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Culture

MZ 세대도 예술 작품을 가질 권리가 있다

폭발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미술계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2007년과도 비슷한 양상이지만 다른 점 가운데 하나는 그 주체가 MZ세대에 해당하는 ‘영 컬렉터’라는 것. 그들은 어떻게 다르게 미술을 사랑하고 컬렉팅을 해나갈까?

BYBAZAAR2021.10.10
 

영 컬렉터의 정체   

P21에서 9월 25일까지 열리는 이은실 작가의 개인전 «Unstable Dimension» 전시 전경. 줌인, 줌아웃된 시점들은 이름 모를 맹수의 털 같기도 하고 웅장한 산수화 같기도 하다. 심리학, 풍수, 신경과학 등이 호출되는 이 기운생동한 욕망의 회화들을 흥분하며 감상한 후 오른쪽에 보이는 〈예민한 심장 I〉를 구입했다.

P21에서 9월 25일까지 열리는 이은실 작가의 개인전 «Unstable Dimension» 전시 전경. 줌인, 줌아웃된 시점들은 이름 모를 맹수의 털 같기도 하고 웅장한 산수화 같기도 하다. 심리학, 풍수, 신경과학 등이 호출되는 이 기운생동한 욕망의 회화들을 흥분하며 감상한 후 오른쪽에 보이는 〈예민한 심장 I〉를 구입했다.

이소영

미술 교육인, 미술 에세이스트    
 
목요일 저녁 6시. 대부분의 미술 전시회 오프닝 시간이다. 많은 영 컬렉터가 칼퇴근을 하고 전시장으로 뛰어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프닝에 가야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을 먼저 고를 수 있다. 젊은 작가의 경우 작품가가 부담스럽지 않으면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코로나가 우리 일상에 침투한 지 2년여. 적어도 세 달에 한 번은 해외 아트페어와 미술관을 방문하던 루틴도 많이 달라졌다. 서울의 숨겨진 전시공간을 보물찾기하듯 찾아다니며, 매일 SNS를 통해 쏟아지는 미술 정보를 얻는다.
 
마흔을 앞둔 나를 사람들은 ‘영 컬렉터’라고 부른다. 젊다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아마도 요즘 시대의 영 컬렉터라고 하면, 많은 부를 이룬 후 미술작품을 구매하는 소위 ‘어르신 컬렉터’와는 다르게 자신의 월급 내에서 돈을 모아 행복한 갈등을 하며 컬렉팅을 하는 새로운 세대를 칭하는 말일 것이다. 2021년 7월 소더비 옥션의 이브닝 세일에 참여한 구매자의 25% 이상이 40세 이하였다는 걸 보면 세계적인 미술시장에서 영 컬렉터의 규모와 세력이 점차 확장되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제 내 주변에는 컬렉터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매일 카톡에서 정보를 나누고, 직접 만나서도 미술 컬렉팅 이야기를 한다. 2021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영 컬렉터들은 무엇보다 소셜미디어의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국제적인 아트 컬렉터 데이터베이스인 래리 리스트(Larry's List)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컬렉터에게 어필하는 다수의 아티스트가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컬렉터들은 가장 많은 정보를 인스타그램에서 얻는다. 특히 아티스트 계정이나 컬렉터 계정의 팔로어와 팔로잉 관계를 살펴보면 놀랍도록 흥미로운 현대미술계 인맥 지도가 펼쳐진다. 나만 알고 있는 신진작가라고 생각했는데, 내 컬렉터 친구도 팔로잉하고 있는 걸 발견한 순간 자동반사적으로 디엠을 보낸다. “너도 이 작가 좋아해? 나도 요즘 눈여겨보고 있어. 혹시 다음 전시 소식 들었어?” 또는 눈에 띈 작가의 소속 갤러리에 작품을 구입하고 싶다는 메일도 손쉽게 보낸다. 단 5분 만에 정보는 무한대로 확장된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영 컬렉터의 정보는 양도 많을뿐더러 점점 투명해진다. 과거에는 폐쇄적으로 작품가 리스트를 전달받았다면, 요즘 컬렉터들은 해당 갤러리에 당당하게 물어본다. “이번 전시 작품가 리스트 친구에게 보여줘도 되니?” 소셜미디어에서 작품가를 포함해 정보를 나누는 것에 개방적이다 보니 컬렉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아트 컨설턴트나 딜러의 자문을 구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도 영 컬렉터들의 큰 특징이다.
 
