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차원의 독서 공간들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Lifestyle

새로운 차원의 독서 공간들

새로운 차원의 읽는 경험을 선사하는 요즘 독서 공간들.

BAZAAR BY BAZAAR 2022.12.09
 
독서라는 산책이 필요할 때
어쩌다 산책(@ujd.promenade)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동숭길 101 지하 1층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이곳은 서점과 카페가 겸비된 공간이다. 내부와 외부 사이에 중정이 자리하고, 서가의 책과 책 사이에는 도자기와 식물을 배치해 곳곳에서 여백의 미를 만끽하도록 했다. 계절마다 공간의 테마가 바뀐다. 현재는 ‘이야기하는 사람들’에 주목한다. 공연예술이론가 목정원의 산문집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을 비롯한 국내 비평가들의 책들이 서가 한편에 자리한 이유다. 카페에서는 그와 어울리는 산강(霜降)차를 맛볼 수 있다. 고욤나무 이파리에 말린 감국과 사과, 감초와 귤피를 넣어 블렌딩한 차와 함께하는 독서는, 마치 산책 중 여느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경험과 같다.
 
책을 읽는 건 산책하는 행위와 비슷하다. 친구, 직장, 인터넷 등 늘 연결된 것들로부터 빠져나와 오로지 나와 책이 관계를 맺는 이 시간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글쓰기와 칵테일  
문학살롱 초고(@chogo_seoul) Location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 2길 30
 
책을 읽고 쓰는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아지트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에서 출발한 ‘문학살롱 초고’에는 영감의 요소가 가득하다. 평일에는 몰입을, 주말에는 교류를 지향하는 분위기로 운영되며, 읽는 행위를 넘어서 글쓰기라는 문학 창작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한다. 문학작품을 미각으로 느껴볼 수 있는 ‘문학 칵테일’은 창의력을 자극한다. 장 그르니에 〈섬〉에는 열대의 섬이 떠오르는 새콤달콤한 라임 향 칵테일을, 알베르 카뮈 〈이방인〉에는 커피와 시가가 첨가된 칵테일을,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에는 부드럽고 오묘한 장미 향의 칵테일을 추천한다.
 
좋은 문학은 ‘사유’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책을 읽음으로써 비로소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음 읽는 서점
책, 익다(@book.ikda) Location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29마길 10-3 2층
 
책과 술을 함께 즐기는 공간인 ‘책, 익다’에는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 소설, 시 위주로 꾸며져 있다. 오로지 책과 자신에게 집중하게 한다는 공간 철학은 메뉴에도 드러난다. 칵테일 셰이킹과 같이 제조 시 소음이 발생하는 술은 제공하지 않는 것은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다. 대신 다채로운 와인 메뉴를 선보인다.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고 싶은 날’, ‘마음이 차분해지고 싶은 날’, ‘모든 게 엉망진창이라고 느껴지는 날’ 등 날씨, 기분, 분위기에 따른 책과 와인 페어링으로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다.
 
살면서 나 자신한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스스로에 대한 ‘직면’이 필요하달까. 술은 집중도를 높여준다. 때문에 술과 책은 짝꿍 같은 조합이다.
 
살롱 문화를 담다  
레스케이프, 라운지(@lescape_hotel) Location 서울시 중구 퇴계로 67 8층
 
19세기 벨에포크 시대 콘셉트인 레스케이프 호텔은 프랑스 살롱 문화의 연장선상으로, 호텔 8층에 독서 경험을 할 수 있는 ‘라운지’를 마련했다. 과거 연회장의 포이어로 사용된 이곳에 책을 들여놓아 확장된 쉼의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현재는 ‘아트’를 주제로, V&A와 협업했다. 레이어스 랩의 북 큐레이터 조성은이 엄선한 예술 에세이와 도록을 만날 수 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사회에서 종이책은 단순히 콘텐츠를 담은 문서이기보다는 문화 그 자체다. 책을 넘기면서 느껴지는 촉감, 소리, 종이냄새 등의 경험을 통해 하나의 문화를 향유하는 것이다. 이러한 아날로그적인 경험을 지속해서 제공하면서 하나의 살롱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돌담길 북 바  
마이 시크린 덴(@my.secret.den) Location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9 현진빌딩 401호
 
덕수궁 초입에 위치한 ‘마이 시크릿 덴’은 낮에는 공간을 빌려주는 예약제 공유 서재로 운영되고 밤에는 편하게 대화를 하며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기다란 창을 통해 덕수궁 돌담길을 내려다보고 사유하고 읽으며 전통적 조경 개념인 차경을 경험하기에 좋다. 매달 ‘일과 삶’에 영감을 주는 책을 선정하고 저자 북토크를 진행한다. 소개된 책들은 서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은신처라는 뜻이 담긴 ‘덴’처럼, ‘마이 시크린 덴’은 방문객을 포근하게 감싼다.
 
바쁘게 돌아가는 시대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잠시 숨을 가다듬고 ‘자신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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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사진/ 양성모
    어시스턴트 에디터/ 백세리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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