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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쉬핏이 뭐길래? 코르티스 콘서트에서 가장 뜨거웠던 장면의 정체

모쉬핏의 뜻과 규칙부터 코르티스 콘서트에서 펼쳐진 새로운 공연 문화까지. 관객이 직접 만드는 공연의 의미를 살펴본다.

프로필 by 서해인 2026.07.24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관객이 함께 뛰고 부딪히며 공연을 완성하는 참여형 공연 문화, 모쉬핏
  • 코르티스는 이 문화를 콘서트에 접목하며 새로운 공연 경험을 시도했다.
  • 자연스러운 참여와 연출 사이를 두고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사진/ 하이브

사진/ 하이브

사진/ DMZ PEACETRAIN FESTIVAL

사진/ DMZ PEACETRAIN FESTIVAL

지난 7월 18~19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코르티스 첫 단독 투어 '2026 CORTIS TOUR <PUT YOUR PHONE DOWN>'에서 유독 눈에 띈 두 가지 장면이 있다. 하나는 투어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즐기자(PUT YOUR PHONE DOWN)”는 메시지였고, 다른 하나는 그 메시지 아래에서 펼쳐진 모쉬핏(mosh pit)이었다.



모쉬핏이란 무엇인가


모쉬핏(mosh pit)이란, 쉽게 말해 관객들이 무대 앞 한 구역에 모여서 서로 몸을 부딪히고, 밀고, 뛰면서 다 같이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놀이다. 1970년대 후반부 펑크록이 태동할 때, 기성 록스타들의 허세와 상업주의에 저항하며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정신을 내세운 것이 펑크 문화였고, 이 정신이 관객석에서 물리적으로 표출된 형태가 바로 ‘모싱(moshing)’이다. 이후, 일부 마니아 신에서만 통용되던 모싱과 스테이지 다이빙이 대중에게도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 여러 밴드 라이브 무대에서 곡이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때 무대 앞 관객들이 갑자기 원을 그리며 서로 부딪히듯 뛰는 장면이 바로 모쉬핏이다.

사진/ DMZ PEACETRAIN FESTIVAL

사진/ DMZ PEACETRAIN FESTIVAL

밴드가 "Open up a pit!(핏을 열자!)"고 외치면, 관객들이 스스로 자리를 원형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서 부딪히며 노는 식인데 최근 국내 뮤직페스티벌에서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관객들이 스스로 판을 짜고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18년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관중석을 바라보다가 “너네 이미 작은 모쉬핏을 30개나 만들었잖아, 그냥 하나로 합쳐라”고 제안한 적도 있다. 그 후로 흩어져 있던 관객들이 순식간에 대열을 정리해 두 개의 대형 모쉬핏을 만들어냈다.

사진/ DMZ PEACETRAIN FESTIVAL

사진/ DMZ PEACETRAIN FESTIVAL

모쉬핏에는 관객들끼리 지키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누가 넘어지면 무조건 일으켜 세워주는 게 원칙이다. 모쉬핏을 시작하기 전에 “안전하게 합시다”, “천천히 해요”라는 말을 서로 주고 받기도 한다. 모쉬핏이 한 차례 지나간 후 지갑이나 스마트폰 등이 땅에 떨어져 있으면,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이 하늘 위로 아이템을 들고 주인이 찾아올 때까지 아이템 이름을 연호하는 작은 문화도 있다. 이처럼 모쉬핏은 관객들 스스로 만든 나름의 질서와 배려 위에서 돌아가는 문화인 것이다.



코르티스는 이 문화를 어떻게 가져왔나


Come and try, 동묘 생활에서 난 체력을 많이 닦아놔.
Mosh Pit 하는 법 배워놔.
배워봐 배워봐 너도 빨리 배워봐.
- <FaSHioN> -

이미 코르티스는 미니 1집 수록곡부터 구제 패션과 모쉬핏을 나란히 배치해서 스트릿 감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모쉬핏을 정말로 그들의 콘서트장 안에 들여왔다. 이틀간의 공연을 마친 후, 건호와 제임스는 각각 위버스에서 “모쉬핏도 하시고 춤도 추시고 (...) 우리만의 문화를 같이 만들어가줘서 고맙습니다”, “오늘 모쉬핏 열어서 즐기신 분들”을 언급하며 관객석에서 생겨난 즐기는 분위기를 긍정했다.

사진/ 하이브 사진/ 하이브

다만, 콘서트 직후 스탠딩 구역 내에 배치된 댄서들이 모쉬핏을 하면서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는 후기가 있었다. 댄서가 객석으로 들어가 관객의 호응을 이끄는 장치로 모쉬핏을 활용한 셈이다. 일부는 모쉬핏의 시작 시점과 무관하게 다 같이 신나게 놀 수 있어서 좋았다고 느꼈지만, 자연발생적인 모쉬핏이 아니기에 락 공연장이나 뮤직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떠올려본다면 짜여진 이벤트 같았다는 반응 또한 이어졌다. 이는, 그 전까지 케이팝 아이돌 콘서트 현장에서 앵콜 전 카메라에 잡힌 관객이 댄스 챌린지를 추거나, 공연 내내 야광 옷을 입은 관객 무리가 아티스트의 퍼포먼스를 거울처럼 따라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던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었다.

사진/ 하이브

사진/ 하이브

케이팝과 모쉬핏은 원래 출발점이 다른 문화다. 케이팝 콘서트는 정교하게 짜인 안무와 연출로 관객에게 볼거리를 선사하는 데 익숙한 반면, 모쉬핏은 애초에 그런 기획을 배제한 자리에서 관객이 스스로 판을 만들고 서로를 돌보며 완성해가는 문화였다. 코르티스의 이번 콘서트는 이 두 문화가 정면에서 만난 자리였다고 볼 수 있다.

사진/ 위버스

사진/ 위버스

사진/ 위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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