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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를 기억하며, 다시 읽어야 할 대표작 4

데뷔작부터 유작이 된 갈릴레오 시리즈 신작까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네 편을 돌아봤다.

프로필 by 서해인 2026.07.30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7월 23일 별세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소설 4편을 소개한다.
  • '용의자 X의 헌신', '신참자', '비밀', '가공범'까지 작품이 탄생한 배경과 의미를 함께 담았다.
  • 입문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대표작부터 작가의 전환점이 된 작품, 마지막 장편으로 이어지는 흐름까지 한눈에 정리했다.


사진/ 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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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3일, 일본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가 별세했다. 향년 68세. 사실상 유작이 된 갈릴레오 시리즈 장편 <영원한 기억(永遠の記憶)>은 오는 8월 5일 일본의 문예춘추에서 출간 예정으로, ‘갈릴레오, 마지막 수수께끼’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장편 발표만 약 5년 만인 이 작품은 데뷔 후 106번째 저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오사카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일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했지만, 이후로도 오랫동안 큰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는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 후로 40여 년간 다작을 하며 작품 다수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됐고,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도 세계관이 널리 알려진 대표 작가 중 하나다. 오늘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4편을 소개한다.




1. <용의자 X의 헌신>(2017, 재인, 최신개역판)


일본 원서 발매: 2005년, 문예춘추에서 출간

사진/ 재인

사진/ 재인

사진/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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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 작품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그리고 이 소설일 것이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가 이웃 모녀를 위해 설계한 완전범죄와, 물리학자유카와가 이를 풀어가는 '두뇌 대결'이다. 트릭 자체보다 그 트릭에 숨겨진 사랑의 무게가 반전으로 작동하는 게 핵심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2005년 한 인터뷰에서 그동안 단편 위주였던 갈릴레오 시리즈의 트릭과 장치를 구현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고 밝히며, <용의자 X의 헌신>에서는 주인공이 범인 쪽이라는 설정에 스스로도 매력을 느껴 장편으로 진득하게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작가 자신이 대학 시절 수학을 전공했지만, 수학자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진짜 수학자는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사고 회로 자체가 다르며 이해 방식도 완전히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제134회 나오키상과 제6회 본격미스터리대상을 동시 수상했고, 갈릴레오 시리즈 최초의 장편이다. 선고위원 사이에서도 "추리소설로서의 완성도만으로도 수상할 가치가 있다"는 평과 "인간 묘사와 사건의 수수께끼가 혼연일체가 됐다"는 호평을 받았다. 동명의 영화와 함께 갈릴레오 시리즈 입문작으로 손색이 없다.




2. <신참자>(2012, 재인)


일본 원서 발매: 2009년, 고단샤에서 출간

사진/ 재인

사진/ 재인

<신참자>는 가가 형사 시리즈의 8번째 작품이지만, 각 장이 독립된 단편처럼 구성돼 있어 시리즈 입문작으로 가장 자주 언급된다. 니혼바시로 부임한 가가 형사가 살인사건을 수사하며 마을 사람들의 작은 사연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옴니버스 구조의 소설로 읽기에도 부담이 적다. 개별 사건의 해결보다는 주변인들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세심하게 다룬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고단샤 담당자의 의뢰를 받아 자신이 평소 좋아하던 니혼바시 인형정 지역을 무대로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 작품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동안 가가 시리즈가 한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수수께끼를 다뤄왔다면, 이번에는 동네라는 훨씬 넓은 무대를 상대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가가를 다시 주인공으로 발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에서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2010'과 '주간분슌 미스터리 베스트10' 두 랭킹에서 나란히 1위를 기록했고, 2010년 아베 히로시 주연으로 드라마화돼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3. <비밀>(2021, 소미미디어, 최신 개역판)


일본 원서 발매: 1998년, 문예춘추에서 출간

사진/ 소미미디어

사진/ 소미미디어

교통사고로 죽은 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에 깃든다는 설정으로, 과연 이 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는 윤리적 딜레마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비밀>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커리어에서 갖는 위치가 독특한 작품이기도 하다. 1985년 데뷔 이후 여러 문학상 후보에 오르고도 번번이 수상에는 실패해 한동안 ‘무관의 제왕’이라 불렸는데, <비밀>로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장편 부문을 수상하며 데뷔 이후 첫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1998년도 주간분슌 미스터리 베스트10에서 3위에 올랐고, 이 수상을 기점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트릭 설정만 능한 게 아니라, 인간을 섬세하게 다루는 작가로 새로이 평가받기 시작했다.

1999년에는 영화화돼 큰 흥행을 기록했고 2010년에 드라마화도 됐다. 대중적 화제성보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마니아들 사이에서 감정선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서 꾸준히 언급된다.




4. <가공범>(2025, 북다)


일본 원서 발매: 2024년, 겐토샤에서 출간

사진/ 북다

사진/ 북다

전국 서점 월간 랭킹 1위를 차지하고 누적 90만 부를 돌파한 화제작 <백조와 박쥐>의 형사 고다이 쓰토무가 다시 등장하는 후속작이다. 화재로 전소된 저택에서 발견된 도의회 의원과 전직 배우 부부의 시신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다루며, 인간 심리와 스릴러적 전개가 결합된 세계관을 이어간다. 작가 생활 35주년을 맞은 전작 <백조와 박쥐> 발표 당시 히가시노는 이 작품을 뛰어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직접 밝힌 바 있어, 부고가 들린 후에는 이러한 저자의 선언이 더욱 아쉬움으로 남는다.

출간 당시에서는 고다이가 두 작품 연속으로 주인공을 맡으면서, 가가 형사,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처럼 새로운 연작 시리즈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모은 바 있다. 국내에서는 2025년 7월 23일 북다 출판사를 통해 출간됐고, 발매와 동시에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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