나아가 소셜미디어의 힘은 컬렉팅 그룹을 만들게 한다. 하지만 이 그룹은 ‘느슨한 연대’의 모습을 띠고 있다. 즉 동아리나 협회라기보다는 ‘아트 컬렉터’라는 공통분모로 묶여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하며 ‘따로 또 같이’ 컬렉팅한다. 취향이 맞는 컬렉터들은 온라인에서 친분을 쌓아나가다 갤러리 오프닝이나 페어에서 눈인사를 시작으로 친구가 된다. 나와는 다른 취향과 정보를 가진 컬렉터들을 만나 그들이 산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선망하며 함께 현대미술계의 문맥을 탐험한다.
 
“현대미술 시장은 끝없이 변해가는 생물체 같다.” 영 컬렉터들은 미술작품이 지닌 잠재적 가치를 믿고, 그것이 투자이건 취미이건 미술에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금전적인 이득이 나지 않더라도 미술작품과 함께 살아가는 삶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남과는 차별화된 나만의 미술사를 집에 걸어놓고 함께 사는 것, 아티스틱한 삶을 보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오늘도 나는 ‘아트 컬렉팅’을 주변의 모든 ‘영'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있다.
 

영 컬렉터의 덕력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 〈Chemical and Biological Weapons Proving Ground/Dugway, UT/Distance ~42 miles/10:51 a.m., 2006〉, 2006. 조이스 펜사토(Joyce Pensato), 〈Batman 1〉, 2013. 리처드 햄블턴(Richard Hambleton), 〈Shadow Head Portrait〉, 1999.만프레드 모어(Manfred Mohr), 〈P-303-21, P-303-14, P-303-10〉, 1980–1981.
고준환
원자재 트레이더 
 
아트 컬렉팅 입문 계기 
5년 전 한 아트 딜러를 통해 판화를 구입한 것이 첫 컬렉팅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심도 있는 리서치를 통해 즐기는 아트 컬렉팅의 뿌듯함에 푹 빠지게 되었다. 트레이딩을 업으로 삼고 있다 보니 미술시장 구조를 파헤치고,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한 작가의 좋은 작품을 좋은 가격에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과정 자체가 짜릿하기도 했다. 처음엔 투자적 성격도 강했고 조급한 경향도 있었는데, 소장품 규모가 늘어나고 컬렉션 테마가 확고해지면서 소장 작품을 고르는 과정이 점점 느긋해지고 있다.
컬렉팅 규모 
40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고,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는 29점의 작품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는 큰 기쁨이지만 마땅한 공간을 찾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공동 공간에 작품을 걸 때는 와이프와 딸의 컨펌이 필요하고 나만의 덕질 공간인 서재에는 자유롭게 걸어둔다.
리서치 & 컬렉팅 방법 
주요 아트 매거진, 신문들을 구독하고 최신 전시 혹은 끝났지만 중요한 해외 전시를 공부한다. 세계 유수 미술관 큐레이터의 눈을 통해 예술작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도 많이 보는데, 주요 미술/컬렉팅 관련 인스타 계정 간의 상호작용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 이때 탁월한 안목과 네트워크를 가진 전 세계 큐레이터들의 관계성을 파악한다면 훌륭한 신진작가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볼 수 있게 된다. 영국 서펜타인갤러리 공동디렉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계정(@hansulrichobrist)과 아트마켓 신을 촌철살인 밈으로 보여주는 인플루언서 제리 가고시안의 계정(@jerrygogosian)은 필수적으로 팔로할 것. 이렇게 나름의 리서치를 통해서 내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작가 혹은 미술사에서 저평가되었다고 판단되는 작가를 만나면 먼저 소속 갤러리를 통해 판매 가능한 작품과 가격에 대해 알아본다. 작품가가 너무 높거나 판매 가능한 작품이 여의치 않을 경우, 옥션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지 알아보거나 세컨더리 마켓(2차 시장)에서 기회를 기다린다.
관심 가는 온/오프라인 전시공간 
NFT 아트를 필두로 해서 메타버스 전시공간 등이 화두가 되어가고 있다고 하지만, 수준 높은 큐레이션과 몰입감의 부재 때문에, 여전히 전통적인 미술 전시공간을 좋아한다. 언택트/온택트의 시대적 특성과 전통적 의미의 미술 감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젤(eazel.net)을 추천한다. 뉴욕과 홍콩, 서울 등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시들을 버추얼 아카이빙 기술을 통해 온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자신만의 컬렉팅 테마 
맨케이브(덕질), 가족, 시대정신 등 세 가지 주제를 컬렉팅 테마로 삼고 있다. 각각의 테마가 곧 나를 추동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에 내 삶의 다른 방들을 꾸며간다는 마음가짐이다. 맨케이브(Man Cave)는 한마디로 숨어서 덕질하는 영역인데 조금 다크한 분위기가 있다. 조이스 펜사토(Joyce Pensato), 리처드 햄블턴(Richard Hambleton), 라파 에스파르자(Rafa Esparza), 미리암 칸(Miriam Cahn)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족을 테마로 한 컬렉션은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비교적 탐미적인 작품 위주이다. 조르지오 그리파(Giorgio Griffa), 비센티 마테(Vicente Matte)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날카롭고 도전적인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작품들은 자이트가이스트(Zeitgeist)라는 테마로 컬렉팅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양면성과 정치/군사적 극비사항을 주제로 저널리즘적인 예술을 추구하는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 디지털 아트와 콘크리트 아트를 아우르는 미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점에 위치한 베라 몰나르(Vera Molnar) 등의 작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생각 
어르신들을 상대로 유난히 인기가 많은 몇몇 한국 작가들을 위주로 한 보수적 컬렉팅 기조가 점점 투자적 트렌드적 한계에 봉착하고 있고, 밀레니얼 세대를 주축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컬렉팅 트렌드가 대두되고 있다. 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고가를 자랑하는 해외 이머징 작가들의 수준 못지않게 매우 트렌디하고 영리해지고 있는 듯하다. 곧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글로벌 마켓에 진출하여 이름을 날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영 컬렉터의 기쁨    

