 남성 컬렉션은 새로운 소재로 만든 30가지 룩, 재활용 소재로 만든 25가지 룩, 이전 컬렉션을 다시 선보이는 25가지 룩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중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 조치 기간 그가 자신의 스튜디오 디자이너들에게 과제로 내준 재고 소재를 활용한 룩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과다, 과잉 생산 및 낭비를 초래하는 관념이나 부유함, 가난함 등의 사회적 선입견에서 벗어나 어린아이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자 했으며, 이를 ‘루이 비통의 업사이클링 이데올로기’라 명명했다.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2019 S/S 컬렉션 쇼에서 선보인 LV 트레이너 하이 스니커를 업사이클한 로 스니커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재탄생한 피스에는 이전 것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는 의미를 주는 업사이클링 시그널 로고(루이 비통 이니셜을 위트 있게 재해석한)를 부착했다. 더 나아가 그는 자신의 뿌리를 담은 다문화주의를 기념하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한 요소들을 컬렉션은 물론이거니와 ‘인류의 긍정 발자국’을 주제로 한 남성 캠페인 컷에도 주입했다.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중 한 컷. 커다란 트렁크 자물쇠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담았다.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중 한 컷. 커다란 트렁크 자물쇠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담았다.

 
2020 S/S 시즌 쇼에 사용된 데커레이션은 다양한 문화기관에 기부되었다.

2020 S/S 시즌 쇼에 사용된 데커레이션은 다양한 문화기관에 기부되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아 세이두가 입은 텐셀 럭스 드레스 스케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아 세이두가 입은 텐셀 럭스 드레스 스케치.

 
기존 소재의 60%를 재활용해 선보인 2021 크루즈 컬렉션의 키 룩.

기존 소재의 60%를 재활용해 선보인 2021 크루즈 컬렉션의 키 룩.

 
이토록 다채로운 지속가능성
여성 컬렉션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2018년 사용되지 않은 가죽의 가치를 재조명한 헤리티지 레더 프로젝트, 2019년 실크를 재사용해 만든 업사이클링 액세서리 캡슐 컬렉션 ‘비 마인드 풀(Be Mindful)’을 출시한 것에 이어, 2021년 크루즈 컬렉션은 기존 소재의 60%를 재활용해 선보였다. 또한 보통 50여 개의 룩으로 구성된 기존의 크루즈 컬렉션과 달리 단 18개의 룩으로 구성된 컬렉션을 선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컬렉션의 리사이클링 외에도, 순환가능한 창조성의 실현을 목표로 쇼에 사용된 목재와 데커레이션에 대한 재활용도 이뤄지고 있다. 2019 S/S 여성 컬렉션 쇼에 사용된 구조물, 좌석, 조명, 플렉시글라스 등이 다양한 문화기관에 기부되어 재사용됐고, 2020 S/S 시즌에도 이미 재활용한 면화로 완성한 그린 컬러 월페이퍼와 목재 구조물 등을 쇼가 끝난 직후 여러 곳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로 루이 비통은 2025년까지 100% 친환경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한 제품 생산, 그리고 행사 및 윈도 디스플레이에 사용하는 재료의 100% 재사용 및 재활용을 약속한 바 있다.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제품 공정에 있어 가장 큰 숙제인 지속가능한 원재료의 사용은 루이 비통에서도 중요한 사안으로 다뤄진다. 제품을 생산하고 보관하는 데 사용되는 원재료의 대부분은 자연에서 유래한 것이고, 모두 재생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반드시 다양한 자원을 보존하고 화학물질의 사용을 중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루이 비통에서는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제품 생산 및 보관에 사용되는 모든 원재료의 100%를 사회적 책임 실현 방식으로 공급하고, 2030년까지 1회용 플라스틱의 사용률 0%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아울러 가죽, 양털, 다운, 목재, 코튼 등 2020년 기준, 하우스에서 사용하는 원재료 70%에 대한 환경인증 과정도 밟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아 세이두가 착용한 화이트 드레스는 유럽 에코라벨이 인증한 새로운 비스코스인 ‘텐셀 럭스(TencelTM Luxe)’로 만든 100% 지속가능한 피스이다. LVMH라는 거대 그룹 내에서도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빅 브랜드인 만큼 루이 비통이라는 이름의 파워는 실로 막강하다. 그 책임감과 진정한 럭셔리를 향한 고찰이 루이 비통으로 하여금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게 한 원동력이었다. 여기에 1백60여 년의 오랜 역사와 유산, 장인들의 전문성과 기술력, 협력 업체와의 긴밀한 관계가 뒷받침되어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보다 다양한 방면에서 지속가능성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는 패션을 활용해 포용과 통일, 인간의 이상을 반영하고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뉘앙스, 그 미묘한 차이를 통해, 침착하고도 우아하게, 그리고 기품 있게 저의 족적을 남기고자 합니다.” 버질 아블로, 니콜라 제스키에르와 같은 뛰어난 동시대 디자이너들과 함께 미래의 지구로 향하는 루이 비통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루이 비통의 여정
업사이클링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 외에도 다양한 환경적, 사회적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다.
하우스의 이니셜을 재해석한 지속가능성 로고.

