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재즈 선율을 밟으며 설렘 가득한 모습으로 뉴욕 가든에서 진행된 마이클 코어스의 2022 S/S 컬렉션. 그는 “사랑이라는 단순하고도 위대한 것에 집중할 때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사랑하는 뉴욕의 봄을 오마주한 쇼를 선보였다. 뉴욕의 에너지를 가득 담은 로맨틱함이 특유의 실용적인 디자인에 스며들었다.
할리우드 거리에 펼쳐진 파티 타임!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러브 퍼레이드’란 이름의 화려한 런웨이를 펼쳤다. (그는 ‘Hollywood’를 소망의 아홉 글자라 칭하며 애정을 표했다.) 런웨이는 ‘배우=그리스 신화 속 영웅’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위한 룩으로 채워졌는데, 콘셉트에 걸맞은 베이비 핑크 수트, 웅장한 페더 드레스, 뱀 모티프의 금빛 드레스 등 드라마틱한 룩이 줄을 이었다. 몇 시즌째 이어지고 있는 페티시 무드뿐만 아니라 퓨처리즘 형태의 고글 선글라스, 크리스털 티아라, 코 피어싱이 다채롭게 더해져 보는 재미를 배가했다.
조너선 앤더슨은 16세기의 이탈리아 화가 자코포 다 폰토르모(Jacopo da Pontormo)의 작품 속 매너리즘을 탐구했다. 그의 뒤틀리고 왜곡된 구성과 형태는 해체와 커팅 기법, 드레이핑에 볼륨감을 넣은 기묘하고 아름다운 실루엣으로 재창조되었다. 특히 달걀, 비누, 장미와 같이 일상적인 오브제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오브제 트루베(object trouve)’ 방식을 적용한 초현실적인 슈즈는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매튜 M. 윌리엄스의 첫 번째 라이브 쇼에는 럭셔리와 실용성, 화려함과 절제, 불완전한 아름다움과 인류애가 공존했다. 뉴욕의 아티스트 조시 스미스(Josh Smith)는 훌륭한 조력자가 되어주었고, 컬렉션 전반에 스미스 특유의 거친 홈스펀 스텐실 기법과 프린팅 및 수공예 아트워크가 적용되었다. 그 외의 대표적인 피스를 꼽는다면 아카이브에서 건져올린 코르셋과 페플럼 디테일이 가미된 네오프렌 재킷.
‘유니버셜 패스포트’라는 테마와 영상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는 “음악은 경계를 뛰어넘어 다른 시간, 공간 그리고 사람들을 연결해 줍니다. 음악은 마치 나의 젊은 시절의 사운드트랙처럼 내 인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죠.”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젊음의 자유로움과 대담한 애티튜드, 실험정신과 유연성으로 무장한 컬렉션이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시몬 로샤가 ‘모녀 관계’를 주제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턱받이에서 착안한 듯한 빅 피터팬 칼라부터 풍성한 샤 스커트, 핀을 꽂은 헤어스타일은 동심에 젖어들게 했다. 수유 브라를 재해석한 반쯤 접힌 브라 톱, 해체된 니트웨어에서는 모성애가 느껴졌다. 패션이 일상적인 소재를 이토록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던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