(왼쪽부터) 애덤 펜들턴(Adam Pendleton), 〈What is the Black Dada〉, 2020. 아말리아 피카(Amalia Pica), 〈Joy in Paperwork 42〉, 2015. 아모아코 보아포(Amoako Boafo), 〈Limestone〉, 2020. 치나자 아그보(Chinaza Agbor), 〈1/3〉, 2021. 마리나 페레스 시망(Marina Perez Simão), 〈Untitled〉, 2020. 박민하(Minha Park), 〈Peculiar Weather〉, 2020. 레이철 존스(Rachel Jones), 〈Lick Your Teeth, They So Clutch〉, 2021. 레베카 아크로이드(Rebecca Ackroyd), 〈Study for Green Girl〉, 2020. 장윤정(Yoonjung Jang), 〈Mass study Furry〉, 2019. 박노완(Noh-wan Park), 〈살맛 드로잉〉, 2018.

(왼쪽부터) 애덤 펜들턴(Adam Pendleton), 〈What is the Black Dada〉, 2020. 아말리아 피카(Amalia Pica), 〈Joy in Paperwork 42〉, 2015. 아모아코 보아포(Amoako Boafo), 〈Limestone〉, 2020. 치나자 아그보(Chinaza Agbor), 〈1/3〉, 2021. 마리나 페레스 시망(Marina Perez Simão), 〈Untitled〉, 2020. 박민하(Minha Park), 〈Peculiar Weather〉, 2020. 레이철 존스(Rachel Jones), 〈Lick Your Teeth, They So Clutch〉, 2021. 레베카 아크로이드(Rebecca Ackroyd), 〈Study for Green Girl〉, 2020. 장윤정(Yoonjung Jang), 〈Mass study Furry〉, 2019. 박노완(Noh-wan Park), 〈살맛 드로잉〉, 2018.

