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비
그의 일상은 언뜻 보면 하이틴 드라마 속 전형적인 10대 미국인의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학기 첫날 힌두교의 여러 신에게 기도하는 장면이나, 그의 사촌언니가 정략결혼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하고, 가족이 단체로 인도의 전통 축제 ‘가네샤 푸자’에 참여하는 장면은 여느 백인 미국 가정과는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자신이 진정한 인도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데비는 가끔 자신의 출신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매일 치즈버거만 먹는 무신론자가 될 거야.” 성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말한다. 인도와 미국,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데비지만 그에게 책임을 묻기엔 데비 또한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허상의 또 다른 피해자일 뿐이다. 자신의 출신을 사랑하고 인도계 미국인이라는 그만의 자아를 잘 정립해나가는 모습을 시즌 2에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