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과 면역을 지키는 것은 물론 나태하게 방치했던 건강에 대해 모두 염려하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 영양제 한 알 제대로 챙겨 먹지 않던 에디터 역시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다행인 건 우리나라의 의료지원 수준은 어느 선진국보다 높아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해주는 ‘일반건강검진’만으로도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작년부터 그 대상자도 대폭 확대됐다. 만 20세 이상, 세대주뿐 아니라 세대원까지,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2년마다 공단에서 지원하는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으니 그간 비용 때문에 검진을 미뤄왔던 사람들에겐 희소식이다. 2020년, 짝수 연도인 올해 검진 대상자는 출생 연도가 짝수인 사람들이지만 작년 대상자 중 부득이하게 받지 못한 경우 공단을 통해 신청하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할 것. 단, 공단이 지원해주는 건강검진은 기본 검진만 있으니 성별이나 나이에 따라 필요한 검사 리스트를 챙길 필요가 있다.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20대에는 ‘일반건강검진’을 제때 받는 것만으로도 고혈압, 비만, 당뇨 등 대부분의 성인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으로 혈중 지방이 높은 이상지혈증을 겪는 이가 많으니 확인을 위해 혈액 검사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이상지혈증은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동맥경화나 협심증, 심근경색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방치해서는 안 된다. 후진국 병이라고 알려진 A형간염 역시 20대에 항체 양성률이 가장 낮다.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탓에 항체가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가까운 보건소에서 채혈 검사로 확인 후 항체가 없다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엔 자궁경부암 검사를 일 년 주기로 받을 것. 여성 생식기 질환은 원인이나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정기검진이 필수적이다. 보통 자궁경부에 솔을 집어넣어 세포를 채취하는 자궁경부세포진 검사를 진행하는데, 추가적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를 겸하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생리 시작일로부터 10~20일 사이, 생리혈이 나오지 않을 때 해야 한다. 성관계 경험이 있으면 백신 효과가 없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26세 전이라면 성관계 후라도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는 게 도움이 된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6개월 동안 3차례에 나눠 맞는 게 정석이지만 중간에 접종 시기를 놓쳤더라도 일 년 안에 3회 접종을 끝낼 수 있다면 처음부터 다시 맞을 필요는 없다. 남성은 자궁경부암에 걸리진 않지만 성접촉으로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맞으면 좋다.
MUST CHECK ✓ 자궁경부세포진 검사
✓ A형간염 검사
30대에 접어들면 여성은 산부인과나 여성병원을 가까이해야 한다. 서울라헬여성의원 전문의 노은비는 35세부터는 일 년마다 유방암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방암 검진을 위해 유방촬영술(X-ray)과 유방초음파를 하는데, 동양인 유방은 엑스레이로 암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두 가지 모두 병행하는 것이 좋다. 생리가 끝난 시점부터 일주일 후에 검사할 때 가장 정확도가 높다. 이맘때엔 갑상선초음파 검사도 필요하다. 갑상선암은 여성이 많이 걸리는 암 중 하나이며, 가족 중 갑상선암을 앓는 사람이 있다면 특히 필수적이다. 임신 계획이 있다면 풍진 검사와 간염 검사를 받은 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임신 초기에 산모가 풍진에 걸리면 태아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될 수 있으며 풍진 백신은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접종하고 3달간은 피임을 해야 한다. B형간염 역시 산모가 아이에게 감염시킬 확률이 높아 미리 백신을 맞아두는 것이 좋다. A형간염과 마찬가지로 B형간염도 보건소에서 검사와 백신 접종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또한 평소 소화불량을 자주 겪는다면 위내시경도 잊지 말 것.
MUST CHECK ✓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
✓ 갑상선초음파
✓ 풍진 검사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노화가 빠르게 일어나 만 40세를 ‘생애전환기’라고 일컫는다. 따라서 만 40세부터는 ‘일반건강검진’과 함께 위암이나 간암 등 암 검진도 지원받을 수 있는데, 난소암은 별도로 골반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 특히 생리를 오래할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 생리를 일찍 시작했거나 임신 경험이 없는 여성이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골반초음파로 난소암뿐 아니라 자궁근종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데 평소 생리통이나 과다출혈로 고생한다면 자궁근종이 원인일 수 있으니 골반초음파를 반드시 해야 한다. 올해부터 여성 생식기 부분의 초음파 검사 시 보험이 적용돼 금전적인 부담이 줄어들었다. 폐경기에 가까워진 여성은 뼈가 급격히 약해지므로 골밀도 측정을 하고,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면 비타민D나 칼슘을 비롯한 골다공증 약을 처방받도록. 마찬가지로 노안이 시작되기 때문에 백내장과 녹내장 등 안구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시력 검사를 포함 안압, 안저 검사 등 안과 검사를 매년 받는 것이 좋다. 노안을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눈이 뿌옇게 흐려지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미루지 말고 검사해야 한다. 또한 40대부터는 뇌졸중이나 급성심근경색, 협심증 등 뇌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므로 경동맥 초음파 검사 등으로 조기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MUST CHECK ✓ 골반초음파
✓ 골밀도 검사
✓ 경동맥 초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