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베니스에서 꼭 봐야하는 전시 5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Art&Culture

올 여름, 베니스에서 꼭 봐야하는 전시 5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동안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위성 전시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이 시기의 베니스는 전 세계 갤러리와 미술관, 재단, 컬렉터가 치열하게 자기를 증명하는 전쟁터이며,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무한히 샘솟는 영감의 파라다이스가 된다.

BAZAAR BY BAZAAR 2022.06.16
 
Anish Kapoor, 〈Mount Moriah at the Gate of the Ghetto〉, 2022, Mixed media. Photo ⓒ David Levene ⓒ Anish Kapoor. All rights reserved SIAE, 2021

Anish Kapoor, 〈Mount Moriah at the Gate of the Ghetto〉, 2022, Mixed media. Photo ⓒ David Levene ⓒ Anish Kapoor. All rights reserved SIAE, 2021

Anish Kapoor, 〈Shooting Into the Corner〉, 2008-2009,Mixed media.Dimensions variablePhoto ⓒ Dave Morgan ⓒAnish Kapoor. All rights reserved SIAE, 2021

Anish Kapoor, 〈Shooting Into the Corner〉, 2008-2009,Mixed media.Dimensions variablePhoto ⓒ Dave Morgan ⓒAnish Kapoor. All rights reserved SIAE, 2021

심연 속으로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개인전이 아카데미아 미술관과 만프린궁전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네덜란드 국립미술관 관장인 타코 디빗(Taco Dibbits)이 기획한 이 전시는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에 열리는 모든 전시 중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60여 점의 작품 중에서도 99.9%의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탄소 나노 기술 소재 ‘반타블랙(Vanta Black)’을 활용한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조각과 카푸어의 상징적인 색상인 붉은색을 활용한 장소특정적 설치작업이 관람객을 심연의 영역으로 흡수한다.
 
※ 아니쉬 카푸어의 개인전은 2022년 10월 9일까지 아카데미아 미술관(Gallerie dell’Accademia)과 팔라초 만프린 (Palazzo Manfrin)에서 열린다.
 
«Ha Chong-Hyun» 설치 전경. 사진: Sebastiano Pellion di Persan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Ha Chong-Hyun» 설치 전경. 사진: Sebastiano Pellion di Persan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하종현 다시 보기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 김선정이 기획한 한국의 단색화가 하종현의 개인전 «Ha Chong-Hyun»도 주목할 만 하다. 이번 전시는 하종현의 60년 화업을 관통하는 구작과 신작을 시대별로 배치하여, 과거부터 현재까지 형식적 변화를 거듭하여 진화하고 있는 작가의 예술정신을 조망한다. 철조망, 마대자루, 신문지 등의 전후 시대의 일상적 재료를 활용해 평면에 입체성을 부여한 작가의 창의적 시도를 통해 훗날 화면 뒤에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법’으로 제작한 〈접합〉 시리즈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 «Ha Chong-Hyun»전은 2022년 4월 23일부터 8월 24일까지 팔라제토 티토 성(Palazzetto Tito)에서 열린다.
 
에스파스 루이 비통 베네치아 - 카타리나 그로세의 «아폴로, 아폴로» 전시 전경. 자료 제공: 루이 비통

에스파스 루이 비통 베네치아 - 카타리나 그로세의 «아폴로, 아폴로» 전시 전경. 자료 제공: 루이 비통

아폴로, 아폴로

에스파스 루이 비통 베네치아는 카타리나 그로세(Katharina Grosse)를 초대했다. 그로세는 캔버스와 액자를 뛰어넘어 열린 공간으로 회화의 규모를 확장하는 작가다. 최근엔 주로 대형 실크 천을 쓰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투명과 반투명이 혼재된 포르투니 원단을 회화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나무와 바위, 흙 같은 지형지물이 아닌 운동화 같은 일상적인 물건을 끌어온 것도 의미심장하다. 전시 제목인 ‘아폴로, 아폴로’는 그 자체로 만트라 용어임과 동시에 우주 정복과 신화의 이미지를 응축하는 말이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풍광을 그대로 담은 그로세의 설치 작업은 마치 베네치안 거울을 비추어 보듯 관람객의 동선에 따라 빛과 색을 달리하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 «Apollo, Apollo»전은 2022년 11월 27일까지 에스파스 루이 비통 베네치아(Espace Louis Vuitton Venezia)에서 열린다.
 
