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사이에선 ‘그린 듯이 잘생긴 영훈’, ‘깎은 듯이 잘생긴 주연’이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오늘 서로의 모습을 모니터링한 소감이 어떤가요?
주연: 영훈이 형은 미남의 정석인 것 같아요. 비율도 그렇고. 아까도 형 얼굴 크기가 소멸하는 줄 알았어요. 만화책 찢고 나온 느낌? 영훈: 주연이를 보고 있으면 “와, 진짜 남자답다” 싶거든요. 심지어 오늘은 민소매 의상을 입었잖아요. 그게 주연이를 더 돋보이게 하는 무기라고 해야 하나? 날카로운 고양이상에 누가 봐도 잘생겼잖아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웃음)
영훈이 입은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 엑스트라 라지 팬츠, 주연이 입은 오버사이즈 수트, 울트라 플랫 슈즈는 모두 Balenciaga.
두 사람은 얼마나 닮았고 얼마나 다른가요? 원래 ENTP와 INFP는 서로를 잘 보완해주는 성격 유형이라고 하던데.
주연: 영훈이 형은 생활 애교가 많아요. ‘애교를 부려주세요’ 하면 ‘짠’ 나오는 게 아니라, “나 이거 먹고 싶어.” 이런 말 한마디에도 애교가 묻어 있어요. 저는 정반대거든요. 그냥 건조 그 자체. 그 점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아요. 비슷한 점은 둘 다 시끄러운 걸 싫어한다는 거예요. 영훈: 조용한 걸 좋아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면이 닮았어요. 과거에 주연이와 룸메이트였거든요. 그런데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어요. 가끔 주연이가 잘 때 “형, 핸드폰 소리 조금만.”이라고 하면 “알겠어.” 하고 줄여주는 정도? 아, 그런데 저는 MBTI 안 믿어요. 사주도 안 믿고 종교도 안 믿어요. 제가 믿는 건 저희 엄마 아빠, 더비, 더보이즈, 친구들 딱 이렇게만.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 엑스트라 라지 팬츠, 펌프 슈즈는 모두 Balenciaga.
더보이즈의 무대를 보면 한마디로 기세가 좋달까요? 멤버들 또한 그 부분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주연: 감사합니다. 저희 팀은 진짜 에너지가 좋다고 생각해요. 열한 명이 각각 개성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해보자’라고 할 때 다 같이 의기투합해요. 이를테면 〈로드 투 킹덤〉이나 〈KCON〉 같은 무대들요. 보시는 분들에게도 그 기운이 전달됐던 것 같아요. 누구 하나 빠짐없이 엄청나게 집중하고 열한 명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는 순간들. 그럴 때 자부심을 느끼죠.
영훈이 입은 화이트 니트, 팬츠는 Dolce & Gabbana. 스니커즈는 Jimmy Choo. 주연이 입은 지브러 칼라 포인트 코트, 셔츠, 카디건, 팬츠는 모두 Kimseoryong. 스웨이드 부츠는 Tod’s.
고대하던 오프라인 콘서트를 마친 기분이 어때요?
영훈: 〈로드 투 킹덤〉부터 〈MAVERICK〉 활동까지 쉬는 날 없이 계속 달려오기만 했었거든요. 멤버들도 다 지칠 대로 지쳐 있었고요. 그래도 힘들다고 투정하지 않고 꾹꾹 참으며 열심히 해왔는데 콘서트 첫날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내가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가 이거였지.’ 사실 콘서트를 하면서도 조금 답답했어요. 예전에는 팬분들 웃는 얼굴도 잘 보였는데…. 팬분들은 또 얼마나 답답하셨겠어요. 소리도 못 지르고. 하루빨리 상황이 더 좋아지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스크 벗고 웃으면서 저희 무대를 보실 수 있도록.
슬리브리스는 Gallery Dept. by Mue. 디스트로이드 데님 팬츠는 Loverboy by BOONTHESHOP.
레오퍼드 니트는 R13 by BOONTHESHOP. 레더 팬츠는 Rick Owens. 비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영훈 씨는 콘서트 마지막 날 펑펑 울어서 ‘눈물 젖은 빵’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들었어요.
영훈: 그러게요. 전 왜 울었을까요.(웃음) 콘서트 마지막 날 팬분들께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적어 갔어요. 무대 위에서 그걸 읽으려고 하니까 울컥하더라고요. 거기 적힌 내용은 정말 제가 진심을 다해서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간 것들이에요.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희를 잊지 않고 기다려주셨고 저희가 힘들고 지친 순간에도 많이 도와주셨거든요. 그런 생각이 드니까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면서 갑자기 팍 눈물이 터져버렸어요. 주연: 옆에서 저도 울컥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또 형이 눈물을 주체 못하는 게 귀엽기도 하고.
