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심상치 않은 열풍, 다시 돌아온 램 퍼

이번 시즌 이 길고 꼬불한 몽골리안 램 퍼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프로필 by 김민정 2025.10.24

10초 안에 읽는 요약 기사

✓ 이번 시즌의 주인공은 긴 컬리 양털, 일명 몽골리안 램 퍼.
✓ 진짜보다 더 가벼운 인조 컬리 퍼가 런웨이와 스트리트를 모두 장악.
✓ 70년대 글램과 젠Z식 맥시멀리즘이 만난 올가을의 질감 트렌드.


@naras._

@naras._

@maximilianehansen

@maximilianehansen

이 계절, 런웨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거리의 스타일이다. 코트는 한층 커지고, 표면엔 부드러운 움직임이 생겼다. 길게 꼬불거리는 양털의 결이 다시 주인공 자리를 차지했다. 몽골리안 램 퍼(Mongolian Lamb Fur)라 불리는 이 롱컬 양털은 1970년대 글램의 향수를 품은 동시에 지금의 젠Z가 즐기는 맥시멀리즘 무드를 완벽히 보여준다.



@sukiwaterhouse

@sukiwaterhouse

@yuki_injo

@yuki_injo

이번 트렌드의 핵심은 ‘질감의 과장’이다. 매끈하게 떨어지는 시어링보다 구름처럼 부풀고 곱슬거리는 질감이 더 뜨겁다. 올가을 런웨이와 거리 모두에서 퍼 텍스처가 대세로 떠올랐다. 단정한 코트 위에도 긴 털이 달리고, 재킷은 마치 헤어 스타일처럼 부풀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베를린의 인플루언서들이 빈티지 맥시 코트를 파리의 크리에이터들이 컬리 퍼 재킷을 데님과 섞어 입는다. 복고지만 올드하지 않고 과하지만 이상하지 않다. 지금 가장 자유로운 스타일링이다.



@aliciafranzen

@aliciafranzen

@barbara_ines

@barbara_ines

@cazevedor

@cazevedor

@chloelecareux

@chloelecareux

@aliciafranzen은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볼륨 있는 퍼 소매를 강조하며 ‘fall faves’라 이름 붙였다. @ barbara_ines은 밝은 버터 옐로 코트를 미니 팬츠와 매치해 70년대 디스코 히로인의 분위기를 재현했다. 반면 @cazevedor는 레오퍼드 코트에 블랙 컬리 퍼 칼라를 더해 보헤미안 무드를 @ chloelecareux는 초콜릿 몽골리안 퍼 트리밍 코트와 롱 부츠, 와인 컬러 백으로 깊고 우아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복고의 리바이벌이 단순한 복제나 향수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몽골리안 램 퍼는 과거의 상징이면서도 동시에 현재의 결핍을 메우는 해답처럼 돌아왔다. 70년대는 불확실성과 이상주의가 공존하던 시대였다. 사회는 요동쳤고 패션은 그 혼란 속에서 오히려 과장되고 낭만적이었다. 지금의 세계 역시 그때와 닮아 있다. 모든 것이 불안정한 시대에 사람들은 다시금 손끝으로 감촉을 느끼고 확실한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옷을 찾는다.



@garancevallee

@garancevallee

@lululindinger

@lululindinger

컬리 퍼의 부풀고 자유로운 질감은 그 욕망의 시각적 언어다. 옷이 단지 기능이 아니라 감정의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복고풍 코트는 다시 상기시킨다. 70년대가 돌아온 이유는 결국 그 시절의 낭만이 지금의 현실을 달래주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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