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클리프 아펠의 우아한 여정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Fashion

반 클리프 아펠의 우아한 여정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 오픈을 기념하여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줄리 조세프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영희가 아주 특별한 애니메이션 필름을 선보였다. 파리 방돔광장에서 출발해 마침내 서울 메종에 이르는 우아한 여정.

BAZAAR BY BAZAAR 2022.07.28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이 파리 방돔광장, 뉴욕 5번가, 도쿄 긴자, 홍콩 랜드마크 프린스에 이어 다섯 번째 엘리트 클럽으로 입성했다. 주앙 만쿠 에이전시의 디자이너 패트릭 주앙과 건축가 산지트 만쿠가 디자인한 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전통의 장인정신과 혁신의 첨단기술이 응축된 거대한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고려청자를 연상시키는 녹색 빛깔의 세라믹으로 장식한 다이아몬드 패턴의 그릴은 서울 메종 건축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서울 메종 오픈을 기념하여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줄리 조세프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영희가 협업한 애니메이션 역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기반으로 했다. 파리 방돔광장에서 날아오른 요정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서울에 도착한다. 고즈넉한 정자가 놓인 창경궁 후원, 궁중춤 춘앵무를 선보이는 무희, 고려청자, 소나무 가지 위의 채화를 든 여인까지. 반클리프 아펠의 아트 피스들과 환상 세계를 유영하던 요정은 마침내 최종 목적지인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에 이른다. 이 우아한 여정을 창조한 아티스트 줄리 조세프를 만났다.
 
완전히 그 세계에 빠져드는 것.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최대한 그 세계에 흡수되려고 노력한다. 완전히 내 것이 되었을 때 비로소 그 분야에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방돔광장의 공방 장인들이 그러하듯 말이다. - 줄리 조세프
 
반클리프 아펠과는 2018년 알함브라(Alhambra) 컬렉션 탄생 50주년 기념 작업 이후 두 번째 협업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장인들의 노하우를 다루는 영상이었다. 반클리프 아펠에서 작업에 대한 전권을 위임했고 창조적인 부분에서 어떤 제약도 두지 않았다. 덕분에 장인들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와 철학을 오롯이 영상 안에 녹여낼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서영희 디렉터와의 공동 작업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나에겐 그녀가 한국에 대해 알려주는 홍보대사 같은 존재였다. 그녀는 내게 한국 문화에 대한 방대하고 섬세한 자료를 보내주었고 반클리프 아펠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공유해주었다.
서영희 디렉터와 팬데믹 기간 동안 원격으로 소통하며 이번 작업을 완성했다. 서울과 브뤼셀이라는 물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같은 창작자로서 예술적 교감을 나눈 순간이 있다면?
우리 두 사람은 민속적인 요소를 창의적인 기반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서영희 디렉터는 고전적의 이미지를 영상에 녹이고 싶어했고 나 역시 전통성과 현대성을 조화롭게 표현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원격으로 소통했음에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건 본연의 관심사가 같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 작업에는 한복, 춘앵무, 채화, 고려청자 등 한국의 전통문화가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다. 가장 인상적인 전통문화는 무엇이었나?
이렇게 아름답고 흥미로운 전통을 내가 모르고 있었다니,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창작 활동에 영감이 되었을 텐데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예를 들어 소나무의 경우, 서양과 달리 아시아에서는 중요한 상징성을 갖고 있더라. 도교의 선녀 전설에는 솔방울을 먹고 하늘을 날았다는 기록이 있다. 이런 디테일까지 탐구하다 보면 전통 속에 숨어 있는 상징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채화였다. 전통은 어느 나라에나 있지만 꽃을 꺾지 않고 비단이나 모시, 종이 따위로 꽃을 만들 정도로 자연을 아끼고 보존하려는 전통은 처음 접했다. 또한 채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이다.
작업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시행착오는 무엇인가?
이 작품에 요정이 타는 배가 한 척 나오지 않나. 처음엔 내가 찾아본 자료를 기반으로 디자인을 제안했다. 머리가 용으로 되어 있고 나무로 튼튼하게 둘러싸여 있는. 그런데 서영희 디렉터가 말하길 그 배는 한국인들에게 전쟁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다른 배로 바꿔줬으면 좋겠다는 거다. 나로선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고 그 피드백을 듣고 지금의 디자인으로 수정했다.
서울의 옛 지형도부터 현대 서울 메종의 외관과 내부까지 공간에 대한 묘사가 자세하다. 작업 당시 상상하던 서울과 실제의 서울은 어떻게 같고 다른가?
일단 영상에 건축물을 그려 넣는 것 자체가 내 그래픽 커리어에서 처음이었다. 그 점이 내게 큰 도전이었던 것 같다. 사진을 참고해서 작업했는데 서울에 실제로 와서 깜짝 놀랐다. 상상했던 그대로였기 때문이다.(웃음) 예를 들어 서울의 고지도를 보면 산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마치 산이 서울을 보호하는 수호신 같다고 생각했는데 현대의 서울에도 그런 면이 고스란히 남아 있더라. 동시에 아주 모던하고 최첨단 기술이 광범위하게 적용된 도시라고 느꼈다. 이런 점에서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이 내가 생각하는 서울을 완벽히 은유한달까. 예를 들어 이 건물 내부 정원에서 꽃들과 나무들이 살아 숨 쉬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기술이 적용되어야 한다. 건물 외관의 파사드는 신기술이 적용되어 있으면서도 한국의 고전미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서울과 반클리프 아펠 서울 메종이 갖고 있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는 놀라울 정도다.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는 아티스트로서 반클리프 아펠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노하우를 중시하는 자세다. 방돔광장에 있는 공방에서 하이주얼리 제작 과정을 견학한 적 있다. 보석의 원료로 쓰이는 원석마다 각각의 특징과 성격을 갖지 않나. 그것들이 가장 최상의 상태로 빛날 수 있도록 장인들의 노하우를 온전히 존중하고 아낌 없이 지원하는 정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주얼리 장인들이 원석 하나 하나를 세공하여 아트 피스를 만들듯, 애니메이션 또한 한 장면 한 장면 장신정신이 필요한 작업이다. 애니메이션 작업에 대해 당신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
완전히 그 세계에 빠져드는 것.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최대한 그 세계에 흡수되려고 노력한다. 박물관에 가고 책도 찾아보고 인터넷도 뒤지고 몇 주 동안 자료 조사만 할 때도 있다. 완전히 내 것이 되었을 때 비로소 그 분야에 창의성이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방돔광장의 공방 장인들이 그러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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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손안나
    사진/ ⓒ Van Cleef & Arpels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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