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의 음악을 형상화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Celebrity

던의 음악을 형상화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던의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때, 바로 지금.

BAZAAR BY BAZAAR 2022.06.27
 
재킷은 Kimseoryong Homme.

재킷은 Kimseoryong Homme.

며칠 후면 새 노래가 나온다.
노래 나오기 전 이렇게 설레는 기분은 처음이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럴 것 같은데, 결과물이라는 게 여러 사람이 모여 하는 거라 생각하는 대로 잘 안 나온다. 욕심을 한껏 부려 꼭 작업하고 싶던 뮤직비디오 감독님한테 직접 연락도 해보고 스태프들이랑 정말 재미있게 하고 싶은 걸 다 했다.
‘Stupid Cool’이 원래는 2년 반 전에 만든 노래라고.
열정이 넘쳐 한창 작업을 많이 했었다.(웃음) 예전에 만든 곡들을 가끔 듣는데 다시 이 곡을 들으니 참 새로웠다. 지금은 그때 같은 음악이 안 나온다. 어린애들은 그림 그릴 때 막 그리지 않나. 기본기도 없고,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색칠하고, 선도 막 그리고, 구도 같은 것도 자기 마음대로 하고. 2년 반 전에 내가 그런 느낌이었다. 같이 기타 치는 형이 기타 쳐주면 흥얼거리고 밥 먹으면서도 흥얼거리며 재미있게 작업을 하던 때였다. 당시에 이 노래를 다 완성했더라면 지금과 또 달랐을 거다. 그동안 나도 성장해서 지금의 노래로 완성되지 않았을까 싶다.
 
티셔츠는 Tonywack. 목걸이는 Motoguo.

티셔츠는 Tonywack. 목걸이는 Motoguo.

싱글과 미니 앨범을 내오면서 하고자 하는 음악과 대중이나 소속사 사이의 타협점은 어떻게 변해왔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타협을 잘 하지 않았다. 대중의 공감을 사기 위해 사랑 노래를 해야 하나? 신나는 노래를 해야 하나? 그런 반항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안 하고 싶었다. 처음 만든 음악들을 들어보면 되게 난해하다. ‘내가 왜 그랬지?’ 이런 생각도 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리고 앨범을 내보면서 자연스럽게 타협점이 생겼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되,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 좋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점점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여름에 어울리는 노래다. 던이 생각하는 여름 노래가 이런 건가 생각해보게 됐다.
코드에는 메이저와 마이너가 있는데 항상 마이너 멜로디를 썼다. 가사도 항상 쓸쓸했는데 이 노래가 유일하게 그렇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여름 노래는 나른한 노래? 신나게 뛰어놀기보다는 늘어져서 여유를 즐기는 느낌의 밴드 음악이다.
 
팬츠는 Studioguage. 브리프는 Celine.

팬츠는 Studioguage. 브리프는 Celine.

가사를 꽤 빨리 쓰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도 후루룩 쓴 건가?
이번에도 진짜 빨리 썼다. 2년 반 전에 1절만 만들었을 때는 거의 30분 만에 썼고, 이번에 2~3절 완곡까지 만들었을 때는 한 이틀 걸렸다. 사람을 사랑하면 바보가 되지 않나. 나중에 떠올리면 약간 오글거리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하고. 그런 감정들을 글로 옮겼다. “넌 잘 모르겠지만, 난 사실 너를 위해 태어났다.” 이렇게 말해놓고는 “그런데 미간 찌푸리지는 마라. 나도 약간 토 나온다.” 이러는.(웃음) “I love you. You’re the only one.” 알기 쉬운 영어로 다 채워 넣었다.
사진을 현아가 찍었다. 지난 음반 작업과 스타일링에 이어 또 새로운 협업이다.
연인인 걸 떠나서 현아는 내가 정말 존경하는 사람이다. 나는 음악 쪽만 아는데 현아는 비주얼 쪽으로 특출나다. 색깔과 아웃핏 같은 시각적인 부분에 민감해 항상 여러 가지 도움을 받는다. 이번에도 현아가 먼저 사진을 찍어준다고 한 거다. 사실 너무 잘 찍는 사진작가님들이 있으니까 걱정을 좀 했다.(웃음) 현아가 항상 들고 다니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었는데 결과물을 보자마자 너무 맘에 들었다. ‘아, 현아가 보는 나는 이런 느낌인 거구나.’
 
니트는 Motoguo. 브리프는 Vetements. 니삭스는 Motoguo.

니트는 Motoguo. 브리프는 Vetements. 니삭스는 Motoguo.

