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패션 하우스 '디올'의 아카이브 실물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7월 13일까지.

프로필 by 윤혜연 2025.05.28

디올의 방


2018년 디올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시작한 전시 ≪크리스챤 디올: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가 7년 만에 서울에 상륙했다. <바자>가 지난달 미리 소개했듯,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한 이 전시는 감각적인 연출과 디올의 유산을 엮은 서사 덕분에 단순한 브랜드 전시를 넘어선다. 직접 다녀온 입장에서 말하건대, 이 글을 다 읽고 나면 디올 웹사이트(www.dior.com)에서 입장권을 결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장소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기간은 7월 13일까지다.


30 Avenue Montaigne

전시는 디올 하우스의 출발점인 파리 몽테뉴가 30번지로부터 시작한다. 바로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이 1946년 첫 매장을 연 장소. 그 외관을 재현한 입구를 지나면 쿠튀리에의 사무실과 살롱, 아틀리에가 펼쳐진다. 초기 아틀리에 사진, 룩 일러스트, 진귀한 문서 아카이브까지 디올의 시작을 엿볼 수 있는, 시대의 공기를 담은 장면들로 가득하다.


New Look

1947년 2월 12일, 크리스찬 디올이 선보인 ‘뉴룩(New Look)’은 현재까지도 의상학 교과서에서 인용될 만큼 상징적인 룩으로 평가받는다. 스커트 실루엣을 형상화한 드라마틱한 공간에는 아이코닉한 ‘바(Bar) 슈트’와 이를 오마주한 아카이브 룩들이 전시됐는데, 빛과 그림자, 영상이 조화를 이루며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Miss Dior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향을 만들어주세요.” 크리스찬 디올이 하우스를 설립하며 남긴 이 한마디는 조향사 폴 바셰르(Paul Vacher)의 손을 거쳐 ‘미스 디올(Miss Dior)’ 향수를 탄생시켰다. 아카이브 오브제, 배우 내털리 포트먼(Natalie Portman)이 착용했던 드레스, 프랑스 현대예술가 에바 조스팽(Eva Jospin)의 서정적인 설치작품이 이 특별한 향수의 탄생을 되짚는다. 꽃과 식물의 형상으로 채워진 구성은 플로럴 시프레 계열 향의 본질과도 닮아 있다.


The Garden of Dior

한국의 정원 문화에 대한 오마주로, 달항아리를 닮은 구조가 공간을 이끈다. 특히 한지 조형가 김현주의 설치작품이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데, 닥나무 섬유로 빚은 한지의 질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계절의 변화를 담은 영상과 만개한 디올의 플라워 모티프 룩이 어우러져 자연과 생명의 순환을 조형적으로 풀어낸다.


Colorama

디올 하우스의 컬러 철학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아카이브의 방. 향수, 백, 메이크업, 모자 등 액세서리를 색상별로 분류, 75년간의 아카이브를 하나의 팔레트처럼 구성했다. 브랜드의 창의성과 감각이 어떻게 컬러를 통해 발현했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공간.


The Atelier of Dior

새하얀 샘플로 가득한 연출 안에서 디올 아틀리에의 섬세한 손길이 빛난다. 평면 스케치가 입체가 되고, 옷이 형태를 갖기까지의 과정을 조명한 이 구성은 마치 마법을 보는 듯하기도. 거울과 원근법, 조명 효과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며, 패션이라는 꿈을 물리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Dior the Heritage

한국의 풍부한 장인 기술을 기리는 섹션. 조각보의 바느질에서 착안한 곡선 구조로 완성됐다. 이곳을 꾸민 다양한 스케치와 아카이브 룩에는 크리스찬 디올과 그의 뒤를 이은 여섯 명의 아티스틱 디렉터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 마크 보앙(Marc Bohan), 지안프랑코 페레(Gianfranco Ferré),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라프 시몬스(Raf Simons),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Maria Grazia Chiuri)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계 캐나다 아티스트 제이디 차(Zadie Xa)가 보자기에서 영감받아 완성한 크리스찬 디올의 초상화도 만나볼 수 있다.


Lady Dior

디올의 상징 ‘레이디 디올’ 백을 집중 조명하는 공간. 이곳에는 동시대 현대미술 작가와 협업하는 ‘레이디 디올 아트(Lady Dior Art)’, ‘레이디 디올 에즈 씬 바이(Lady Dior As Seen By)’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 아티스트 작품들을 전시했다. 현대미술과 디올, 한국의 깊은 교감을 엿볼 수 있는 곳.


J’adore

황금빛 향수 ‘쟈도르(J’adore)’의 세계. 베르사유 궁전에서 영감을 받아 조형된 이 공간은 메종의 퍼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란시스 커정(Francis Kurkdjian)이 들려주는 ‘쟈도르’의 서사가 펼쳐진다. 메종의 주얼리 아티스틱 디렉터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Victoire de Castellane)과 건축가 인디아 마다비(India Mahdavi)가 협업해 완성한 보틀 디자인 스토리, ‘쟈도르’ 뮤즈인 리아나와 얽힌 일화가 장 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의 예술작품과 함께한다.


Dior and the Stars

1947년부터 현재까지, 디올은 수많은 아이콘과 함께 찬란한 순간을 함께했다. 그레이스 켈리, 다이애나 왕세자비부터 오늘날의 블랙핑크 지수, 셀린 디옹(Celine Dion), 샤를리즈 테론(Charlize Theron),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 제나 오르테가(Jenna Ortega), 안야 테일러 조이(Anya Taylor-Joy)에 이르기까지. 별들이 레드 카펫에 위에서 메종의 옷을 입고 화려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순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The Ball of Dior

전시의 대미는 무도회 콘셉트로 장식된다. 성대한 무도회 한가운데, 파스텔 컬러 톤과 ‘백의민족’ 한국 민족을 상징하는 화이트 드레스들이 웅장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 아티스트 수 써니 박(Soo Sunny Park)이 완성한 설치작품은 별이 쏟아지는 풍경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꿈속에 들어간 듯한 순간을 펼쳐낸다.

Credit

  • 사진/ 신경섭 ⓒ Dior
  • 디자인/ 이예슬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