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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기간 꼭 둘러봐야 할 전시와 행사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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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엑스포 93 박람회장 스케치, 1991년경, 트레이싱지에 유성펜, 31 x 24 cm.
1.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과 협업자들》
국내 1세대 조경가 정영선은 작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조경가 최초의 개인 회고전을 열었다. 약 28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하고 국내 미술관 최초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4>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이 전시는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베니스에서 이어진다.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리노베이션한 산마르코아트센터의 개관 특별전이다. <경춘선숲길>,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선유도공원> 등 스물 네 개의 대표작 도면과 모형을 소개한다. 생태 공원, 한국 고유의 정원 문화를 반영한 조경, 민간 기업이 의뢰한 리조트, 공공 프로젝트까지. 프로젝트의 성격을 기준으로 7개 방에 나뉘어 전시된다. 각각의 공간은 한국 전통 목조건축 ‘루’에서 영감 받아 디자인됐다. 자연스레 관람객은 한국 전통 누각에 올라 풍경을 조망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셈이다.
장소: 이탈리아 베니스 산마르코아트센터(SMAC)
일정: 2025.05.09 – 07.13

Building site view of the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s future premises. ©Jean Nouvel / ADAGP, Paris, 2024
2. 《The 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 by Jean Nouvel》
올해 가을,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인접한 팔레 루아얄 광장에 장 누벨이 설계한 까르띠에 재단의 새 공간이 들어선다. 높이 조절이 가능한 5개의 플랫폼으로 사용자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레이아웃을 탈바꿈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 채광을 조절하는 개폐식 천장과, 도시 경관을 고려해 설계된 기계식 가드레일도 갖췄다. 이 모든 건 주변 환경과 함께 호흡하며 복합적인 문화 환경을 조성하려는 누벨의 야망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 크기의 사진과 평면도, 프로토타입을 통해 이 모든 디자인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시작 하루 전, 조르지오 치니 미술관에서는 건축 실험 장으로서 박물관의 역할을 탐구하는 공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장 누벨 외에도 세실리아 푸가, 안드레스 자크, 리나 고트메, 앙투안 피콘 등 건축가, 미술사학자, 박물관 디렉터 등 다양한 참가자가 함께할 예정이다.
장소: 폰다치오네 조르조 치니(Fondazione Giorgio Cini)
일정: 2025.05.10 – 09.14

Fondazione Prada Venezia, photo: Delfino Sisto Legnani and Marco Cappelletti.
3. 《AMO/OMA – Rem Koolhaas》
네덜란드 건축가 렘 쿨하스와 미우치아 프라다의 인연은 2001년 프라다 뉴욕 매장 리모델링 작업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도쿄, 로스앤젤레스에 렘 쿨하스가 디자인한 프라다의 에피센터가 차례로 문을 열었고, 지금까지도 런웨이를 비롯한 프라다의 각종 프로젝트 설계에 함께 한다. 20년을 훌쩍 넘긴 이들의 인연은 올해도 계속된다. 렘 쿨하스가 이끄는 AMO(Architecture for Metropolitan Office) 스튜디오는 건축 비엔날레를 맞아 베니스 폰다치오네 프라다 본사 건물인 카 코르네르 델라 레지나(Ca’ Corner della Regina)에서 다이어그램 전시를 연다. 건축에서 다이어그램은 사회 내에서 통용되는 개념과, 오해, 정치적 과정, 사회적 재난과 그로 인한 혼란의 메커니즘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도구다.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것은 눈에 보이는 현실을 추상화하고, 깨닫고, 내면화하는 것”이라는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테오 도이팅거(Theo Deutinger)의 말에서 이번 전시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장소: 폰다치오네 프라다(Fondazione Prada)
일정: 2025.05.10 – 11.24