하우스의 이니셜을 재해석한 지속가능성 로고.

 
에이즈 퇴치 캠페인
록 밴드 U2의 보컬 보노와 자선활동가 바비 슈라이버가 에이즈 퇴치를 위해 설립한 단체 레드(RED) 재단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지난 2019년 레드 캔들에 이어 2020년 버질 아블로가 디자인한 ‘루이 비통 I(RED)’ 트레이너를 선보였다. 판매 시 개당 2백 달러의 후원금을 글로벌 에이즈 퇴치 기금에 기부한다.
 
아니에르 공방에서 제작한 방짜유기 스페셜 오더 트렁크.

아니에르 공방에서 제작한 방짜유기 스페셜 오더 트렁크.

장인정신의 계승과 개발
1859년부터 시작된 아니에르 공방의 역사와 기술을 계승하고, 혁신을 더할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장인정신이 뛰어난 기업에게 수여되는 국가공인인증 EPV 라벨을 획득했고, 우수기술직업훈련원(IME), 장인 육성 교육 기관 에콜 데 사부아-페르를 통해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에 선보인 한국 전통문화를 담아 제작한 방짜유기 스페셜 오더 트렁크가 그 노력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예다.
 
유니세프와의 파트너십
어린이 구호활동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고, 분쟁, 질병, 자연재해 등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한 유니세프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후원하고 있다. 유니세프와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래 총 1천3백만 달러(약 1백45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모금했다. 또 그 일환으로 버질 아블로가 디자인한 실버 락킷 팔찌를 선보인 바 있다.
 
대여 혹은 구입했던 이 소품들을 기부하며 100% 에코 패션쇼를 진행했다.

대여 혹은 구입했던 이 소품들을 기부하며 100% 에코 패션쇼를 진행했다.

에코 패션쇼
2020 S/S 남성 컬렉션 쇼는 파리 도핀 광장에서 추가적인 구조 공사 없이 진행되었다. 그 결과 어떠한 구조적 폐기물도 발생하지 않았고, 대여 혹은 구입했던 테이블이나 의자, 몇 안 되는 세트 구성요소들은 파리의 예술, 문화 분야의 파트너에게 기부되었다.
 
재활용 종이로 만든 패키징
루이 비통의 쇼핑백과 포장용품은 재활용 섬유를 활용한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인증 섬유로 만들어져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상자는 매장으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부피를 줄이기 위해 접을 수 있도록 제작되는데 이로 인해 CO₂ 배출량도 감소한다. 더스트 백은 윤리적, 환경친화적 농업 실천의 개발을 지원하는 BCI(Better Cotton Initiative) 면으로 완성된다.
 
베니스 근방에 위치한 피에소 다르티코 슈즈 공방.

베니스 근방에 위치한 피에소 다르티코 슈즈 공방.

녹색 건축
2017년부터 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건물로 손꼽히는 베니스 근방의 피에소 다르티코 슈즈 공방과 2019년 9월에 오픈한 프랑스 서부 보리유 쉬르 레이용 공방은 생태학적 요건을 준수한 설계는 물론이거니와 에너지 손실은 줄이고, 효율을 높인 친환경적 인테리어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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