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의 뮤즈로서 4년째 함께하고 있어요. 까르띠에가 주는 느낌을 세 단어로 표현해볼 수 있을까요?
우아함과 친근함? 친근함이라는 표현이 좀 당황스러우실 수도 있겠네요.(웃음) 고가이지만 워낙 누구나 아는 브랜드잖아요. 또 누구나 갖고 싶은 브랜드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따뜻함. 저는 까르띠에 하면 할머니나 엄마가 대대로 물려주는 시계 같은 게 떠올라요. 정서적인 면에서 따뜻하죠.
오늘 촬영 콘셉트는 산타클로스였어요. 살면서 받았던 선물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제가 식목일에 태어났는데 생일 때 선인장이나 심을 수 있는 작은 식물을 선물받은 적이 있어요. 선물에 의무가 아닌 의미를 담은 것 같아서 기억에 남아요. 주는 사람의 생각과 정성이 같이 담긴 기분이랄까요.
핑크 골드 소재의 후프 이어링, 레이어드한 두 개의 네크리스, 브레이슬릿과 링은 모두 ‘클래쉬 드 까르띠에’ 컬렉션, 핑크 골드 케이스에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주얼리 워치는 모두 Cartier. 드레스는 Miu Miu. 타이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러면,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는 어떤 걸 고려하는 편이에요?
때때로 달라요. 생일은 매년 찾아오는 날이니까 ‘작년에 내가 뭘 줬더라’부터 생각하게 돼요. 올해는 뭘 사줘야 의미가 있으려나. 인생에서 뜻깊은 선물을 받는 날, 이를테면 결혼이나 졸업, 뭔가를 이뤄냈을 때는 고민이 더 깊어지죠.
‘클래쉬 드 까르띠에’ 후프 이어링과 링, 위쪽 브레이슬릿, 핑크 골드의 ‘저스트 앵 끌루’ 브레이슬릿,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베젤이 돋보이는 ‘파샤 드 까르띠에’ 주얼리 워치는 모두 Cartier. 스커트수트, 터틀넥 톱은 Eenk.
평소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기로 소문이 났더라고요. 다들 따뜻한 사람이라는 말을 하던데, 지인들과 오붓한 연말 계획이 있나요?
연말 계획은 전혀 세우지 않았어요. 얼마 전에 영화 〈디바〉가 개봉했는데, 앞으로 개봉할 작품이 하나 더 있거든요. 요즘엔 상황이 시시때때로 바뀌어서 계획을 미리 세울 수가 없어요. 예전에는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는 걸로 안부를 대신했는데, 최근엔 주로 전화로 안부를 묻는 것 같아요. 상황이 좋아진다면 연말에 가족과 지인들과 밥 한 끼 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어요. 어떤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좋아요.
신민아가 착용한 핑크 골드 소재의 후프 이어링, 핑크 골드와 화이트 골드 소재의 브레이슬릿은 모두 ‘클래쉬 드 까르띠에’ 컬렉션으로 Cartier. 톱은 Isabel Marant.
오늘 오기 전에 우리가 10년 전쯤 했던 인터뷰를 찾아봤는데 그때 무척 어른스럽더라고요.
성숙한 사람 같았어요. 스스로를 대하는 방식이나 직업관도 정립되어 있었고.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를 아끼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양손에 착용한 브레이슬릿과 링은 모두 ‘저스트 앵 끌루’ 컬렉션으로 Cartier. 톱은 Isabel Marant.
“우연히 배우가 되었지만 운명이 가져다준 것을 열심히 하면 그게 직업이 되는 것 같다. 자부할 수 있는 내 직업이다”라고요. 지금은 배우라는 직업에 어떤 태도를 갖고 있나요?
음, 비슷해요. 좋은 기회로 이 직업을 갖게 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지난 10년을 보냈어요. 배우라는 일이 자연스럽게 다가왔지만, 스스로 노력도 하고 즐기기도 해야 이 자리를 잘 지켜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후프 이어링, 레이어드한 두 개의 네크리스, 양손에 착용한 브레이슬릿과 링은 모두 ‘클래쉬 드 까르띠에’ 컬렉션으로 Cartier. 원피스는 H&M.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데, 아무래도 잘 맞는 직업인가 봐요.
