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겨울 산행을 위한 산 아래 맛집 5, 서울 편

서울 산행 코스 끝에 등장하는 하산 맛집 다섯 곳.

프로필 by 최강선우 2024.11.11
춥다고 움츠러들지 말고 단단히 채비를 한 채 겨울 산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몸을 쓰고 땀을 흘린 뒤 먹는 보양식은 산행을 만끽하고 몸을 건강하게 만들 터이니. 겁부터 나는 초심자부터 산 좀 올랐다고 말하는 숙련자 모두에게 어렵지 않은 서울 산행 코스 끝에 등장하는 하산 맛집 다섯 곳을 소개한다.

겨울철에는 유독 추운 바람을 뚫고 집 밖으로 나가기 위해선 각오와 열정이 필요하다. 게다가 평지도 아니고 산을 간다고? 길이 미끄럽거나 체온이 떨어질 염려로 확실히 더 많은 장비를 챙겨야 하기에 번거로운 것도 사실이다. 물론 열혈 등산 마니아들은 겨울철 등산을 마다하지 않겠으나 산을 정복하겠다는 마음 대신 즐겁게 하고 싶거나 ‘라이트’한 취미로 삼은 이들에겐 정상이 아닌, 맛집을 최종 지점으로 두는 방법을 추천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도록 만들 것이다. 게다가 겨울철 산행 중에는 김밥처럼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산 위에서 따뜻한 음식을 챙겨 먹을 수 없는 경우라면 하산 후 몸을 따뜻하게 만들, 제대로 된 식사를 하는 편이 더 낫다고. 막걸리 한 잔과 곁들이기 좋은 곳부터 뜨끈한 국물이 일품인 노포까지. 맛있는 음식을 먹겠다는 의지 앞에서는 찬 바람이나 미끄러운 길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두부 / 아차산 / 원조 할아버지 손두부
사진/ 최강선우

사진/ 최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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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강선우

사진/ 최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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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에서 하산하면 손두부라고 써진 집이 많은데, 이상할 정도로 이 가게 앞에만 사람들이 긴 줄을 선다. 다행히 회전이 빨라서 자리가 금방 난다. 한 번 와보면 왜 그런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저렴한 가격에 모두부(6천 원)와 막걸리(3천 원)를 먹을 수 있기 때문. 냉장고 안에는 다양한 막걸리 종류가 있어서 구경만으로도 신이 날 정도다. 별미는 곰취 막걸리. 맛있게 먹는 팁이 있다. 땡초 그릇에 양념장을 듬뿍 섞어 두부에 올려 먹는 건 단골들 사이에서는 국룰. 순두부를 주문하며 공기밥을 추가하면 양푼에 참기름과 무생채를 듬뿍 담아준다. 순두부를 함께 넣고 비벼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거뜬하다.

주소 서울 광진구 자양로 324
영업시간 화-일 6:00~22:00, 월요일 휴무

만둣국 / 우면산 / 봉산옥
사진/ 중앙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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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 봉산이 고향인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요리법을 이어 황해도 스타일의 음식을 선보여온 작은 한식집이다. 흔히들 예술의 전당 근처에 맛집이 없다고 말하지만, 골목길에 오래 자리한 가게답게 분위기는 소탈하면서도 언제나 변치 않는 맛에서 단단함마저 느껴진다. 깔끔하게 넘어가는 개운한 육수는 12시간 양지를 고아서 끓인 것. 슴슴하면서 깊이가 느껴지는 만둣국 육수에 이북식 만두 5개가 담긴 채 찢긴 양지머리 고명을 풍성하게 올려낸다. 황해도식 만둣국(1만 1천원)이 대표 메뉴. 만둣국과 함께 주문하길 꼭 권하는 메뉴는 서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오징어 순대다. 명태 식해와 함께 나오기에 올려 먹으면 어느새 막걸리나 소주를 주문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주소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8길 5-6 1층 봉산옥
영업시간 11:00~21:30 (브레이크 타임 14:30~17:00), 일요일 휴무

어복쟁반 / 북한산 / 만포면옥
사진/ 만포면옥 제공

사진/ 만포면옥 제공

사진/ 만포면옥 제공

사진/ 만포면옥 제공

북한산 하산을 우이동으로 해본다면, 1972년부터 문을 연 은평구 대표 백년가게 만포면옥에 가보자. 동치미 국물에 3시간 고아낸 차돌·양지 육수를 더한 평양 냉면도 유명하지만, 겨울철에 택할 수 있는 별미로는 어복쟁반(5만 5천 원)과 만두전골, 녹두전, 불판에 올린 이북 음식들. 파채 듬뿍 올린 옛날 불고기(1인분 2만 3천 원)도 꽤 맛있다. 식사로도 안주로도 든든한 메뉴가 많아 고르기가 어려울 정도다. 1,2층으로 넓은 공간, 깔끔한 장소로 등산객 뿐만 아니라 근처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동네 맛집이기도 하다. 날은 춥지만 목이 마르거나 시원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이북식 만두를 튀긴 눈꽃 만두와 슴슴한 평양냉면도 이한치한 메뉴로 추천한다.

주소 서울 은평구 연서로 171 백년가게 만포면옥
영업시간 월-일 11:00~21:00 (브레이크 타임 16:00~17:00)
SNS 인스타그램 @manpo.official

전 / 관악산 / 봉이전
사진/ 최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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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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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하산 코스로는 단연 서울대입구역에 위치한 봉이전이 있다. 고소하고 담백한 전들이 갓 구워 나와 따뜻하게 맛볼 수 있다. 계란옷이 비리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담백하다. 추천 메뉴는 소고기 육전과 감자를 곱게 채 썰어 부친 감자채전. 어느 하나도 포기 못하겠다면 소쿠리에 한 가득 담겨 나오는 모듬전(3 만원)을 시키면 누구나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전의 맛을 매콤하게 잡을 도토리묵을 함께 먹어도 좋다. 손수 끓인 라면(4천 원)은 차가워진 몸을 뜨겁게 덥혀줄 별미! 주말 오후 1시부터 오픈해 이른 아침에 등산한 뒤 술을 마시기에 좋다. 가게 내부가 넓은 편이라 관악산을 다녀온 산악인들로 가득한 이색적인 광경을 볼 수 있다.

주소 서울 관악구 봉천로 473-5 1층
영업시간 월-금 14:00~1:00, 토-일 13:00~1:00

도가니탕 / 인왕산·안산 / 대성집
사진/ 최강선우

사진/ 최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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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강선우

사진/ 최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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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산이나 인왕산을 등산하고 내려오면 독립문역과 무악재 사이에 위치한 대성집으로 달려가 보자. 2024년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될 만큼 역사도 깊고 맛도 이미 인정받은 도가니 전문점이다. 오픈 시간인 아침 10시 반이 되기 전부터 늘어진 긴 줄에 겁먹지 않아도 된다. 비교적 이른 저녁 8시에 폐점하니(토요일은 한시간 더 일찍 닫는다) 눌러앉아서 술을 마시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 소 힘줄인 ‘스지’와 세트로 탕이나 수육으로 즐겨먹는 식재료인 도가니의 물컹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은 여타 고기 부위에서 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도가니탕과 수육 가격 역시 다른 식당들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출출하다면 특(1만 7천 원)을 시키자. 수육(3만 원)을 따로 시키지 않아도 될 만큼 건더기가 풍성하다.

주소 서울 종로구 사직로 5
영업시간 월-토 10:30~20:00 (브레이크 타임 15:00~17:10),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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