Robert Mapplethorpe, THOMAS ON PEDESTAL, 1986.
4. 《Robert Mapplethorpe: Le forme del classico》
예술과 포르노그래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를 자처했던 미국의 사진가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대규모 회고전이 진행된다. 2026년 밀라노에서 로마로 이어지는 로버트 메이플소프 전시 3부작의 시작이다. 이번 전시는 고대 조각의 미학을 연상시키는, 남성과 여성의 몸을 정밀하게 묘사한 사진이 주를 이룬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꽃의 이미지는 작가의 연상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기 위한 배치다. 2백여 점의 작품 중에는 동반자이자 뮤즈인 패티 스미스부터 리사 리온, 앤디 워홀, 수잔 손택 같은 인물의 상징적인 초상화도 있다. 메이플소프에게 초상화는 피사체의 육체를 욕망과 소유의 대상으로 바라볼 때 벌어지는, 일종의 시각적 제단이다.철저히 연구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자화상 역시 마찬가지.
장소: 푼타 델라 도가나(Punta della Dogana)
일정: 2025.04.10 – 2026.01.26

Thomas Schütte, Innocenti, 1994. Pinault Collection. ©Thomas Schütte, by SIAE 2024.
5. 《Thomas Schütte : Genealogies》
독일의 현대미술가 토마스 쉬테가 조각하고 그리는 인물은 어딘가 과장되고 왜곡되어 있다. 점토와 밀랍, 청동으로, 혹은 종이 위에 그려진 얼굴들은 적나라한 캐리커처 같기도 하다. 독창적이지만 때로는 폭력적이고, 진지함과 유머가 조화를 이루는 작가의 독특한 작품 세계가 베니스 푼타 델라 도가나에서 펼쳐진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세상에 왜곡된 물음표를 던지는 것”(introduce a distorted question mark into the world)을 목표로 삼는다고 말한다.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그 물음표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피노 컬렉션에 속한 약 50점의 조각과 지금껏 어디에서도 공개된 적 없는 약 1백 점의 드로잉 작품도 포함한다. 피노 컬렉션의 큐레이터 장 마리 갈레가 기획한, 이탈리아에서는 처음 기획된 토마스 쉬테의 대규모 전시다.
장소: 푼타 델라 도가나(Punta della Dogana)
일정: 2025.04.06 – 11.23

Palazzo Mora by Matteo Losurdo.
6. 《Time Space Existence 2025》
2012년부터 시작된 《Time Space Existence》는 유럽 문화원이 2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건축 전시다. 전설적인 건축계 거장부터 신흥 스튜디오, 디자이너, 사진가, 개발자까지. 다양한 주체가 머리를 맞대어 동시대의 건축에서 마땅히 논의되어야 할 주제에 대해 진취적인 방안을 모색한다. 올해의 키워드는 수선(Repair), 재생(Regenerate), 그리고 재사용(Reuse)이다. 건설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순환’이 가능해야 함을 강조한다. 과거 토착민의 건축 관행에서 지속 가능한 건축의 힌트를 찾고, 이를 건축 모형과 설치물, 혁신적인 소재를 보여주는 전시로 기획해 실질적인 구현 단계까지 내다본다는 점이 흥미롭다. 한국에서는 건축가 문훈(moonhoon)과 스튜디오 아키텍츠601(Architects601)가 전시에 함께한다. 3백 년 역사를 지닌 베니스의 궁전, 팔라조 모라, 화이트 큐브와 프레스코화 천장이 조화를 이루는 팔라 조 벰보, 산 마르코 광장 근처에 위치해 석호가 내려다보이는 마리나레사 정원까지. 머물러 있는 것만으로도 영감을 주는 베니스 중심부의 역사적인 장소들을 전시의 캔버스로 삼았다.
장소: 팔라조 모라, 팔라 조 벰보, 마리나레사 정원(Palazzo Mora, Palazzo Bembo, Marinaressa Gardens)
일정: 2025.05.10 – 11.23

