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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도 빼고 지구도 지킨다? 비건을 계획중이라면

매년 1월, 영국에서 열리는 ‘비거뉴어리(Veganuary)’ 캠페인에 뷰티 브랜드 러쉬 직원들이 동참했다. 지구를 위해 또는 건강을 위해, 참여하게 된 계기와 과정, 변화는 각기 다르지만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한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비건 지향인이 늘어나면 그 영향력은 훨씬 큰 법이니까!”

BYBAZAAR2021.03.13
비움의 시작, 비건 라이프
동물실험 반대에 관심이 많았지만 ‘#비건한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다.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다 보니 자극적인 배달 음식과 정크 푸드를 자주 접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소비되는 일회용 쓰레기와 음식물을 보면서 회의감이 들었다. 스스로 챌린지가 필요하다고 느낀 시점에 캠페인을 접하였고 비움의 시발점으로 함께하게 되었다.
 
비건 코스메틱 사용하기는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먹는 데 있었다. 정제 탄수화물을 제외한 모든 식단을 바꾸려고 보니 막막함이 밀려왔다. 이때 소셜미디어에 #비건레시피를 검색한 게 큰 도움이 됐는데 식단을 찾아 나에게 맞게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니 이후는 한결 수월했다. 우유는 아몬드 밀크와 두유, 닭가슴살은 호박씨와 오트밀, 요거트는 코코넛 요거트, 닭고기나 소고기 등은 식감이 비슷한 버섯으로 대체했다. 한 달 동안 배달 앱을 삭제하고 식사에 필요한 재료를 마트에서 직접 골랐다. 재료들을 보며 ‘이렇게 조합해서 먹을까?’ ‘이걸로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고, 점차 섭취보단 조리에 초점을 맞추며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했다. 그렇다고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혼밥’은 문제가 없었지만 가족이나 친구들과 식사할 땐 신경이 쓰일 수밖에. 고기를 먹을 때 눈치를 보는 가족, 급하게 비건 식당을 찾는 친구의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불편했지만,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하게 해결되었다. 비건 식단 후 달라진 내 모습을 눈으로 본 가족들이 선뜻 동참 의사를 밝힌 것. 관심은 있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친구에겐 가장 맛있게 먹었던 샐러드메밀비빔국수를 요리해주니 친구 또한 식단을 바꾸기 시작했다.
 
당장 냉장고를 열어서 눈에 보이는 자연 재료들을 볶고 끓이고 섞어서 먹어볼 것. 새로운 것을 소비하기보다 있는 것에서 비건을 실천한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테니. 고기를 좋아한다면 〈옥자〉 〈검은 삼겹살〉과 같은 영화나 다큐를 시청하는 충격 요법을 시도해봐도 좋다. 난 당분간 비건 라이프를 지속할 예정이다. 배달 야식으로 더부룩했던 속이 편안해졌고 칙칙했던 피부톤도 맑아졌다. 무엇보다 불필요한 일회용 쓰레기 배출이 줄었다. 요즘엔 비건 디저트를 찾아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안보림(현대 디큐브점)
 
 
완벽함보다는 꾸준함
〈도미니언〉이라는 다큐가 결정적이었다. 귀엽게 삐악거리는 수평아리들이 부화되자마자 상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져 그대로 분쇄기에 갈리는 영상을 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가장 쉽지만 또 어려운 방법은 식단을 바꾸는 일. 자취생이라서 조리가 필요 없는 채소와 두부를 자주 먹었고, 단백질과 지방이 부족해 생기는 허기는 견과류로 달랬다. 샐러드나 두부에도 참기름과 올리브 오일을 듬뿍 뿌려 먹었다. 옷은 되도록 생분해가 되는 면 소재를 입었다. 비거니즘을 실천하기 위해 무언가를 새로 구입해 쓰레기를 늘리기보단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게 핵심. 나 역시 쓸데없는 지출은 줄이고 구매가 필요한 경우 플라스틱이나 합성 소재가 없는, 친환경 제품을 사려고 노력했다. 그 밖에도 제품의 라벨을 꼼꼼히 살피고, 잡지 〈월간 비건〉이나 커뮤니티 ‘채식 공감’, ‘비건 편의점 위키’ 등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풀만 먹는다’ ‘힘들다’ ‘맛없다’ 등 비건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인 인식을 깨고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나 역시 고기 육수는 허용하지만 덩어리 고기는 먹지 않는 ‘플렉시테리언’으로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실천 중이다. 간혹 “채식주의자가 왜 고기를 먹어?”라며 따가운 시선으로 지적하는 이들도 있지만, ‘실수’나 ‘실패’를 했다고 자책하지 않기를! 어디까지나 고기를 먹는 건 개인의 선택일 뿐이니까. 고기를 먹으며 생기는 죄책감보다 채식을 하기 위해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면 어느 정도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비건 루틴을 찾아 즐겁게,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 김예서(캠페인 본부)


