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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중박, 국립경주박물관, MMCA 굿즈 기획자들이 말하는 대표 아이템

이 굿즈를 추천합니다.

프로필 by 안서경 2025.05.03

Small Things, Big Art


뮤지엄 굿즈는 전시를 기념하는 것을 넘어 미술관과 박물관의 가치를 담아낸 창작물이다. 국내 다섯 곳의 미술관 및 박물관 기획자들이 말하는 굿즈 이야기.


국립중앙박물관

뮷즈의 터닝포인트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출시 전후로 국립박물관의 상품을 총망라하는 브랜드 ‘뮷즈’의 위상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현재까지 3만8천개가량 판매되었다. ‘반가사유상’은 삼국시대 불교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조각예술품이자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이다. 일상에서 기분 좋은 오브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심미적인 면을 고려해 컬러를 입혀 제작했다. 비율은 물론이고 특유의 표정과 몸짓, 옷주름 등 작은 부분까지 최대한 유물과 가깝게 구현하고자 했다.

특별한 인연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BTS RM이 소장하면서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이 인연을 계기로 지난해 ‘반가사유상 BTS 에디션’을 출시했다. 고려청자 색을 입히고 받침대 부분에 BTS의 노랫말을 새겨 더욱 특별하다.

궁극의 질문 출시하기 직전까지 ‘과연 이 상품이 유물의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한다. 문화유산을 단순히 활용 콘텐츠로 소비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유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반복해 감상하거나 문헌을 살피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국립박물관 문화재단 상품사업본부장 김미경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의 지향점을 담은 굿즈 국립현대미술관은 지속 가능한 미술관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월 후크, 트레이, 북엔드 3종으로 구성된 ‘MMCA 그린’은 업사이클링 디자인을 지향하는 김하늘 작가와 협업했다. 전시에서 발생하는 폐석고보드에 친환경 레진 ‘제스모나이트’를 혼합해 만들었다. 미술관 심벌의 조형성을 디자인 요소로 발전시키고 서울·덕수궁·과천·청주관을 상징하는 네 가지 컬러를 적용했다.

서울관을 대표하는 아이템 ‘MMCA 행잉 키링’은 2023년 서울관 10주년을 기념하며 출시한 굿즈다. 동일한 형태의 모빌을 먼저 제작했는데 여러 셀럽들이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인증샷을 공유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이와 연계해 키링을 선보였다. 세계를 대변하는 서울관의 아이덴티티를 오렌지 컬러와 핵심을 나타내는 구 형태로 적용하고, 예술을 상징하는 A를 삼각형으로 표현했다.

굿즈의 의미 전시는 단순한 감상을 넘어 당대 의제를 탐구하는 담론의 과정이자 이를 대중에게 확산하고 향유하는 문화예술 매개체다. 굿즈 역시 전시 관람 이후에도 미술관에서의 경험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생각한다.

‐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재단 상품기획팀 대리 김율하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의 미소 굿즈 개발을 앞두고 국립경주박물관을 방문한 후 신라의 미소라 불리는 ‘얼굴무늬 수막새’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박물관 마당이 참 아름다웠는데 뜨거운 햇빛 속에서 정원을 거닐며 ‘얼굴무늬 수막새’의 기능을 생각해보았다. 처마 끝에 장식돼 액운과 빗물을 막던 수막새의 옛 기능에서 착안해 양우산을 떠올렸고 패브릭 끝에 자수를 곁들였다.

소재의 디테일 유물을 어떤 소재로 표현할지 고심한다. 패브릭은 소재도 다양하고 유물의 형태감을 구현할 수 있는 고유의 감성이 있다. 신라의 미소 파우치는 누빔 소재를 접목하고 표정을 볼륨감 있는 자수로 표현해서 좀 더 친근하고 포근한 미소를 전달하고자 했다. 또한 액운을 멀리하고 행운을 불러오는 유물의 의미를 작은 소품에 부여해, 관람객이 일상 속에서도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길 바랐다.

일상의 영감 상품을 출시한 후 “문화유산을 모티프로 한 굿즈의 정석이다” “해당 유물을 몰랐지만 상품을 통해 박물관에 가고 싶어졌다”라는 후기를 접하곤 한다. 박물관 굿즈가 한국의 문화유산을 알리는 창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굿즈를 통해 대중에게 예술적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

‐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기획팀 대리 김수민


유승현은 프리랜스 에디터다. 사소한 디테일에서 좋은 이야기를 발견하고 싶다.

Credit

  • 글/ 유승현
  • 사진/ 김래영
  • 디자인/ 진문주
  •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