여러 방식으로 현아와 작업하는데 어떤 발전이나 새로움을 느끼는지.
진짜 돌아이다.(웃음) 그리고 예술가다. 사람 자체가 순수하고 여려서 예술적인 영감이 넘쳐흐르는 게 아닐까?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자유롭게 생각하는 친구다. 현아 역시 나를 그렇게 느낀다고 하지만 나는 좋아하는 스타일과 꽂히는 스타일을 성장시킨다면, 그 친구는 어린아이처럼 많은 걸 흡수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몇 년 전 인스타그램에 처음으로 둘이 작업하는 모습을 올린 적이 있다. 우리나라 연예인 커플에게는 잘 볼 수 없는 낯선 모습이었다.
일단 우리는 작업을 되게 재미있게 한다. 음악 만드는 건 내가 더 경험이 많지만 오히려 현아가 얽매이지 않고 음악을 한다는 점이 너무 좋다. 내가 잃어버린 걸 계속 갖고 있는 것 같아서. 그 무렵 작업실에 있으면 항상 현아가 와서 같이 작업을 해보자고 했다. 회사도 없을 때고 일이 없었다. 사실 우리는 어떻게 놀 줄 모르는 거였다. 나는 유흥을 즐기거나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 현아 역시 어릴 때부터 일을 해서 작업하는 게 노는 거였다. 우리가 건강한 사랑을 하고 있구나, 생각이 든다.
던의 음악을 형상화하면 어떤 모양일 것 같나?
지점토. ‘이런 노래를 왜 만들었지?’ 싶을 정도로 장르가 다양하다. 물론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말이다. 빨리 질려 하고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하고 싶은 욕구가 커서 작업하는 도중에 항상 다음 걸 떠올린다. 부모님이 내 음악에 대해 잘 모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니 음악은 진짜 다 다르다.” 이렇게 말씀하셔서 좀 놀랐다. 이걸 느끼는구나. 알아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재킷, 팬츠는 Kimseoryong Homme.

재킷, 팬츠는 Kimseoryong Homme.

요즘에 빠져 있는 음악은?
장르는 다양하되 듣는 것만 듣는 습관이 있다.(웃음) 예를 들어 록이면 오아시스만 듣는다거나 펑크면 스티비 원더, 댄스면 마이클 잭슨 곡만 듣는다. 요즘에는 새로 나온 앨범들을 훑어보면서 모르는 가수가 있으면 한 번이라도 들어보려고 노력 중이다.
다시 그림을 그리는가 보다.
어렸을 때 화가가 꿈이었다. 그때는 꿈이 뭔지 몰라서 엄마 말대로 장래희망에 ‘공무원’을 적곤 했지만. 활동적으로 바깥에서 노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집에서 만화책을 보고 따라 그렸다. 처음에는 만화 캐릭터를 연필로 따라 그리다가 유화로 과일이나 마을 풍경, 유니콘 같은 걸 그렸다. 본격적으로 하려니 시들해져서 그만뒀는데 얼마 전 갑자기 다시 그려보고 싶었다. 평소에는 공책 귀퉁이에 그리던 걸 물감으로 그려보니 내 정서와 에너지에도 도움이 되더라.
 
재킷은 Studioguage.

재킷은 Studioguage.

어떤 것들을 그리나?
한 가지에 꽂혀서 계속 그리는데 그게 나다. 항상 내가 있다. 창문 아래 사인펜으로 조그만 내가 창틀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그려놨다. 모닥불 옆에 쭈그려 앉아 있거나 현아랑 함께 넓은 바다에 둥둥 떠다니는 것도 그렸다. 다 그리고 나면 제목을 크게 쓰는데 현아와의 그림을 그릴 때 ‘Just Two of Us’라는 노래를 듣고 있어서 제목을 그렇게 붙이기도 했다.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는 아이였나? 집 밖에 안 나가는 아이였다고는 했지만.
여름방학이 보통 한 달이지 않나. 그런데 난 진짜 한 달 동안 집 밖으로 안 나갔었다. 초등학생인데. 그렇게 뛰어놀 나이에.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싶다.
왜 그랬을까?
글쎄. 엄청 외로웠던 것 같다. 그래서 내 노래에 자꾸 쓸쓸함이 묻어나나 보다.(웃음) 집이 어려워서 여섯 살 될 때까지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다. 같이 살게 됐을 때도 맞벌이를 하시느라 집에 잘 안 계셨다. 방 안에서 하루 종일 투니버스 보거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사람들이 지나가는 걸 내려다보았다.
그 어린아이에게 한마디 해주자.
무슨 이야기를 해도 안 들을 것 같다. 뜬금없이 “공부해라?”(웃음) 또는 “넌 가수가 될 거니까 음악을 들어라?” 아니다.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베스트는 Lily. 브리프는 Celine. 부츠는 Motoguo. 화보에서 계속 착용한 반지는 개인 소장품.

베스트는 Lily. 브리프는 Celine. 부츠는 Motoguo. 화보에서 계속 착용한 반지는 개인 소장품.

아까 촬영하면서 포스트잇에 떠오르는 글자들을 막 썼다. 요즘 머릿속에 들어있는 단어들인가?
‘peace’ ‘hope’ ‘no war’. 세상에는 행복한 일도 많지만, 그만큼 불행한 일도 많다. 그래서 행복한 생각을 가지며 긍정적인 에너지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요즘 행복한가?
앨범 준비할 때마다 그 앨범의 콘셉트에 굉장히 충실하다.(웃음) 그래야 보는 사람들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그래서 무대 위에서 연극하듯 몰입하게 된다. ‘Money’를 부를 때는 무대 위에서 절규했다. 이번 노래는 밝고 긍정적이다. 지금 정말 다행인 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정말 힘들었다. 살면서 제일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에 이상신호가 오고 생각도 건강하지 못한 상태였다. 비바람은 지나간 것 같다. 이번 노래를 통해 내가 더 단단해지길 바라고 있고 그럴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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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박의령
    사진/ 주영균
    스타일리스트/ 안두호
    헤어/ 신효정
    메이크업/ 박민아
    어시스턴트/ 백세리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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