 
하루 한 끼라도 괜찮아 #비건한끼
초보 비건인으로 ‘하루 한 끼라도 비건 음식을 먹자’가 시작이었다. 재택근무를 하는 동안, 아침엔 우유와 시리얼, 점심은 배달 음식, 저녁은 외식이나 라면 등 전형적인 자취생 식단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한 끼지만 비건으로 먹으려니 뭘 먹어야 할지 난감하더라. 그래서 콩과 두부, 채소, 과일을 가지고 요리를 하기 시작했고, 좋은 재료를 찾아서 장을 보고 조리한 후 사진을 찍고 먹는 일을 반복했다. 자연스레 배달 앱보다 마켓컬리나 오아시스마켓, 이마트몰 같은 장보기 앱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고, 재택근무로 지루하던 생활 루틴에 작은 변화들이 찾아왔다.
 
고비도 있었다. 야채를 넣고 칼국수를 끓였는데, 아무리 소금과 간장으로 맛을 해도 2%가 부족한 느낌. 소고기맛 조미료를 딱 한 스푼만 넣으면 맛있을 것 같아 여러 번 고민했지만, 엄마가 보내주신 김장 김치 덕에 유혹을 이겨냈 수 있었다. 비건을 계획하는 자취생에게 작은 꿀팁을 주자면 퇴근 후 샤워를 하고 나와 마시는 맥주 한 캔을 포기할 수 없을 땐 ‘비건 맥주’의 도움을 받을 것. 카스, 칭다오, 기네스, 버드와이저 등 비건 맥주가 의외로 많더라. 물론 내가 한 방식이 완벽하진 않다. 하지만 스스로 의식하고 노력하는 과정 역시 건강한 비건 라이프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바로 실천에 옮겨보자. 작은 행동이 큰 변화의 시작이 된다. ‐ 박우영(디지털 본부)
 
 
이미 실천하고 있는 비건 라이프를 찾아보세요
비건보다는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데 집중했다. 하루 한 끼는 신선한 식재료로 식사하기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요리는 물론 조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의외로 내가 먹고 있는 것들이 비건식이었다니! 아파서 끓여 먹은 누룽지, 떡과 과일, 퇴근길 두부가게에서 사온 따끈한 순두부 등 생각보다 쉽게 비건 식단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난 예쁜 플레이팅이나 대단한 조리 없이 제철 과일을 먹거나 고구마를 굽는 등 건강하고 조용하게 먹는 행위에 집중했다. 그 결과, 커피나 술, 폭식을 일삼던 식단은 균형 있게 바뀌었고, 시골집에서 아빠와 난롯불에 고구마를 굽고, 엄마 생신에 떡케이크를 준비하고, 이웃 농장에서 딴 딸기를 사 온 기억들은 코로나로 지쳐 무채색이던 일상에 색을 입혀주었다.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비건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으니까. 남들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변화를 위한 도전이야말로 아름답고 소중하다. ‐ 임송이(캠페인 본부)
 
 
혼자보다는 여럿이!
스태프 전체가 참여하고 실천했던 방법들을 짧게 공유해본다. 먼저 한 달이 아닌, 15일을 기준으로 매일 실천할 비건 계획표를 짰다. 하루 한 끼 비건 식단, 모피 입지 않기, 라테는 우유 대신 두유 등 모든 일상을 한 번에 바꾸기보다는 하루 한 가지씩 실천하고 15일 후 느낀 점을 토대로 자신에게 맞는 플랜을 재설정 했다. 비건 식단으로는 시리얼과 두유, 샐러드파스타, 된장국, 채소월남쌈, 채소를 쪄서 싸 먹는 쌈밥 등이 호응이 좋았고, 비건 의류 브랜드로는 파타고니아,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서 만든 노스페이스 플리스 등이 공유됐다. 비건 코스메틱은 러쉬를 비롯해 아로마티카, 아떼, 이니스프리, 디어달리아 등이 언급됐다. 참여한 이들 모두 동물성 의류 입지 않기를 가장 어려워했는데, 생각보다 옷장에 울 소재나 동물 털을 사용한 옷들이 많아 새삼 놀랐다. 동물성 의류 생산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그만큼 무분별한 소비가 지구에 얼마나 큰 해를 입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혹시 비건에 도전하고 싶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혼자보단 두 명 이상이 함께 할 것을 추천한다. 비건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물론 일상을 나누고 격려하다 보면 어느새 변화된 습관들을 마주하게 될 테니까. 무엇보다 환경과 동물, 나 자신을 위해 소소하게나마 의식 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꽤 자존감을 높여주는 일이다. ‐ 김영은(신세계 대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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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정혜미
  • 사진/ 정원영
  • 어시스턴트/ 주효정
  • 웹디자이너/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