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셔츠 위의 반전, 줄리아 로버츠가 연출한 넥타이 트렌드

단정함과 관능 사이를 넘나드는 넥타이의 새로운 역할. 프레피, 매니시, 스트리트 감성을 자유롭게 오가는 트렌드 리포트.

프로필 by 김민정 2025.10.10
사진/ gettyimages

사진/ gettyimages

최근 줄리아 로버츠가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에 등장했을 때, 모두의 시선은 그녀의 타이에 머물렀다. 아르마니 수트 위, 네이비 타이에 달린 아홉 개의 브로치들. 개구리, 열쇠, 별, 벌… 장식 하나하나가 이야기처럼 이어져 있었다. 클래식의 틀 안에서 이토록 자유롭게 노는 룩이라니. 평범한 넥타이에 생기를 불어넣는 단 한 끗의 아이디어였다.


@verycranberry

@verycranberry

@chloelecareux

@chloelecareux

넥타이는 더 이상 남성복의 상징이 아니다. 매니시함을 빌리되 그 안에 자신만의 감정을 담는 액세서리로 자리 잡았다. 셔츠의 칼라를 단정히 여미고 타이를 매면 어딘가 단단해 보이고 반대로 느슨하게 풀어내면 묘하게 관능적이다. 그 경계에서 태어나는 여유가 요즘 패션이 지향하는 태도와 닮아 있다. 스쿨걸과 젠틀우먼 룩을 오가며 넥타이가 이번 시즌 가장 강렬한 액세서리로 떠올랐다.


@abrilru_

@abrilru_

@hyominnn

@hyominnn

@simihaze

@simihaze

스타일링의 접근은 다양하다. 루즈한 가죽 재킷에 얇은 블랙 타이를 매면 스트리트 감성이 살아나, 혹은 스트라이프 셔츠에 베스트를 겹치고, 타이를 컬러 포인트로 사용하는 식도 좋다. 진중한 수트에 클래식한 타이를 더하는 대신, 미니 스커트와 단정한 화이트 셔츠에 얇은 타이를 매치하면 쿨하면서도 귀여운 프레피 룩이 완성된다.


@linda.sza

@linda.sza

@dominiqueedangelo

@dominiqueedangelo

@xhyolynx

@xhyolynx

넥타이의 폭, 매듭의 높이, 셔츠의 칼라 모양 이 작은 변수들이 룩 전체의 무드를 바꾼다. 짧게 묶어도, 길게 늘어뜨려도 정답은 없다. 어떤 날엔 셔츠 대신 흰 셔츠 위에 무심하게 두르고, 또 어떤 날엔 바지 속에 넥타이의 밑단을 쑥 끼어 넣어 보자. 정해진 공식 대신 ‘내 방식’을 찾는 것, 그게 이번 시즌 넥타이 트렌드의 핵심이다.


@double3xposure

@double3xposure

@lisamottl

@lisamottl

@meovv

@meovv

결국 넥타이는 단정함과 반항심 사이에서 태어나는 장식이다. 그리고 그 모순이야말로, 우리가 패션에서 가장 매혹적으로 느끼는 순간 아닐까.


관련기사

Credit

  • 사진/ 각 이미지 하단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