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마주한 '오데마 피게' 신작!
오데마 피게가 창립 150주년을 기념하는 장을 홍콩에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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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가 150주년을 맞아 선택한 무대는 홍콩이었다.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밤마다 빛으로 살아나는 도시. 그 리듬은 마치 브랜드가 걸어온 세월을 축약한 듯 역동적이고 실험적이었다. 그 묘한 이국적 기운 속, 오데마 피게의 150주년 기념 여정이 시작됐다.







그 중심에는 오데마 피게가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이 있었다. ‘로열 오크’와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컬렉션에서 새롭게 선보인 케이스 사이즈 38mm의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은 단순히 크기만 작아진 버전이 아니었다. 특허 5개로 보호받는 칼리버 ‘7136’과 ‘7138’을 품은 이 시계들은 ‘올 인 더 크라운(all in the crown)’이라 불리는 새로운 조정 시스템을 통해 도구 없이 하나의 크라운으로 모든 설정을 가능케 했다. 복잡한 기계식 컴플리케이션이 마침내 직관적이면서도 손쉬운 착용 경험을 약속한 것. 기술적 혁신 위에 얹힌 미학 역시 눈부셨다. 스틸과 핑크 골드 케이스에 ‘로열 오크’의 시그너처 디테일인 그랑드 타피스리(grande tapisserie) 다이얼, 섬세하게 배치한 카운터가 각각 다른 빛을 받아내며 손목 위 작은 우주를 펼쳐냈다. 무엇보다 38mm라는 사이즈는 여성뿐 아니라 더 다양한 손목에 균형감 있게 어울릴 수 있도록 설계, “복잡한 시계는 남성적”이라는 오래된 고정관념을 단호히 밀어냈다.








같은 맥락에서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컬렉션의 신작도 눈길을 끌었다. 루비 루트, 블루 소달라이트, 그린 말라카이트로 장식한 원석 다이얼 위 셀프와인딩 플라잉 투르비용은 마치 자연이 빚어낸 보석을 시간 속에 봉인해놓은 듯했다. 오데마 피게가 발레 드 주에서 출발해 150년간 이어온 ‘자연과 천체의 리듬을 시계에 담는다’는 서사를 가장 시적으로 증명하는 모델이 아닐 수 없었다.




150주년이라는 숫자는 브랜드의 역사적 무게를 환기시켰다. 1875년 르 브라쉬에서 시작한 매뉴팩처는 여전히 오데마와 피게 가문의 손에 의해 운영되며, 세대를 거쳐 전해진 장인 정신으로 새로운 기술을 쌓아왔다. 그러나 이번 홍콩에서의 행보는 과거를 과시하기보다는 미래를 여는 방식에 가까웠다. 시계는 작아졌고 조작은 간결해졌으며, 심미적 표현은 더욱 대담해졌으니까. 기념 행사의 무대는 서구룡 문화 지구의 필립스 갤러리였다. 이성경, 아이린, 나오미 캠벨, 시몬 바일스를 비롯한 스타들이 함께 자리했고, 미슐랭 2스타 셰프 비키 라우가 준비한 칵테일 리셉션은 저녁을 우아하게 열었다. 이어 무대에 오른 핑크팬서리스는 특유의 감각적 보컬로 공간을 물들였고, 밤이 깊을수록 토키몬스타의 비트가 흥을 더했다. 음악과 사람, 시계와 빛이 어우러진 현장은 단순한 제품 론칭이 아니라 브랜드가 꿈꾸는 ‘시간의 공동체’를 상징하는 듯했다.
출장의 마지막 밤, 갤러리의 불빛을 뒤로하고 걷던 홍콩의 거리는 여전히 눈부셨다. 초고층 빌딩 사이로 바닷바람이 스치고, 좁은 골목에는 오래된 간판들이 반짝였다. 고대와 현대, 서양과 동양, 전통과 실험이 혼재하는 이 도시의 얼굴은 오데마 피게의 행보와 닮아 있었다. 150년이라는 시간을 안고도 여전히 새롭고, 여전히 경계 너머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 말이다. 그 밤, 나는 손목 위 작은 다이얼에서 천체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머릿 속에 물음표 하나를 띄웠다. ‘나는 시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오데마 피게는 그 질문을 150년째, 여전히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답을 찾고 있는 듯하다. 에디터/ 윤혜연
Credit
- 사진/ © Audemars Pigu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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