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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지만 이상이 있었던, 올해의 오스카 시상식 끝에서 타오른 단상.
오스카와 캔슬 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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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7관왕을 차지한 <오펜하이머>의 무대였다. 시상식이 열린 LA 코닥 극장을 찾은 할리우드 영화인들은 마치 트리니티 실험으로 예정된 핵폭발을 기다리는 물리학자들 같았다. 크리스토퍼 놀란도, 킬리언 머피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오펜하이머>와 함께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렇게 <오펜하이머>의 예정된 대폭발 속에서도 끝까지 알기 힘든 부문이 있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And the Oscar goes to…?’ 이후로 불릴 이름을 예상하기 가장 어려웠던 부문은 여우주연상이었다. <가여운 것들>의 엠마 스톤과 <플라워 킬링 문>의 릴리 글래드스톤의 접전은 오스카 레이스 내내 치열했다. 미국배우조합상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으로 릴리 글래드스톤이 호명되며 저울추가 기우는 것 같았지만 오스카는 엠마 스톤에게 두 번째 트로피를 안겨주었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수상 결과보다 놀라운 건 그 이후에 찾아온 뜻밖의 논란이었다.

사진 / Getty images
올해 시상식에서도 어김없이 아카데미 회원으로 등록된 영화인 중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한 추모식이 진행됐다. 거기 이선균이 있었다. 그 죽음을 추모했던 것이 불과 반년도 되지 않았다. SNS로 이선균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들을 숱하게 봤다. 그리고 지금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엠마 스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단정짓는 글을 보고 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단편적인 찰나의 목격으로 한 사람의 인생과 인격을 깡그리 판단하고 삽시간에 ‘캔슬’한다. 그렇게 지워진 누군가가 죽고 나면 애도한 뒤, 또다른 이를 캔슬을 시작한다. 고약한 유행이자 중독처럼, 어떤 이들은 누군가의 인생을 판돈처럼 걸고 게임을 시작한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 속 대사처럼, “어떤 사람들은 그냥 세상이 불타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 글도 이렇게 됐다. 원래 1974년의 오스카 해프닝을 재현한 존 시나의 알몸 시상이나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의 마릴린 먼로에게 헌정하는 라이언 고슬링의 핫핑크 공연에 관한 유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건만, 캔슬했다. 바야흐로 캔슬 컬처의 시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무운을 빈다.
Credit
- 글 / 민용준(영화 저널리스트&대중문화 칼럼니스트)
- 에디터 / 안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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