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 나는 쇼메의 아름다운 자연주의
쇼메의 하이주얼리가 된 꽃과 나비, 새 그리고 벌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THE NATURALIST
쇼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자연’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내는 쇼메가 새로운 하이주얼리 ‘Jewels by Nature(주얼스 바이 네이처)’ 컬렉션을 통해 우아한 동식물 표본실을 탄생시켰다.

각각 8.78캐럿, 8.80캐럿의 사파이어가 장식된 ‘카네이션’ 이어링, 비대칭의 미학을 담은 ‘카네이션’ 네크리스.

조제프 쇼메가 제작한 와일드 리프 티아라에서 영감받은 ‘와일드 로즈’ 이어링과 네크리스.
1780년, 마리 앙투아네트의 보석세공사 앙쥬 조제프 오베르(Ange-Joseph Aubert)의 첫 번째 견습생이 파리 방돔에 작은 주얼리 부티크를 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던 젊은 장교를 가게에 숨겨준다. 큰 도움을 받은 장교의 이름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parte). 훗날 프랑스 역사상 두 번째 황제가 된 나폴레옹 1세다. 그 인연을 시작으로 이 젊은 주얼러는 나폴레옹 대관식의 왕관과 보검, 브로치는 물론이고 조제핀 황후의 결혼식 티아라를 제작하며 황실의 전속 보석세공사가 되기에 이른다. 특출한 미감과 세공 기술은 더할 나위 없고. 이 영화 같은 일화의 주인공은 바로 쇼메의 창립자 마리 에티엔 니토(Marie-Etienne Nitot)다. 파리 방돔 광장의 주얼러들에게 자연은 늘 영감의 원천이었다. 황실 정원에서 본 담쟁이 덩굴 잎사귀와 팬지 꽃, 물망초를 아름다운 주얼리로 탄생시킨 니토 역시 그러했다. 스스로를 ‘자연주의적 주얼러’라 칭했던 그였다. 더군다나 그의 뮤즈인 조제핀 황후는 직접 정원을 가꿀 정도로 자연을 사랑하고 식물에 조예가 깊은 인물 아니던가. 245년 역사의 쇼메에게 있어 자연의 아름다움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가교와도 같다. 이렇게 자연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포착하려 했던 마리 에티엔 니토의 비전이 2025 하이주얼리 컬렉션 ‘주얼스 바이 네이처’를 통해 새롭게 피어났다.





제1장 영원함(Everlasting)
첫 장은 끊임없는 생명의 순환을 지닌 식물로 시작된다. 쇼메의 전성기를 이끈 조제프 쇼메가 제작한 와일드 로즈 리프 티아라(1922년)에서 영감받은 ‘와일드 로즈’를 눈여겨보자. 유려하고 입체적으로 연결된 잎사귀 사이 자리한 8.23캐럿의 팬시 비비드 옐로 스톤이 돋보인다. 네크리스는 따로 또 같이, 총 세 가지 방식으로 착용 가능하다. 제작 기간만 해도 무려 1천500시간이 넘는다. 귀리 이삭과 별꽃 모티프의 강렬한 대비가 돋보이는 ‘오트(귀리)와 필드스타(양별꽃)’, 1853년 쥘 포생이 제작한 브로치 이후 메종의 중요 헤리티지로 자리한 클로버를 모티프로 한 ‘클로버와 펀(고사리)’도 있다.






제2장 찰나의 아름다움(Ephemeral)
두 번째 챕터는 스워드 릴리(글라디올러스), 카네이션, 스위트 슈럽(자주받침꽃) 등 짧은 순간 피어나는 꽃들에 경의를 표한다. 대표 아이템은 ‘카네이션’이다. 여섯 송이의 카네이션 아래 자리한 세일론산 사파이어는 다이아몬드 체인에 단독 착용할 수 있도록 탈착 가능하다. 1805년 마리 에티엔느 니토가 제작한 교황 비오 7세의 티아라(2천990개의 진주 세팅)에서 영감받은 ‘스위트 슈럽’은 진주, 사파이어, 스피넬을 조합해 마치 수채화처럼 부드럽게 번지는 핑크 그러데이션을 완성했다.