이영상
석유화학기업 재직 


아트 컬렉팅 입문 계기 
어렸을 때부터 여행 가면 미술관이나 주요 갤러리를 꼭 체크해두고서 방문하곤 했지만 아트 컬렉팅은 특정 소수 계층의 전유물이고 내 경우엔 감상하는 것에서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트포스터나 아트토이를 소소하게 수집하기 시작하다가 어느 정도 수입이 생기고 ‘진짜’ 미술작품 컬렉팅에 대한 욕구가 끓어오를 때쯤 일본 옥션에서 이우환 작가의 판화를 처음 구매했다. 첫 컬렉팅을 결심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데에도 몇 년이 걸렸다.
컬렉팅 규모 
정확히 세어볼 수는 없지만 에디션, 원화를 포함해 약 90점가량 된다. 해외 작가의 비중이 80%, 원화는 약 40점 소장하고 있다. 거주지의 한정된 규모 때문에 다 걸어두지 못하고 주로 원화(유니크 피스) 작품을 벽에 걸어두었고, 판화 작품들은 별도로 포트폴리오 파일집이나 지관통 등에 보관하고 있다.
리서치 & 컬렉팅 방법 
관심 가는 작가가 눈에 들어오면 기본적인 정보 파악 이후 구글링으로 온갖 정보를 수집한다. 아트시(Artsy), 뮤추얼아트(Mutual Art) 등의 정보 제공 플랫폼을 활용하기도 한다. 작가의 커리어, 전속 갤러리, 수상 이력, 주요 소장처, 경매 이력, 인터뷰, 관련 기사 등을 검색하다 보면 작품 세계를 이해하게 되고 중요한 포인트가 눈에 들어온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자기만의 관점이 확립된다. 아트뉴스나 아트시 등에서 제공하는 기사를 통해 시장 흐름을 파악하기도 하고, 국내 컬렉터, 갤러리 디렉터들과 관계를 맞으며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의견에서도 정보를 얻는다. 인스타그램도 중요하다. 일 년여 전부터는 나 역시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미술과 컬렉팅에 대한 관심을 표하기 시작했다. 내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며 작가와 갤러리에 대해 알아가는 것처럼 작가와 갤러리도 계정을 통해 나에 대해 파악하기 때문이다. 인기 갤러리, 인기 작가의 경우 공급은 제한적이고 수요는 많기 때문에 컬렉터 개인에 대한 평판이나 신용도가 중요하다. 나는 해외 이머징 아티스트 위주로 컬렉팅을 하고 있는데 90% 이상 갤러리를 통해 구매한다. 일반적으로 작가에게 직접 문의해도 시장에 갓 나온 신진작가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갤러리 연락처를 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옥션은 현재 갤러리 시장 가격보다 낮은 경우, 1차 시장에서 구하기 힘든 작가일 경우 활용하는데 아무래도 과잉 비딩이나 낙찰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있어 잘 활용하지 않고 있다.
관심 가는 온/오프라인 전시공간 
미술을 즐기고 이해하는 데는 직접 보는 것이 훨씬 낫지만 요즘은 전시 오프닝 전에 작품이 다 팔려버리는 경우가 잦아 온라인 뷰잉에 익숙해지고 이것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만, 취향과 안목을 빌드업하는 데 있어서는 여전히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작품의 실제 크기, 사용된 재료들의 질감과 표현방법이 주는 압도감은 실제 눈으로 봐야만 느낄 수 있다. 서울에도 우수한 해외 갤러리가 많이 포진해 있는데 페이스, 리만 머핀, 쾨닉, 페로탕 등의 모든 전시를 챙겨 보려 한다. 올해 10월에 오픈 하는 타데우스 로팍 역시 큰 기대를 갖고 있다. 국내 갤러리는 전시되는 작가들의 작품이 나와 결이 잘 맞고, 작가 관리를 성실하게 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휘슬, P21, 디스위켄드룸을 좋아한다. 기관의 경우는 아모레퍼시픽뮤지엄, 스페이스K를 추천하고 싶다.
자신만의 컬렉팅 테마 
두 가지 메인 테마가 있다. 하나는 기존 미술시장의 백인, 남성 작가 위주의 주류에서 벗어난 흑인 작가들을 가리키는 ‘블랙(Black)’, 타의로 인한 내쫓김에서 자유로운 떠돎에 이르기까지 민족적, 지역적 정체성을 넘어 살고 있던 장소를 벗어나 다른 곳에 뿌리내려 삶의 터전을 확장해나가는 ‘디아스포라(Diaspora)’, 그리고 여성. 이렇게 비주류로 분류된 작가들의 작품군이 첫 번째 테마다. 나와 인종 혹은 성별이 다를지라도 그들이 주는 시각적, 개념적 메시지에 공감과 매력을 느끼고, 이들이 현재 새로운 미술사를 써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내가 동참하여 큰 변화의 흐름에 작더라도 일조하고 싶다. 다른 테마는 국내, 해외의 이머징 아티스트들을 찾아 컬렉션을 구성하는 것이다. 나는 현실적으로 블루칩 작가, 고가의 작품을 컬렉팅하기 힘들다. 때문에 리서치에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들여 나만의 방식으로 좋은 커리어가 예상되는 이머징 작가들을 찾아 수요가 몰리기 전에 발빠르게 컬렉팅하려 한다. 컬렉팅 이후 작가들이 성장하는 모습이나 좋은 갤러리와 전속을 맺는다든지, 수상을 하였다든지 등의 뉴스가 들릴 때 짜릿하다. 동반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현재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생각 
현재 한국 미술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젊은 층 유입이 많아진 가운데 내년 프리즈서울(Frieze Seoul)이 키아프와 함께 열리고, 더불어 유수의 해외 갤러리들이 서울에 진출, 확장하고 있다. 프리즈를 기점으로 서울 미술시장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듯 보인다. 국내 갤러리들의 경우 단순 세일즈를 주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커리어 발전과 성장을 돕는 본질적 역할에 충실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안동선은 얼마 전 세 번째 작품을 소장하면서 아트 컬렉션이야말로 가장 사적인 개인의 역사라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