주연이 입은 슬리브리스, 팬츠, 영훈이 입은 카디건, 패턴 슬리브리스는 모두 Prada.
아티스트에 따라서 팬덤도 저마다 개성이 다르잖아요. 더보이즈를 서포트하는 더비는 어떤 사람들인가요?
영훈: 더비 분들은 한마디로 의리파예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2년이라는 시간은 정말 길거든요. 어떻게 보면 2년 동안 사이버 가수를 좋아한 건데…. 그런데도 저희들에게 계속 좋은 성과를 안겨주셨고, 오히려 저희가 힘들 때마다 공식 카페에 “너희들이 있어서 나도 열심히 살 수 있다.” 이런 응원을 해주셨어요.
트렌치코트, 로고 플레이 스카프는 Balenciaga.
오늘 카메라 앞에 선 모습에서 데뷔 5년 차의 내공이 느껴지더라고요.
주연: 신인 때는 모니터링을 자주 안 하니까 어떻게 해야 사진이 잘 나오는지도 몰랐어요. 그러다가 제가 잘 나오는 각도를 알고 나서부터는 한동안 계속 그 각도로만 찍었고요. 지금은 그걸 넘어서, 조금 이상하게 나오더라도 그때의 바이브에 따라서 다른 시도를 해보는 게 좋아요. 영훈: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은 뭐든지 하다 보면 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연습생 때는 스튜디오에 서 있는 것조차도 떨렸었어요. 이제는 그런 떨림 대신 더 잘해야겠다 생각해요. 주연: 저는 오히려 데뷔 초에 패기가 넘쳤어요. 그런데 첫 번째 앨범이 나오고 제 생각보다 결과가 많이 아쉬웠거든요. 두 번째, 세 번째 앨범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더 안 좋았죠. 데뷔만 하면 무조건 성공하는 건 줄 알았는데 데뷔하고 나니 또 다른 시작이더라고요. 2년 차쯤이었나? 그때부터 연습생 때보다 더 열심히 살았어요. 각성한 거죠. 영훈: 반대로 저는 그때 주어진 상황을 냉정하게 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지’보다는 ‘그래,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잘 마무리하자’ 주의였어요. 안무 하나를 하더라도 틀리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내가 하는 일이 다 팀과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두 사람에게 ‘지금은 알고 그때는 몰랐던 것’은 무엇인가요?
영훈: 음…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데뷔 초반은 사실 기억이 잘 안 나요. ‘소년’이라는 노래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제가 음악 방송에서 어떻게 행동을 했고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완전 초긴장 상태였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됐을 것 같지만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게 맞았어요. 지금은 지금대로 하는 게 맞고요. 이제는 어느 정도의 내공이 생긴 거죠. 주연: 저도 동의해요. 신인이니까 불편한 상황이 있어도 뭐든지 다 열심히 해야 했죠. ‘굳이 왜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싶다가도 그때는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 생각해요.
슬리브리스, 팬츠, 로퍼는 모두 Prada. 실버 브레이슬릿은 Hei.
‘나는 더보이즈의 →→이다’라는 항목에 다른 멤버들은 ‘상큼한 미소’ ‘중심’ ‘선물’이라고 답했는데 주연 씨는 건조하게 ‘멤버’라고 적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어요. 요즘은 어때요? 수정할 생각이 있나요?
주연: 저는 수정하지 않겠습니다.(웃음) “저는 더보이즈의 멤버이고 더보이즈의 멤버들이 너무 좋아요! 이 팀의 멤버로서 무언가를 같이 해나가는 게 너무 즐겁습니다!”라는 의미였거든요. 영훈: 너무 주연이스러운 대답인데요? 그럼 저는 ‘나는 더보이즈의 둘째다’로 바꿀게요. 주연: 왜 둘째예요? 영훈: 상연이 형이 첫째니까. 주연: 아….
주연: 올해는 훨훨 날고 싶어요. 무대에서도 훨훨 날고, 하늘에서도 훨훨 날고요. 그렇게 팬들을 뵙느라 아주아주 바빴으면 좋겠어요. 영훈: 주연이와 비슷한데, 2022년에는 상황이 좋아져서 더 많은 팬들을 만나뵙고 싶어요. 더 성장해나가면서 더 좋은 기록들을 만들고 싶어요. 무엇보다 더보이즈 멤버들과 많이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