제3장 부활(Reviving)
매그놀리아, 아이리스, 달리아, 워터 릴리 등 조제핀 황후가 사랑한 네 가지 식물을 찬미한다. 자취를 감췄다 지구 반대편에서 다시 피어나거나 계절의 흐름 속 주기적으로 되돌아오는, 회복과 순환의 상징이 담긴 식물을 다룬다. 여기에 박새와 잠자리가 날아오르는 듯 생동감을 더한다. 조제핀 황후의 식물 화가였던 피에르-조제프 르두테의 작품에서 막 튀어나 온 듯한 ‘페어리 아이리스’는 산들바람에 흩날리는 야생 아이리스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Interview with Charles Leung
까르띠에와 쇼메, 프레드를 거쳐 2024년부터 CEO로서 쇼메를 이끌고 있는 찰스 룽. 방돔 12번지에 자리한 메종에서 그와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하퍼스 바자 쇼메는 창립 이후 황실 주얼러로 유명세를 치렀다. 2025년의 쇼메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찰스 룽 245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쇼메는 프랑스 하이주얼리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최고의 품질과 예술적 기량, 장인정신을 대변하고 있다. 그 예로 프랑스 정부는 2024 파리올림픽을 위한 메달 제작을 요청해왔다. 과거 나폴레옹 황제의 왕관과 조제핀 황후의 티아라를 만들었듯.
하퍼스 바자 새로운 하이주얼리 컬렉션을 소개해달라.
찰스 룽 긴 시간 동안 쇼메의 영감은 늘 자연이었다. 물론 1780년과 2025년은 너무나도 다르다.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로 많은 것이 변화를 겪고 있다. 우리는 과거 아카이브를 연구함과 동시에 현재와 미래에 맞는 스토리텔링을 착안했다. 즉 ‘주얼스 바이 네이처’는 2025년의 자연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다. 방돔 광장의 장인 12명의 손끝에서 총 54개의 작품으로 아름답게 피어났다.
하퍼스 바자 세 가지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한다.
찰스 룽 첫 번째는 회복력이다. 건조하든 습하든 견뎌내는 식물에 대한 이야기다. 두 번째는 자연이란 영원하지 않다. 잠시 폈다가 지는, 희귀성에 집중했다. 세 번째는 기후 변화나 해충,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멸종된 혹은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들을 다룬다. 그럼에도 어떤 산림이나 숲속에서는 다시금 재발견되는 식물들이 있다. 이는 자연의 신비이자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쇼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벌들이 브로치가 되어 꽃과 꽃 사이를 날아다니듯 컬렉션 곳곳에 자리한다. 수분을 통해 식물 번식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벌은 작은 생태계라고 볼 수 있다. 그 주변엔 나비나 새 등 다양한 자연들이 섭생하고 생존하기 때문. 이런 요소들이 모여 쇼메의 자연주의적 메시지가 만들어진다.




하퍼스 바자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
찰스 룽 단연 ‘카네이션’ 네크리스다. 대담한 V형태에 담긴 풍성한 여섯 송이의 카네이션, 36.33캐럿의 블루 사파이어, 세 가지 색조의 블루 사파이어가 자아내는 그러데이션까지. 자연과 그래픽이 어우러지는 피스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자칫 진부할 수 있는 대칭적인 디자인 위에 비대칭의 미를 더했다.
하퍼스 바자 LVMH 그룹 최초이자 유일한 아시아계 CEO다.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전략이 있을까?
찰스 룽 쇼메는 원래 차별화된 브랜드다. 헤리티지를 또 다시 현실에 맞게 변화시키는 자체가 전략 아닐까. 올 초 선보인 ‘뱀부’ 하이주얼리 컬렉션은 최초로 아시아 식물인 대나무를 도입했다. 40℃를 넘나드는 파리의 날씨처럼 극한의 기상에도 생존해나가는 대나무의 회복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내가 아시아인이라 그런지 나름 애착을 가지고 있다.(웃음)
하퍼스 바자 환경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찰스 룽 세계자연기금(WWF)과 파트너십을 맺고 숲 보호와 생물의 다양성 강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100% Responsible Gold Jewelry’도 빠질 수 없다. 재활용 금을 사용하는 건 아니다. 광부들에게 제대로 급여를 주고, 그 가족들이 교육과 헬스 케어, 보건 등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더불어 재활용 가능 포장재 사용, 전기 소비율 32% 절감, 이산화탄소 배출량 27% 절감 등 재앙을 겪고 있는 지구를 위해 노력 중이다.
하퍼스 바자 “남자들도 하이주얼리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라는 과거의 인터뷰를 보았다. 아직은 하이주얼리가 여자들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찰스 룽 역사적으로 남성들은 하이주얼리계의 큰손이었다. 주얼리가 곧 권력이었으니. 나폴레옹이 그 예다. 1900년대 중반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이런 경향이 없어졌는데, 요즘 들어 다시 부활하는 듯하다. 오스카 시상식 속 남성들의 반지와 브로치, 목걸이를 보라.
하퍼스 바자 아시아에서 계획 중인 이벤트가 있을까?
찰스 룽 프랑스 대표로 ‘오사카 엑스포 2025’에 참여한다. 아직 자세히 말 할 수 없지만 쇼메가 피날레를 장식할 예정.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또 한국 마켓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다. 1년에 많게는 4번, 적게는 2번 정도 방문할 정도. 내년 초,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무언가를 준비 중에 있다. 무척 흥미로울 테니 기대 바란다.
Credit
- 사진/ © Chaumet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이 기사엔 이런 키워드!
- 쇼메
- Chaumet
- Jewels by Nature
- 주얼스 바이 네이처
- 하이주얼리
- 2025 하이주얼리
- 동식물
- 찰스 룽
- Charles Leung
- chaumet ceo
- ceo
- interview
- 인터뷰
- 나폴레옹
- 조제핀
Summer fashion trend
셀럽들이 말아주는 쏘-핫 여름 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