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vs 설탕? 올여름 저장해야 할 서울 콩국수 맛집 9
여름이면 생각나는 면이 냉면만은 아니다. 곱게 갈아낸 콩국물, 쑥쑥 들어가는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 아삭한 김치 한 입까지. 서울의 콩국수 맛집 아홉 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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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백질이 풍부한 콩국수는 무더운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 70년 노포부터 쑥·말차·서리태 등 개성 있는 콩국수를 선보이는 서울 맛집 9곳을 소개한다.
- 올여름 진한 콩국물과 면발, 김치까지 저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콩국수 한 그릇을 만나보자.
단백질과 지방질을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어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몸의 기운을 돋궈주는 음식이다. 콩국수는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근현대시기 수필가 조풍연(趙豊衍) 은 1987년 콩국수에 관한 짤막한 글을 경향신문에 게재하였다. 그에 의하면 콩을 간 물에 국수를 말아서 먹는 방법은 일본이나 중국에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1970년대 들어서는 콩국수는 혼분식 장려 정책 차원에서 훌륭한 영양식품이었고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공급된 밀가루 덕분에 크게 유행했다.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이전부터 인정받아온 콩국수는 콩, 물, 면만의 요소로도 한 그릇을 이뤄야 해서 맛을 내는 일은 무척 어렵다. 콩을 삶을 때 덜 익으면 비린내가 나고, 너무 삶으면 메주 냄새가 나니 적절한 시간과 강도로 콩을 삶아야 하고, 면을 삶은 후에 찬물에 박박 비벼 전분기를 완전히 씻어내야 텁텁하지 않으면서도 매끄러운 면 특유의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콩국의 간 역시 중요한데, 콩국수를 먹을 때 소금을 넣으면 콩 본연의 고소함이 살아나고, 설탕을 넣으면 달큰한 감칠맛이 더해진다고. 따라서 콩국수에 늘 따라붙는 논쟁은 ‘소금이냐 설탕이냐’ 일지도. 현대적으로 콩국수를 재해석하거나, 새 식감의 면발을 만들어 내거나, 곁들여 먹는 김치가 맛있거나. 각자의 개성과 철학대로 만든 콩국수를 선보이는 아홉 곳의 콩국수집을 엄선해 보았다.
콩국수와 팥빙수까지: 파머스마켓 팥집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28길 25
사진/ 에디터 제공
사진/ 에디터 제공
특이하게도 콩국수랑 팥빙수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집으로, 강원 영월군의 친환경 잡곡과 팥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담백한 팥죽과 옛 생각 나게 하는 기본 팥빙수가 주력 메뉴이지만, 그 외의 다른 메뉴도 수준급이라 동네 주민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는 숨겨진 국수 강자. 살짝 까끌한 클로렐라의 초록색 면과 영월에서 자란 콩을 사용해 몽글하면서도 가벼운 느낌의 텍스처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차돌장칼국수도 이곳의 또다른 시그니처 메뉴라고. 이열치열으로 뜨거운 국수에 팥빙수를 먹어도, 차가운 콩국수와 뜨거운 팥죽을 함께 주문해봐도 좋을 것. 블루리본이 인증한 맛집이기도 하다. 읽기 어려운 자모 간판으로 되어 있지만, 압구정역 4번출구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이 무척 쉽다. 영월 콩국물도 따로 판매하고 있다.
‘짬바’는 영원하다: 피양콩할마니 본점
주소: 서울 강남구 삼성로81길 30
사진/ 에디터 제공
사진/ 에디터 제공
선릉역 직장인들이 여름만 되면 긴 줄을 감수하고서라도 점심시간에 달려간다는 그곳이다. 콩과 비지 전문 음식점답게 콩국물만으로승부하는 것 같은 맛과 비주얼, 어떤 것도 첨가되지 않은 순수 콩맛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선릉 일대 콩국수 근본 맛집은 맛자랑과 피양콩할마니 두 곳으로 좁혀지는데, 에디터의 픽은 단연 이곳. 피양콩할마니의 콩물은 더 담백하고 슴슴한 맛이 일절 첨가 없는 콩국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간이 되어 있거나 자극적인 맛을 좋아한다면 소금과 설탕이 구비되어 있으니 적절히 가미하면 좋다. 단,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을 감수해야 한다. 오래된 세월을 쌓아온 ‘짬바’가 느껴지는 곳.
어디까지 변신할 거예요? : 메르밀진미집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 506
안동, 제천, 청송의 쑥을 갈아서 만든 쑥콩국수를 맛볼 수 있는 유일한 식당. 현대적 감각으로 한국의 전통을 다시 해석한 소바집으로, 본점은 전주다. 국수 위에 고명으로 작은 쑥떡이 올라와 있는 것 또한 재미 포인트다. 면을 조금 두꺼운 소바면과 같은 굵기의 메밀면을 사용한다. 외에도 보성 유기농 말차 가루를 절묘하게 블렌딩 말차, 쑥떡, 흑임자, 호두와 같이 다양하고 번뜩이는 재치가 느껴지는 여러 맛의 콩국수를 취향껏 맛볼 수 있다.
하산하고 먹는 콩국수의 맛: 리두부로
주소: 서울 서초구 윈터4길 7 리두부로
사진/ 업체 제공
사진/ 업체 제공
사진/ 업체 제공
청계산입구 근처에 위치한 리두부로까망까망 냉콩국수는 서리태와 백태를 통째로 갈아서 만든 콩물로 매우 고소하고 진한 스타일이다. 직화로 쪄 낸 후 통째로 갈아서인지 많이 희지도, 까맣지도 않은 중간 색상의 콩국 위에 올려진 흰색고명은 다름 아닌 곱게 간 얼음, 빙수다. 콩죽에 가까운 되직한 식감으로 매우 크리미하고 고소하다. 소백산 자락에서 재배한 서리태와 백태를 재배하여 100% 원물 그대로 콩의 효능만을 담아 제작한 투 톤의 두부가 시그니처인 두부집인만큼, 콩국수만으로 부족하다면 직접 만든 수제 두부까지 주문해보자.
