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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마음을 훔친 서울의 빈티지 마스터

‘의식 있는 소비자’로서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위는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다. 서울 신사동, 한남동, 을지로3가, 후암동에 터를 잡고 저마다의 색을 뽐내는 빈티지 숍을 찾았다.

BYBAZAAR2021.04.13
 
@Soobaak_vintage
Add. 도산대로17길 36 지하 1층, 연희로 11


빈티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여유롭지 않은 형편에도 쇼핑을 워낙 좋아해 중고를 찾은 것이 시작이다. 그러던 중 한국과 일본의 유명 빈티지 숍을 성지순례시켜준 지인 덕택에 빈티지(구제랑은 살짝 다른 개념)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숍을 오픈하게 된 이유 수박을 오픈하기 전, 목사로 10년간 일했다. “남자가 40세 전에 사표 한번 던져봐야지.” 같은 허무맹랑한 로망은 아니고 줄곧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우연히 숍을 오픈했었는데 이렇게 잘될 줄 몰랐다. 최근까지 역삼동, 효자동, 연남동 세 군데의 매장을 운영하다 역삼과 효자 지점을 합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공간인 신사 수박은 지난 2월 오픈했다.    
이곳만의 특별한 매력 폴로 랄프 로렌, 브룩스 브라더스, 제이프레스 등 아메리칸 캐주얼과 아메리칸 트래디셔널을 감도 있게 큐레이팅한다. 나는 오프라인 공간을 중시한다. 이유는 사람 대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화학작용이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라 생각하기 때문. 특히 수박 오픈 클래스, ‘구제가 미래다’ 플리마켓, 입어보는 영화, 매거진 〈Green & Black〉 발행, 부캐 ‘칼라하리 데져트 컬트리 클럽’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자랑거리다.  
아이템을 공수하는 곳 물건은 국내외, 온·오프라인 모두 활용해 소싱한다. 코로나 전에는 일 년에 6번 정도 해외로 바잉 트립을 다녔다. 국내는 일산, 광장동, 동묘, 곳곳의 도매업자, 개인 거래로 바잉한다. 대부분의 물건은 직접 보고, 만져보고, 고민을 거듭해 구입한다. 매입 단가는 다른 가게보다 높은 편이지만, 그래야 감도를 잘 유지할 수 있으니까.
숍을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아이템 수박 큐레이팅의 척추는 ‘90년대 메이드 인 USA 리바이스 501’이다. 물건을 바잉할 때 그 슴슴한 청바지랑 잘 어울리냐 아니냐를 고민한다. 즉, 우리는 90년대 전후의 아메리칸 캐주얼을 지향한다.
숍에서 추천하는 빈티지 아이템 트위드 재킷이나 리바이스 청바지, 네이비 금장 블레이저, 까르띠에 탱크. 수박이 제일 잘 이해하고 잘 판다고 자부한다.
물건을 오래 쓰는 나만의 방식 유행은 잘 변하지만 취향은 성격 같은 거라 잘 변하지 않는다. 취향이 있으면 뭔가를 사더라도 오래 쓴다.
특별한 서스테이너블 방식 이 사업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환경 이슈 때문이다. 우리가 파는 옷은 추가적인 탄소 발생과 수질 오염이 거의 없다. ‘일회용품 2회 쓰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며 포장 방식도 많은 고민을 했다. 택배 포장 시 길에서 주워온 박스를 쓰고, 쇼핑백도 손님들이 모아준 쇼핑백을 재활용한다.
빈티지의 매력 상처가 영광이 되는 유일한 장르다. 새것보다 헌 게 더 비싸게 팔리기도 한다.
빈티지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한마디 장담컨대 우리가 아는 모든 위대한 디자이너들 중에 빈티지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거다.
김정렬(‘수박 빈티지’ 대표)
 
 
@Daughter_vintagestore
Add. 소월로2길 13 4층
 
빈티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과거의 색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유니크한 매력.  
숍에 대한 설명 주얼리 브랜드 프루타뿐 아니라 남편과 함께 편집숍 페얼스 숍을 운영 중이다. 페얼스에서도 빈티지를 다루는데 워낙 소규모다 보니 전문적으로 다루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위치를 고민하다가 작년 8월 집과 사무실의 중간 지점인 후암동에 터를 잡았다.
이곳의 특별한 매력 이름이 도터인 만큼 여성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하지만 남자 고객들도 많이 찾아온다. 배우 봉태규도 그중 한 명.) 1970~80년대 ‘후암동의 작은 L.A’라고 할 만큼, 당시의 아이템으로 공간을 채웠다. 베니스 비치, 카우보이, 나바호를 떠올리게 하는 미국 빈티지 의류(티셔츠, 하와이안 셔츠, 스웨트셔츠 등)가 대표적.
아이템을 공수하는 곳 거의 L.A에서 온다. L.A는 빈티지 성지답게 소규모부터 거대한 공장형 숍까지 잘 꾸려져 있는 편. 코로나 이후 관계를 오래 쌓아온 업자들에게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물건을 받고 있다.  
가장 성공률 높은 빈티지 아이템 1980년대 스웨트셔츠. 피트와 소재, 컬러까지 완벽하다.
실패 없는 빈티지 쇼핑 노하우 마음에 들면 즉시 구입할 것. 대부분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영원히 다시 만나지 못할 테니까.
오랫동안 옷을 잘 관리하는 방법 나는 가치를 부여하면 그 물건을 오래 쓸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시대만의 색감, 브랜드의 히스토리, 희소성 같은 것들 말이다. 그래서일까, 쉽게 버려도 된다는 생각 때문에 SPA 브랜드 제품에는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빈티지를 꺼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조언 빈티지라고 남의 손을 탄 제품만 있는 게 아니다. 뜯지도 않은 채 창고에서 몇 십 년 동안 묵혀져 있던, 말하자면 ‘묵은 새 상품(데드스톡(Deadstock))’도 있다. 쉬운 단계부터 차근차근 관심을 가져보는 걸 추천한다.
빈티지가 주는 즐거움 새 옷을 쇼핑하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을 안겨준다. 쉽게 찾을 수 없는 레어한 아이템을 구하는 순간, 보물찾기에 성공한 듯 행복이 느껴진다. 또 빈티지는 사이즈와 수량에 제약이 있다. 때문에 수고를 들여 딱 맞은 물건을 찾는 그 순간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심수지(‘도터 빈티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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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윤혜영
  • 사진/ 이윤화
  • 웹디자이너/ 한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