One shared breath(A name shared), 2023. Photo: Deniz Güzel.
7. 《NADIA HUGGINS & TESSA MARS : other mountains, adrift beneath the waves》
베니스 오션 스페이스는 예술을 통해 궁극적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 올해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생의 사진가 나디아 허긴스와 아이티 출생의 시각 예술가 테사 마스에게 의뢰한 3년간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 ‘The Current IV: Caribbean (2023 – 2025)의 결실을 선보인다. 이들은 카스텔로(Castello) 지구의 옛 산 로렌조 교회를 위한 설치 작품과 대규모 그림을 제작했다. 모든 설치, 회화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즉흥성’(improvisation)이다. 자연의 창조부터, 예술에서 조각과 이미지의 기능이 확장되는 일은 언제나 즉흥적인 선택과 만남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는 즉흥성의 반대에 놓인, ‘고착화된’ 개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만들기 위함이다. 지구를 자원 착취의 대상으로 여기는 인간의 뿌리 깊은 관습 같은 것을.
장소: 오션 스페이스(Ocean Space)
일정: 2025.04.05 – 11.02

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 New York,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8. 《Corpi moderni: The Making of the Body in Renaissance Venice》
몸을 주제로 한 전시에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을 택한 이유는 명료하다. 이 시기는 신체가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닌, 과학과 예술, 사회적 관습에 의해 형성된 문화적 구성물로 인식되기 시작한 때다. 즉, 우리는 전시에서 인간의 육체가 처음으로 욕망의 대상이자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개념화되었을 무렵의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알브레히트 뒤러, 조르조네의 작품과 함께 인체 해부 모델, 관련 서적, 의복 같은 일상용품도 함께 전시된다. 인체비례도로 유명한 다빈치의 ‘비트루비안 맨’이 6년 만에 다시 공개된다.
장소: 아카데미아 미술관(The Gallerie dell’ Accademia di Venezia)
일정: 2025.04.04 – 07.27

Javier Bardem, Polaroid Mosaics by Maurizio Galimberti.
9. 《Maurizio Galimberti : polaroid/ready made e le Lezioni Americane di Italo Calvino》
레이디 가가, 로버트 드 니로, 움베르토 에코의 초상 작업으로 유명한 사진가 마우리치오 갈림 베르티의 전시. 조니 뎁, 바바라 부체트, 안젤리카 휴스턴의 아이코닉한 폴라로이드 모자이크 작품을 볼 수 있다. 그의 이미지는 대부분 인화 과정에서 조작되며, 각각의 사진은 하나의 최종 결과물을 위한 조각이 된다. 저명한 사진가 데니스 크루티(Denis Curti)는 갈림 베르티의 작품을 두고 “현실을 충실히 재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세계를 탐구하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세계를 자신의 시각으로 분해할 때 사진을 활용하는 것.”이라 평했다. 현실을 다층적으로 인식하는 사진가의 렌즈에 담긴 피사체는 마치 모자이크처럼 해체되고 다시 조합된다. 이러한 사진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려는 건 다양한 시각이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장소: 베니스 현대미술관(Le Stanze della Fotografia)
일정: 2025.04.10 – 08.10

Figure de ballet, 1948. © Adagp/Jeanne Bucher Jaeger, Paris, by SIAE 2024.

Composition, January 1936. © Adagp/Jeanne Bucher Jaeger, Paris, by SIAE 2024.
10. 《Maria Helena Vieira da Silva: Anatomy of Space》
포르투갈 태생의 프랑스 화가, 마리아 헬레나 비에이라 다 실바의 회화는 복잡한 건축물이 주를 이룬다. 이번 전시의 묘미는 실존하는 공간을 시각적 환영을 묘사하듯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가의 초기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생이었던 작가가 파리에서 다국적인 예술 환경을 접했을 무렵의 작품 말이다. 이 외에도 남편이자 화가인 아르파드 세네스(Árpád Szenès)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함께 망명한 리우데자네이루에서의 시간에 주목했다. 파리의 퐁피두 센터, 뉴욕의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런던의 테이트 모던 등에서 수급한 70여 점의 작품은 베니스에 이어 스페인의 구겐하임 미술관 빌바오에서도 전시된다.
장소: 페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 Collection)
일정: 2025.04.12 – 09.15
Credit
- 에디터/ 고영진
- 사진/ 각 기관 및 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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