Ugo Rondinone, «Burn Shine Fly», Scuola Grande San Giovanni Evangelista, Venice, 2022, Exhibition view. Photo ⓒ Andrea Rossetti Courtesy the artist; Galerie Eva Presenhuber, Zurich; Esther Schipper, Berlin; Sadie Coles HQ, London; Gladstone, New York; Kamel Mennour, Paris; Kukje Gallery, Seoul

Ugo Rondinone, «Burn Shine Fly», Scuola Grande San Giovanni Evangelista, Venice, 2022, Exhibition view. Photo ⓒ Andrea Rossetti Courtesy the artist; Galerie Eva Presenhuber, Zurich; Esther Schipper, Berlin; Sadie Coles HQ, London; Gladstone, New York; Kamel Mennour, Paris; Kukje Gallery, Seoul

Burn to Shine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는 1300년대 베네치아 형제회가 건립한 유서 깊은 성당에서 ‘삶의 경이로움과 신비’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 «Burn Shine Fly»는 타다 남은 80개의 양초 〈Still.life.〉, 황금색 나뭇가지가 태양을 감싸고 있는 〈The Sun〉, 구름 무늬의 인간 혹은 천사 형상이 천장 위를 떠도는 〈Human Clouds〉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burn’ ‘shine’ ‘fly’라는 단어와 호응한다. 전시명은 2019년 세상을 떠난 론디노네의 뮤즈이자 동성 파트너 존 지오르노의 시집 〈You got to burn to shine〉에서 기원했다.
 
※ «Burn Shine Fly»전은 2022년 9월 17일까지 스쿠올라 그란데 디 산 지오반니 에반젤리스타(Scuola Grande di San Giovanni Evangelista)에서 열린다.
 
Anselm Kiefer, «Questi scritti, quando verranno bruciati, daranno finalmente un po’ di luce (Andrea Emo)», 2022, Installation view. ⓒ Anselm Kiefer Photo ⓒ Georges Poncet Courtesy Gagosian and Fondazione Musei Civici Venezia

Anselm Kiefer, «Questi scritti, quando verranno bruciati, daranno finalmente un po’ di luce (Andrea Emo)», 2022, Installation view. ⓒ Anselm Kiefer Photo ⓒ Georges Poncet Courtesy Gagosian and Fondazione Musei Civici Venezia

약간의 재만 남으리

오늘날 베니스의 랜드마크이자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장소였던 두칼레궁전에는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의 작업이 벽면을 덮고 있다. 전시의 제목인 ‘Questi scritti, quando verranno bruciati, daranno finalmente un po’ di luce’는 베니스 철학자 안드레아 이모의 글에서 발췌한 것으로 “이 글이 다 타버리고 나면 마침내 약간의 재만 남으리라”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키퍼는 10년 전 이모의 책을 읽고 그의 철학이 자신의 예술관과 상당히 닮아있음을 발견했다. 키퍼는 최근 〈더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있음’과 ‘없음’은 결코 다르지 않으며 언제나 같은 시간 속에 존재한다”.
 
※ «Anselm Kiefer Questi scritti, quando verranno bruciati, daranno finalmente un po’ di luce(Andrea Emo)»전은 2022년 10월 29일까지 팔라초 두칼레(Palazzo Ducale)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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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손안나
    사진/ Getty Images
    사진/ 59th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사진/ The Milk of Dreams 제공
    사진/ Images Courtesy of La Biennale di Venezia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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