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ity

원 앤 온리! 하지원은 정말 웃음이 많다

하지원의 웃음과 눈물은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가 된다.

BYBAZAAR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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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집〉에서 보니 하지원은 정말 잘 웃는 사람이더라. 
원래 웃음이 많다. 다른 사람들이 웃지 않는 대목에서도 혼자 웃고, 뭐가 떨어지기만 해도 웃는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들이 있을 때 잘 웃는 것 같다. 처음 작업하는 감독님들은 놀라기도 한다. 가만 있다가 웃으니까. 그럼 신경 쓰지 말라고 말씀드린다. 나 원래 그렇다고.(웃음)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상과 가까운 모습을 드러내는 건 처음이었다. 
정말 드물었지. PD님과 사전 미팅 할 때 대본 없이 편하게 가면 된다고 하길래 출연을 결정했다. 실제로 카메라가 가까이 있지도 않고 작가님들이 앞에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 참 재미있게 놀았다. 원래 자연이나 캠핑을 진짜 좋아한다. 텐트까지 완벽하게 치고 그러진 않지만 산도 좋고, 구름도 좋고, 별도 좋고. 치유되는 느낌이 좋다.
뭐가 떨어져도 웃고 구름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눈에 보이는 대로 재빠르게 반응이 나오는 것 같다.(웃음) 
눈이 오면 보통 사람들은 눈이 오는구나 하지 않나? 나는 “와! 눈 온다!” 하면서 뛰어다닌다.(웃음) 좋으니까 어쩔 수 없다. 신기한 것들도 그렇고.
 
드레스는 Giambattista Valli. 장갑은 Miu Miu.

드레스는 Giambattista Valli. 장갑은 Miu Miu.

오랜만이라 반갑다는 반응도 많지만, “정말 예쁘다!”라는 반응이 제일 많지 않은가 싶은데. 
주변에서 문자도 많이 받았다. 사람들이 나의 일상적인 모습을 좋아해준다는 게 무엇보다 기뻤다.
TV를 통해 보는 친근한 하지원은 어땠나? 
진짜 많이 웃는구나 했다.(웃음) 어떤 짤을 하나 봤는데 내가 말은 존댓말로 하면서 사람들한테 다 시키는 거다. 몰랐다 그런 줄.(웃음) 친한 모임에 남동생들이 많은데 그들이 나보고 ‘손이 많이 가는 누나’라고 했었는데 왜 그런지 알겠더라.
좋은 음악을 듣고 맛있는 요리를 해먹는 모습을 봤다. 또 어떤 걸 즐기는지?  
꽂히는 게 생기거나 작업할 때 특히 한 가지에 엄청 파고든다. 메이크업도 안 하고 옷도 정말 대충 입는다. 일상을 다 놔버린다. 대신 쉴 때는 친구들과 술 마시면서 음악과 영화 얘기를 나누고, 좋은 책이나 음악을 찾아 듣는다.
 
의상은 모두 Givenchy.

의상은 모두 Givenchy.

차박하는 데 시가렛 애프터 섹스(Cigarettes After Sex)의 LP까지 들고 갔다. 
시가렛 애프터 섹스나 시규어 로스(Sigur Ros)를 되게 좋아한다. 요즘에는 일렉트로닉에 빠졌다. 자연의 소리 같은데 일렉트로닉한, 우주의 소리 같기도 한 독특한 음악을 자주 듣는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TV는 안 보더라도 음악은 듣는다.
영화 〈담보〉에 함께 출연한 성동일, 김희원, 거기에 여진구까지 배우 세 명과 함께한 외출이라 그런지 걸리는 게 하나도 없어 보였다. 
우와. 그렇게 느꼈다니 신기하다. 진구 씨는 처음 만났는데도 촬영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조금의 불편함도 없었다. 두 선배님은 영화 촬영만 같이 하다 처음 여행을 한 건데 또 다르게 느낌이 좋았다. 내가 볼락을 어찌나 맛있게 먹었는지 성동일 선배님이 집으로 또 보내주셨다.(웃음)
 