단일 메뉴의 카리스마: 강산옥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청계천로 196-1
사진/ 에디터 제공
난이도 높기로 유명한 을지로 강산옥. 3대째 70년 가까이 이어진 노포로, 11시 반에 오픈해서 1시 조금 넘으면 재료 소진으로 영업 종료하는 집이다. 시간을 맞추는 것부터 쉽지 않다. 면은 얇고 무른 소면을 쓰는데, 굉장히 걸쭉한 콩물이라 너무 탱탱한 면을 쓰면 오히려 조화가 잘 안될 것. 여름 콩국수 철을 제외하면 콩비지 백반이 단일 메뉴다. 6월부턴 콩국수만 판매한다. 면을 덮을 만큼 콩국물을 많이 담지 않는다. 면의 양 역시 적당해 더부룩하지 않게 기분 좋게 먹고 나올 수 있어서 여름만 되면 왠지 자꾸만 생각나는 추억의 장소다.
겉절이 맛이 끝내줘요!: 충무칼국수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23-5
사진/ 에디터 제공
사진/ 에디터 제공
사진/ 에디터 제공
사진/ 에디터 제공
매일 아침 국내산 콩을 직접 삶고 갈아 만드는 정성 가득 '진짜' 콩국수를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노포를 꼽으라면 단연 충무칼국수가 아닐까. 올해로 영업 45년이 된, 오랜 세월이 증명하는 깊은 맛이 있다. 검은콩을 갈아 만든 콩국물은 깨와 어우러져 고소함이 깊다. 매일 아침 좋은 배추만 골라 직접 담그는 겉절이와 한정 수량으로 삶아내는 보쌈을 곁들일 수 있다. 평소 사용하는 통통하고 찰기 있는 칼국수 면을 콩국수에도 그대로 사용하기에 식감이 독특해서인지 더욱 매력적이다.
백년초 면과 아삭한 김치: 서민준 밀밭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 192
사진/ 에디터 제공
사진/ 에디터 제공
사진/ 에디터 제공
소금간이나 설탕간이 어느 정도 되어 있어서, 바로 간을 추가하기보다 한두 입 먹어 보고 조절하는 게 좋을 듯하다. 평일 점심은 근처 직장인들로 웨이팅이 어마무시한 곳이다.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20분 내외로 기다리면 맛볼 수 있다. 맷돌로 직접 갈아 콩물을 만들고, 면에는 백년초를 넣고 직접 뽑아서인지 면발이 탱탱쫄깃하다. 아삭거리는 식감의 김치를 함께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다. 일단 보리밥이 작은 종지에 담겨 기본찬으로 나오는데 이 또한 별미다. 검정콩국수와 기본 콩칼국수, 두 가지 버전이 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검정콩국수가 더욱 고소하고 녹진해 추천한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인테리어가 정겹다. 콩, 김치, 쌀, 야채 등 식당에서 사용하는 식재료 모두 국내산이라는 점도 신뢰할 만하다.
열무김치의 맛이 일품! : 홍탁 목포집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청구로 86-1
사진/ 유튜브 성시경 '먹을텐데' 캡처
사진/ 유튜브 성시경 '먹을텐데' 캡처
청구역 1번 출구에서 나와서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해있는 작은 노포다. 원테이블로 이런 곳에서 콩국수를 먹는다고?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릇에 담겨 나오는 콩국수의 맛을 보면 금새 이곳이 왜 사람들로 하여금 콩국수 맛집으로 늘 회자되는지 알 수 있다. 그리 막 되직하지 않은 콩국물 위에 무심한 듯 툭 하고 올려주는 검은콩 가루가 섞여 미숫가루 같은 류의 고소한 감칠맛이 좋다. 성시경 유튜브 채널 ‘먹을텐데’에 소개되면서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이목을 받았다. 열무김치에 반하게 되는 곳인만큼 매번 김치가 떨어져서 문을 일찍 닫고 마감하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불암산 등산 후 한 잔!: 제일콩집
주소: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37-8
사진/ 에디터 제공
사진/ 에디터 제공
사진/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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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을 등반할 수 있는 서울둘레길 3코스의 끝지점이 화랑대역 부근인데, 근처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이다. 노포 느낌이 물씬 풍기는 콩요리 전문점으로 손두부, 비지, 청국장, 콩나물밥이 메인. 여기에 두부찌개, 순두부를 판매한다. 하지만 단연 인기가 가장 많은 메뉴는 콩국수다. 오로지 콩 하나만 걸쭉하게 갈아내 콩의 순수한 맛이 특징이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도 출연한 바 있을 정도로 노원구 주민들이라면 오래 기억하고 있는 추억의 음식점이기도 하다. 볶음김치, 고추장아찌, 양배추쌈 등 손이 자주 가는 정갈한 밑반찬들이 진한 콩 요리의 맛을 배가해준다. 닭날개 튀김이나 두부전골처럼 술 한 잔 걸치기 딱 좋은 안주 메뉴도 다양해 공릉동 전 연령층의 사랑을 받는 진정한 동네 맛집이니, 둘레길 코스를 한 바퀴 걸은 후 들러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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