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전 세계를 사로잡은 뷰티 디바이스의 정체
한국을 넘어 세계로, 국내 뷰티 디바이스의 무한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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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DEVICE


뷰티 에디터로서 매년 트렌드 기사를 쓰다 보면 단골로 등장하는 주제가 있다. 바로 홈 뷰티 디바이스다. 7년 전쯤에도 나는 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홈 뷰티족’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썼다.
물론 사실이었다. 2010년대 초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뷰티 디바이스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며 포문을 연 이후 미용 기기 시장은 꾸준히 확장되었다. 2013년 약 8백억원이던 규모는 2022년 1조 6천억원에 이르며 10년 만에 20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팬데믹 이후 성장세는 더욱 급상승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홈케어가 선택 아닌 필수가 되었기 때문.
그리고 그 즈음부터였을 것이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성장을 뉴스 속 숫자가 아닌, 내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것은. 스킨케어 루틴을 묻는 인터뷰마다(심지어 20대조차) 뷰티 기기를 사용한다는 답변이 눈에 띄게 늘었고, 뷰티 업계와는 관련 없는 친구들까지도 “그 제품 어때? 진짜 좋아?”라며 문의를 해왔다. 솔직히 그전까지만 해도 기사를 다루면서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제는 뷰티 디바이스가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스킨케어 주요 단계로 자리 잡았음을 실감한다.
이 같은 성장세 속에서 신제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희선 뷰티 기기’로 대박을 터뜨린 메디큐브를 시작으로, 지온메디텍의 듀얼소닉, 동국제약 센텔리안24의 ‘마데카 프라임’, 안마 기기로 유명한 세라젬의 ‘셀루닉 메디스파 프로’, 비건 뷰티 브랜드 달바의 ‘시그니처 올쎄라 더블샷’까지. 이제는 화장품 브랜드뿐 아니라 가전, 제약, 미용 의료기기 기업까지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밥솥 명가’ 쿠쿠홈시스가 ‘메디킨’이라는 상표를 출원하며 이 열전에 합류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가격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구독(대여) 서비스를 시행하는가 하면, 팝업 스토어로 보다 적극적인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뷰티 크리에이터와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해 큰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변화는 한국의 뷰티 디바이스가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Z세대의 뷰티 아이콘이자 글로벌 셀러브리티인 헤일리 비버가 자신의 스킨케어 루틴에 한국산 디바이스를 소개하다니. 어찌 상상이나 해봤을까? 지금도 수많은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SNS에서 한국 뷰티 디바이스를 향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K-스킨케어에 대한 관심이 뷰티 테크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국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부동의 1위는 메디큐브 에이피알(APR)이다. 국내 성공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에이피알 PR팀 이재명은 “피부과나 에스테틱 등 전문 서비스 대비 합리적인 가격과 셀프 케어의 간편함 덕분에 국내외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24년 3분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23.3%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어요. 대표 제품인 ‘에이지-알 부스터 프로’는 아마존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주름 & 안티에이징 기기’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중국 왕홍(인플루언서)들과의 라이브 커머스에서 3회 만에 누적 매출 36억원을 돌파했죠”라고 전한다.
실제 2024년 상반기 기준, K-뷰티 디바이스의 수출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으로, 이어 홍콩, 일본, 중국, 싱가포르 순으로 집계되었다.
이처럼 K-뷰티 디바이스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데는 단연 우수한 기술력, 안전성, 편리한 사용 방식과 세련된 디자인에 있다. LED, HIFU(집속초음파), RF(고주파), EMS(미세전류) 등 피부과 수준의 기능을 탑재한 만능형 제품이 대세이며, 앞으로는 AI 피부 진단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품이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약 뷰티사업부문 상품기획부 박송희는 “미국 시장에서는 단일 기능(온열, 갈바닉 등)의 디바이스가 고가에 판매되는 반면, 한국은 첨단기술을 접목한 멀티 디바이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K-뷰티 디바이스 사업이 아직 해외 진출 초기 단계에 있다고 평가하면서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알앤유 대표 이유진은 리클레어 ‘갈바닉 워터필링기’의 성공 전략이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현지 소비자의 성향, 연령대, 문화, 환경 등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홈 케어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해외 소비자들에게 피부 관리에 대한 학문적 정보를 제공하여 신뢰를 얻었죠.” 센텔리안24 또한 현지 파트너사와 유통망을 확대하고, 현지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K-뷰티 디바이스는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스킨케어 루틴을 바꿀 준비를 마쳤다. 우수한 기술력과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무장한 이들의 도약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기대해도 좋다.
Credit
- 사진/ 정원영
- 도움말/ 이재명(에이피알), 박송희(동국제약), 이유진(㈜알앤유)
- 어시스턴트/ 박진경
- 디자인/ 진문주
-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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