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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그래미를 거부하자 벌어진 일, 9일간의 타임라인

그래미 ‘아시안 팝’ 신설이 불붙인 논란, BTS의 출품 거부가 던진 메시지

프로필 by 서해인 2026.08.07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그래미의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신설 이후, BTS는 제69회 그래미 출품을 거부했다.
  • 그래미의 해명과 무대 영상 삭제 논란이 이어지며, ‘아시안 팝’ 부문을 둘러싼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 아미의 스트리밍 총공부터 음악계 내부의 지지까지, BTS의 선택은 그래미의 포용 방식에 질문을 던졌다.

지난 7월 29일, BTS 멤버 전원이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동일한 문구를 올렸다. “저희는 올해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누군가는 놀랐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BTS의 시상식 불참 선언은 이미 예견된 행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타임라인을 살펴보며 BTS 그래미 보이콧의 의미를 들여다본다.



K팝, 그래미 본상의 벽 앞에 서다?


그래미 어워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상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처럼 장르를 가리지 않고 그해 최고의 음악에 주는 본상(제너럴 필즈)과, 팝, 록, 힙합처럼 장르별로 나눠서 주는 부문별 상이다.

BTS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블랙핑크 로제는 2026년 제68회 그래미에서 'APT.'로 본상(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포함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었고, 이건 K팝 역사상 본상 후보에 오른 첫 사례였다. K팝 아티스트 중 아직 그래미 수상자는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올해 3월 발매된 BTS 정규 5집 [ARIRANG]을 두고 다시 한 번 그래미 본상 노미네이션 및 수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6월 16일,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이 새로이 생기다


그러던 중, 그래미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2027년 2월로 예정된 제69회 시상식을 앞두고 5개 신설 부문을 발표했다. 그중 하나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로 이는 K팝, J팝 등 아시아 언어로 된 곡을 대상으로 하는 새 부문이었다. 그래미는 투표인단이 직접 곡을 골라 후보를 정한다. 만약 K팝 곡이 ‘아시안 팝’ 부문에 들어가면, 투표인단의 관심과 표는 그쪽으로 쏠리게 되면서 정작 ‘올해의 앨범’ 같은 본상 경쟁에서는 자연스럽게 밀려나게 된다는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7월 29일, BTS, 출품을 거부하다


사진/ 빅히트뮤직 제공

사진/ 빅히트뮤직 제공

제69회 그래미 출품 대상 기간은 2026년 8월 31일부터 2026년 8월 28일 내에 발매된 작품으로, [ARIRANG]은 후보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BTS는 출품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그 자체로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점을 암시한다. 메시지는 짧았지만 파장은 즉각적이었다. 국내외 언론은 이를 신설된 아시안 팝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항의이자 행사 전체에 대한 보이콧으로 해석했다.



7월 30일, 그래미가 신속하게 해명하다


만 하루만에, 레코딩 아카데미 하비 메이슨 주니어 CEO가 공식 입장을 냈다. 요지는 이랬다. 아시안 팝 부문은 차별이 아니라 아시아 팝 예술의 다양성과 성장을 조명하기 위한 신설이며, 이 부문에 출품해도 본상 후보에서 자동으로 빠지는 건 아니라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 해명이 애초에 제기된 비판을 정면으로 다루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하비의 해명은 아시안 팝 부문에 들어가는 순간, 투표인단의 관심과 표가 그쪽으로 쏠려서 결국 본상 근처에는 가지도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구조적인 문제, 즉 그래미 내에서 심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우려는 풀어주지 못했다.



7월 31일, 그래미 공식 홈페이지에서 BTS 무대 영상이 사라지다


곧이어 BTS의 2021년 ‘Dynamite’, 2022년 ‘Butter’ 그래미 무대 영상이 그래미 공식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두 영상 모두 BTS 공식 유튜브에는 그대로 남아 있기에, 영상 삭제는 보이콧에 대한 보복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됐다. 그래미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과거 시상식 영상을 주기적으로 일괄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른 아티스트 영상과 함께 내려갔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하필 보이콧 선언 직후라는 타이밍이 논란을 키웠다.



8월 1일, 아미가 스트리밍으로 응답하다


글로벌 팬덤 ‘아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ARIRANG]의 수록곡 중 ‘Aliens’의 스트리밍 총공을 시작한 결과, 전 세계 78개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에 올린 것이다. 이 곡은 BTS 멤버들이 스스로를 “태생부터 다른 Seven Aliens(태생부터 다른 7명의 외계인)”이라 지칭하며 인종적 편견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가사를 담고 있다. 또한, “신발은 벗어놔”라며 집에 들어올 땐 신발을 벗으라는 한국식 예의를 요구하는 대목도 있다. 이는 BTS로 대표되는 아시안들이 서구 사회에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8월 1일, BTS가 개사한 무대를 선보이다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BTS는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 여정을 이어갔다. 이는 그래미 보이콧 선언 이후 첫 무대였다. 약 8만 명의 아미가 스타디움을 채웠고, BTS는 오프닝부터 ‘Hooligan’에 이어 ‘Aliens’를 선곡했다. 특히 RM은 ‘MIC Drop’의 가사를 “욕하는 사람은 어차피 계속 욕할 거고, 우린 우리 방식대로 계속해 나갈 뿐이야. 우린 한국에서 태어났고, 그래서 그들은 우리를 잘 몰라”로 개사해서 부르며 화제를 모았다.



8월 6일, 그래미 내부에서도 균열이 시작되다


글로벌 팬덤, 음악을 사랑하는 리스너들의 전격적인 비판에 이어, 인도 출신의 그래미 3관왕 리키 케이도 BTS의 결정을 지지했다. 그는 신설된 아시안 팝 부문이 포용이 아니라 격리에 가깝다고 공개 비판했다. 리키 케이는 진정한 포용은 세계적 아티스트에게 메인 무대의 자리를 내주는 것이지, 그들만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레코딩 아카데미의 후보 선정에 참여하는 투표위원 애덤 머터퍼얼도 신설 부문 발표 당시부터 BTS가 아시안 팝이 아니라 ‘올해의 앨범’ 같은 본상 부문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래미 상을 실제로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이견이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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