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골든구스의 탄생지가 베니스라고?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를 앞두고 골든구스가 선보인 특별한 전시.

프로필 by 이진선 2025.05.22

FROM VENICE


2025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를 앞두고 골든구스의 복합문화공간인 하우스(HAUS)에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마르코 브람빌라와 함께한 전시가 열렸다. 충만한 브랜드 히스토리와 실험적인 영상 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드라마틱한 밤. 그 현장에 <바자>가 함께했다.


골든구스의 복합문화공간 HAUS의 전경. 한편에 마르코의 영상 작업물이 상영되고 있다. 마르코의 대표작을 관람 중인 게스트들.

이탈리아 베니스의 산업 항구 지역, 마르게라(Marghera)에는 2024년에 첫선을 보인 골든구스의 글로벌 문화 플랫폼, 하우스(이하 HAUS)가 자리해 있다. 이곳은 골든구스의 장인정신과 문화·예술을 통해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조명하고 정체성을 담아낸, 피지털(phygital, 피지컬과 디지털의 합성어로 물리적 제품과 디지털 서비스의 결합을 의미)한 공간이다. 최근 주요 패션 하우스들이 몰두하고 있는 인재 양성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미래에 골든구스의 아티잔으로 성장할 드림 메이커(dream maker, 젊은 아티잔들을 일컫는 말)들이 HAUS 내 아카데미(Academy)에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동시에 창의성을 발휘하는 법을 배워나간다고. 그리고 지난 5월 7일, 2025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를 앞두고 골든구스의 탄생지이자 심장과도 같은 HAUS에서 몰입형 전시와 예술적 실험을 결합한 이색적인 이벤트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 바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감독인 마르코 브람빌라(Marco Brambilla)와 협업을 진행한 것인데 팔레 드 도쿄의 공동 창립자이자 선구적인 큐레이터인 제롬 상스(Jérôme Sans)가 참여해 특별함을 더했다.


전시의 큐레이팅을 맡은 제롬 상스(왼쪽)와 비디오 아티스트 마르코 브람빌라.

1960년 이탈리아 태생의 마르코 브람빌라는 팝 컬처, 예술사, 첨단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각적 실험을 이어온 아티스트다. 비디오 설치 아트, 디지털 콜라주, 가상현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풍경을 구성해온 그가 자신의 대표작 및 골든구스만을 위해 완성한 3개의 작품 <Anthology>, <Desire>, <Flashback>으로 HAUS를 채웠다. 전시명은 «Altered States(상태 개조)».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대규모 개인전인 만큼 현장의 열기도 뜨거웠다. ‘영화’라는 주제를 하나의 몽환적 상태(dream state)로 탐구한 작품들은 익숙하고도 낯선 영화 이미지와 사운드를 바탕으로 기억·환상·욕망이 뒤섞인 꿈의 공간을 구현해냈고, 게스트들은 마치 미로를 탐험하듯 설레는 마음으로 HAUS 곳곳을 탐색했다. 밤 9시엔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마르코의 대표작인 <Heaven’s Gate(2008-21)>를 관람하는 시간도 가졌다. 단테의 <신곡(神曲)>에 등장하는 7개의 연옥에서 영감을 받은 그의 작품이 거대한 스크린과 맞은편 창문을 통해 상영되며 그야말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음은 물론이다.


실버 시퀸 트루스타 스니커즈의 코크리에이션 과정.

그 밖에도 지난 4월에 출시된 골든구스 트루스타 스니커즈의 새로운 컬러 버전 ‘실버 시퀸 트루스타’를 최초로 공개했으며, 전시를 기념해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서비스인 코크리에이션 중 실크 스크린 기법을 적용한 다양한 캡슐 컬렉션 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벤트에 힘을 보태줄 든든한 응원 군단도 자리를 빛냈다. 골든구스와 지속적으로 협업하고 있는 도쿄 및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케이터 키건 팔머와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스케이터 코리 주노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와 문화 인사들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으니. 전시는 5월 10일과 11일에 ‘HAUS week’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도 공개되었으며 예술·문화·스니커즈·스포츠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 워크숍, 토크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이처럼 베니스에서 태어나고 성장해 성공을 이룬 골든구스는 이제 베니스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고자 한다. 문화와 문화를 잇고,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며 인재를 키워내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이탈리아의 낭만적인 도시 베니스에서 골든구스의 명징한 비전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Credit

  • 사진/ ⓒ Golden Goose
  • 디자인/ 이진미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