글쎄요. 모든 일이 힘들지만 아직 에너지가 있는 건 제가 일을 즐겼기 때문인 것 같아요. 오늘처럼 이렇게 오래 찍고, 이렇게 맨날 촬영해도 재밌어요. 저는 하루하루 변해가요. 어제와 똑같은 모습은 절대 없어요. 내가 매일 조금씩 변하는 만큼 세상도 변하니까 같은 결과물이 나오려야 나올 수 없잖아요 그러니 늘 새롭고 재밌죠. 모든 게 이미 해봤던 일이지만, 지루하거나 반복적으로 느껴지지 않아요.
후프 이어링, 레이어드한 두 개의 네크리스, 양손에 착용한 브레이슬릿과 링은 모두 ‘클래쉬 드 까르띠에’ 컬렉션으로 Cartier. 원피스는 H&M.
거의 시인이네요. 짐 자무시의 영화 〈패터슨〉에 나오는 패터슨 씨처럼.
저도 노력하는 거예요. 내가 나 좋자고.(웃음)
얼마 전 〈디바〉가 개봉했는데, 그 작품은 마음속에 어떻게 남아 있나요?
육체적으로 힘들고 생각도 많이 해야 하는, 여러모로 제가 할 게 많았던 작품이에요. 어떤 의미로든 정말 크게 배웠어요. 평소 건드려보지 않았던 여러 종류의 생각을 하게 해줘서 저한테는 중요한 작품이에요.
오른팔에 착용한 다이아몬드 세팅의 브레이슬릿과 후프 이어링은 모두 ‘러브’ 컬렉션, 왼팔에 착용한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스틸 주얼리 워치, ‘저스트 앵 끌루’ 브레이슬릿과 링은 모두 Cartier. 블라우스, 베스트는 Eenk.
그만큼 힘들고 고갈되기도 했을 텐데, 스스로를 잘 돌볼 여유가 있었나요?
〈디바〉를 찍고 몇 개월 후에 드라마 〈보좌관〉을 찍고 또 〈휴가〉라는 영화를 촬영했어요. 쉴 틈이 길게는 없었어요.
〈휴가〉는 죽은 엄마가 사흘간 딸의 곁으로 찾아오는 판타지 휴먼드라마예요. 스스로 생각하는 〈휴가〉는 어떤 작품인가요?
딸과 엄마의 이야기는 많이 봐왔지만 계속 보고 싶은 이야기인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보고 ‘이런 영화라면 나도 보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이 영화가 건드리는 감정이, 왜 슬프다기보다 마음 언저리가 찡해지는 느낌 있잖아요. 누구나 공감할 만한 영화예요.
후프 이어링, 양손에 착용한 브레이슬릿과 링은 모두 ‘저스트 앵 끌루’ 컬렉션으로 Cartier. 톱은 Isabel Marant.
이 영화를 찍으며 엄마와의 관계에도 미세하게나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영화에 등장하는 엄마상과 실제 저의 엄마는 너무 다르지만 겹치는 지점도 있었어요. 딸이라면 누구나 엄마한테 바라는 마음과 섭섭한 마음이 동시에 있잖아요. 또 엄마도 딸에게 거는 마음이 있고. 영화 속 설정은 나와 거리가 멀지만, 엄마에 대한 내 마음을 돌이켜보고 엄마의 마음도 이해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그걸 연기를 통해 영화에 묻어나게 하고 싶었어요.
이어링, 네크리스, 양손에 착용한 브레이슬릿과 링은 모두 ‘트리니티 드 까르띠에’ 컬렉션으로 Cartier. 스커트수트, 톱은 Balmain. 펌프스는 Roger Vivier.
올 한 해도 벌써 저물어가요. 어떤 해였던 것 같아요?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고난을 겪은 해였던 것 같아요. 그 안에서 힐링할 수 있는 거리들을 소소하게 찾으며 살았죠. 예전에는 무슨 일 없나 싶어 안부를 물었다면, 올해는 무슨 일이 있을 것만 같아서 안부를 묻게 됐어요. 특히 할머니와 통화를 많이 했어요.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을 챙기는 한 해였던 것 같아요.
오른손에 착용한 화이트 골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링, 왼쪽부터 순서대로 ‘클래쉬 드 까르띠에’ 브레이슬릿, ‘저스트 앵 끌루’ 브레이슬릿, 전면에 다이아몬드 세팅을 더한 ‘러브’ 브레이슬릿, ‘탱크 프랑세즈’ 스틸 주얼리 워치는 모두 Cartier. 원피스는 Balm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