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ity

비, '깡'으로 만든 근육질 화보

누군가는 그를 재발견했고 누군가는 그를 발견했다. 비는 지금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느긋하게 진화하고 있다.

BYBAZAAR2020.05.30

LET IT BE

각 잡은 슈퍼스타 비를 상상했는데 의외다. 얼굴이 참 편해 보인다. 
예전에는 화보를 찍는 일에 별로 흥미가 없었다. 아무리 내 몸 상태가 좋더라도 보여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소모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 찍으면서 이미 “어휴 또 몸 자랑하네.”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염두에 두니까 조심스럽기도 하고. 지금은 그냥 맡기는 편이다. 예전엔 숨고 싶었다면 이제는 드러내놓고 어떻게 하면 가장 요즘의 것들을 내 걸로 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최근에 10kg을 감량해서 화제였다. 스무 살 때의 몸무게를 갱신한 거라고. 
20대 초반엔 뭘 먹어도 살이 안 쪘던 것 같은데….(웃음) 같은 몸무게라도 지금은 확실히 더 퍼져 보인다. 작년 연말에 90kg을 찍고 나 자신이 너무 나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아침엔 샐러드, 점심은 일반식, 저녁은 아예 굶는다. 일종의 간헐적 단식이다.
셔츠는 Palomo by BOONTHESHOP.팬츠는 Balenciaga. 슈즈는 Valentino.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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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운동도 병행했을 테고? 
운동은 토 나올 정도로 했지.
홈트족들에겐 타바타 전도사로도 불린다. 
저중량, 고중량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근본적으로 건강하자고 하는 운동 아닌가. 결론은 하루에 5분만이라도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는 거다. 짧고 굵게. 대신 쉬면 안 된다. 5분 동안 전력질주를 한다고 상상해봐라. 결코 쉽지 않다. 5분 동안 저중량으로 쉬지 않고 운동하기가 5분 전력질주하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20초 운동하고 10초 쉬는 방식으로 알람을 주는 타바타 앱을 활용하면 편하다. 처음엔 10분만 해도 죽을 것 같았는데 지금은 하루에 한 시간씩 한다.
이제 좀 편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다들 그렇게 얘기하더라. “왜 그렇게 힘들게 사세요?”(웃음) 어머니가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회사 식구들부터 내 가족까지 책임질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더더욱 몸 관리에 신경을 쓰게 된다. 어떤 콘셉트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고 식단을 조절하는 거다.
셔츠는 Palomo by BOONTHESHOP.팬츠는 Balenciaga. 슈즈는 Valentino.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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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을 개설한 뒤 반응이 뜨겁다. 10대들은 가수 비는 모르고 배우 정지훈으로만 아는 경우가 많던데. 
“어? 이 형은 배운데 왜 춤을 춰요?” 같은 리플이 있더라. “야, 나 08년생인데 얘는 왜 이렇게 갑자기 춤을 잘 춰?” 이러고. 그럼 그 밑에 “너 초딩이냐”부터 시작해서 서로 막 싸우더라. 요즘 10대들 엄청나다.(웃음) 어찌 됐든 나는 그들한테 ‘나를 갖고 놀아달라’고 얘기해주고 싶은 거다. 그게 연예인인 거고 연예인은 광대이고 광대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놀이 수단이 되어서 돈을 버는 직업이니까. 게다가 앞으로는 코로나 같은 변종 바이러스가 더 자주 창궐할 테고 그럼 1인 방송 채널을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셔츠, 팬츠는 모두 Triple·rrr by BOONTHESHOP.슈즈는 Prada. 목걸이는 John Har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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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과 비연예인의 경계도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지금은 펭수도 있고 크리에이터, 유튜버도 있고 모두가 스타인 시대니까. 이제는 그들과 같이 경쟁을 하지 않으면 배우든 가수든 힘들다고 생각한다. 신비주의는 정말 예전의 것이 되었다.
10대들이 틱톡을 통해 비를 발견했다면 우리 세대 사람들은 일종의 향수를 느꼈다. 특히 ‘the drip’에 맞춰서 춤을 추는 영상은 ‘안녕이라는 말 대신’을 부르던 그 오빠가 돌아온 것 같았거든. 
너무 전략적인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더라. 어떻게 하다 보니까 지금 내가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요즘 이슈들과 맞아떨어진 점은 있다. 전부터 OTT 서비스나 바이럴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밑바닥부터 준비해서 이제 슬슬 시작하는 것 뿐인데 그걸 계산된 행동이라고 보더라고.
점프수트, 벨트, 부츠는 모두 Fendi. 팔찌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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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년 팬들 ‘구름’의 반응은 어떻던가? 