드레스는 Alexander McQeen. 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드레스는 Alexander McQeen. 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고등학생 때 데뷔한 이후 한 작품 한 작품에 열정을 쏟아부으며 연기를 해왔다. 이제 쉬엄쉬엄 가도 좋을 것 같은 참이었다. 
꽂히면 무섭게 하는 스타일이라 주변에서 나를 너무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탐구하고 파고드는 걸 즐긴다. 의사 역할을 맡으면 봉합하는 모습만 연습하면 되는데 해부학 책까지 사서 본다.(웃음)  〈바퀴 달린 집〉은  야생에 풀어두니까 본래의 내 모습이 더 나왔다. 나도 이제 좀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라고 생각한다. 캐릭터의 모습이 아닌 다양한 진짜 인간의 모습들이 있다.  지금까지 일로써 많은 경험을 했지만 주변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정작 보지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지금까지 했던 작업들과는 또 다른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 더 인간적인, 더 본질적인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연기가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나? 
처음에 연기자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사람들을 울게도 웃게도 하는 ‘슈퍼우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이 어떤 건지 궁금했다. 스타가 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그저 그런 사람의 힘을 갖고 싶었다. 감사하게도 좋은 작품을 만나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연기를 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공간에서 산다는 게 좋았다. 어릴 때는 그 시간밖에 없으니까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고, 그냥 세상이 멈춰 있었다. 그래서 더 에너지를 작품에 쏟았다면, 지금은 이 세상에 발을 붙인 하지원으로 다른 것들을 보고 경험하고 있다. 신기한 것도 되게 많고, 이 세상도 재미있더라.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드레스는 Balenciaga. 귀고리는 1064 Studio. 부츠는 Kaithe.

드레스는 Balenciaga. 귀고리는 1064 Studio. 부츠는 Kaithe.

영화 〈담보〉는 거친 두 남자에게 담보로 맡겨진 아이가 한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꽤 순한 맛이다. 
분량이 많진 않지만 처음과 끝을 이야기하며 풀어나가는 역할이다. 아역 승희 따로, 내가 큰 승희다. 대본 자체가 진정성 있고, 뭔가 쉽지 않은 사랑인데, 그 사랑이 정말 진하더라. 보여지는 이미지가 중요한 작업은 아니라 성동일, 김희원 선배와의 교감이나 감정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
‘승희’는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보다 평범하지만 겹겹이 사연을 쌓고 있는 인물이다. 
어딘가에서 인간의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트라우마가 그 사람의 자라는 과정, 인생을 좌지우지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 나 역시 승희가 어떤 삶이었든 어둠이 아닌 더 당당하고 밝은 모습을, 오히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몇 년 전에 고등학생 역할을 맡았을 때 근육 운동도 하지 말고 되도록 걷지 말라는 발레 선생님의 말을 지켰다는 일화가 생각난다. 왠지 평범한 역할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웃음)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다친 곳이 없을 정도로 여러 장르에 도전했다. 호기심이 많아 “할 줄 알아?”라고 하면 “못하겠는데요.” 가 아니라 “해보죠 뭐.” 하는 편이다. 이번에는 정말 옆집에 있을 법한 인물로 보이고 싶어서 메이크업과 의상을 고심했다. 대학 때 모습도 연기해서 그냥 조명만 좀 신경 써달라고 했다. 사실 감독님이 고등학생 승희까지 연기해달라고 하셨는데 그건 절대 안 된다고 했다.(웃음)
 
드레스는 Fendi.

드레스는 Fendi.

이 영화를 통해 감정의 영역을 더 깊이 보게 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승희가 자신을 담보로 데려간 아저씨들에게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이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아빠라는 말을 꺼낼 일이 별로 없었다. 나도 모르게 울컥하더라. 내 감정이 많이 들어가 있다. 〈담보〉는 결국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이 아니더라도 그걸 뛰어넘는 사랑. 가족의 형태가 많이 달라진 지금 같은 시기에 보는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영화다. 나의 연기보다는 보석 같은 감정을 가져갔으면 좋겠다.  
하지원의 보석은 무엇인가? 
사랑하는 사람들. 어릴 때부터 쉬지 않고 일해서 친구들과의 만남이나 가족 모임을 별로 가지지 못했다. 없을 때 소중함을 더 느끼지 않나? 요즘 코로나 때문에 더 간절하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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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의령
  • 사진/ 목정욱
  • 스타일리스트/ 이보람
  • 헤어/ 이일중
  • 메이크업/ 이준성
  • 어시스턴트/ 김형욱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