너무 좋아한다. “드디어 오빠가 시대에 발맞춰서.”(웃음) 이런 댓글도 봤다. “지훈아, 내가 너보다 한 살 많은 팬인데 돌아와줘서 고맙다.” 그래도 2~3년에 한 번씩 꾸준히 앨범을 냈는데 이제 그걸로는 모자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사실 그건 2000년대 가요계의 방식이었던 거지. 옛날에는 드라마나 앨범 하나가 잘 되면 몇 년은 쉬었으니까. 요즘엔 두 달에 한 번씩 디지털 음원을 내고 ‘기습컴백’ 하지 않나. 수시로 소통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지난달에 데뷔 18주년을 맞았다. 이제 2년만 더 있으면 정지훈보다 비로 산 인생이 더 길어진다.
 감회가 새롭다. 감동도 있고. 팬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고 덕분에 내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었다. 그런 생각도 해봤다. 커피숍을 빌리든 해서 구름 1기부터 쫙 모아서 같이 노는 거지. 입장료는 안 받을 거다. 대신 굿즈로 팬임을 증명해야 한다.(웃음)
셔츠는 Balenci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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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 공개할 순 없지만 하반기에 여러 가지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두세 달 뒤면 조금씩 공개가 될 거니까 기대해달라. 가수로서도 꾸준히 작업할 생각이다. 젊은 프로듀서들, 요즘 음악 잘 만든다는 후배들과 작업할 거고 발라드든 댄스 곡이든 앨범이 아닌 음원을 자주 낼 거다. 최근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엠넷이 합작해서 준비하고 있는 아이돌 서바이벌 〈아이랜드〉에서 심사를 맡았다.
코트, 탱크톱, 슈즈, 벨트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팬츠와 목걸이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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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아이돌 스타로서 심사의 기준은 무엇인가? 
물론 퍼포먼스와 스테이지지만 그들의 정신력과 열정도 중요하게 볼 거다. 나는 이걸 머슬 메모리라고 본다. 맛있는 음식을 봤다고 해서 오른손잡이가 왼손부터 나가진 않는다. 툭 치면 무대에서 라이브를 할 수 있게 무장되어 있는 상태. 그런 정신력과 노력치는 척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그들의 문화와 그들의 루틴은 인정해야겠지. 나 때도. 아… 자꾸 ‘라떼’가 나오면 안 되는데.(웃음) 아무튼 나 때도 우리를 인정해주지 않는 선배들은 우리도 인정하지 않았거든. 요즘엔 더욱 그렇겠지. 말은 하는데 정신은 다른 데 가 있는 친구들도 있지 않나. 어차피 그런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사라진다. 군계일학이라고 그중에서도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에너지를 전달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친구들은 뭘 해도 되겠다, 느낌이 확 온다.
셔츠, 재킷, 팬츠, 벨트는 모두 Balenci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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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비의 인생이 16부작 드라마라면 지금은 몇 부 정도 방영한 걸까? 
정말 솔직히 말해볼까? 이제 1부 시작했다. 그전엔 너무 어렸고 너무 몰랐다. 열정이 앞섰고 항상 최선을 다해야 했고 무대는 완벽해야 했다. 그런 강박관념이 늘 나를 옥죄었던 것 같다. 누가 물어본다. 드라마가 대박나야 좋죠? 앨범이 히트해야 좋죠? 전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괜찮다.
셔츠, 니트, 팬츠, 벨트, 슈즈는 모두 Givenchy. 팔찌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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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들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고. 그러면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몸도 리셋. 노래도 리셋. 창법만 해도 예전과 지금은 완전히 다르거든. 포스트 말론이나 트래비스 스콧 같은 래퍼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어보라. 예전엔 알앤비 소울이 대세였다면 요즘엔 툭툭 흘린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그 버릇을 못 고쳤다.(웃음) 정석대로 바이브레이션하는 습관을 버리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뭐 어떤가. 우리가 아는 샌더스 할아버지도 65세에 KFC를 창업했다더라. 그러니까 나는 이제 겨우 1부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니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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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손안나
  • 사진/ 김영준
  • 스타일리스트/ 박서현
  • 헤어/ 김민종(스타일플로어)
  • 메이크업/ 테미(스타일플로어)
  • 어시스턴트/ 문혜준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