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ity

입대 전 비와이와 나눈 이야기

이름은 이병윤. 예명은 여러 개. 이번엔 BewhY the Funkest.

BYBAZAAR2021.08.29

THE

FUNCKEST 

니트 톱, 이너로 입은 터틀넥 톱은 Dior Men. 목걸이, 반지는 Damiani.

니트 톱, 이너로 입은 터틀넥 톱은 Dior Men. 목걸이, 반지는 Damiani.

 
군대 가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가겠다고 했다. 춤도 그 중 하나인 건가?
어릴 때부터 춤을 배우면 랩을 더 멋있게 표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왔다. 공연은 소리로만 전하는 예술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움직임과 표정이 다 담기는 예술이라 분명 도움이 될 것 같았고. 70년대 아티스트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락킹(Locking) 댄스를 만든 돈 캠벨(Don Campbell)은 펑크를 구축한 근본이라 볼 수 있다. 이 근본을 습득해야 음반을 제대로 만들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번 〈032 Funk〉를 작업했다. 그래서 춤도 배우게 됐다.
 
소질이 보였다.
나 같은 사람이 열심히 추면 뭔가 멋이 없을 것 같더라. 대충하는 게 멋있는 건데. 다행히 가르쳐주신 놀부 선생님이 바이브가 좋다고 하기에 그 말을 믿고 뮤직비디오에서도 추고 인스타에도 올렸다. 부끄럽기도 한데 후회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즐기고 있다. 일단 엄청 행복해 보이지 않나?
 
〈032 Funk〉는 그 어느 때보다 주제가 확실한 음반이다. 코로나 시대를 겨냥한 본격 추억 여행이랄까?
정말 하고 싶은 건 여행이었다. 국외 여행 허가서를 못 받아서(웃음), 그래서 앨범에 녹인 거다. 2021년 중반쯤 되면 백신도 많이 맞고 코로나가 좀 잠잠해질까 했는데 아니더라. 예전에 갔던 여행지의 추억을 가사로 쓰면서 코로나 없는 시대의 기분을 담으려고 했다.
 
코트, 셔츠, 팬츠, 부츠는 모두 Burberry.

코트, 셔츠, 팬츠, 부츠는 모두 Burberry.

 
세계 여러 나라와 도시가 등장한다. 가장 다시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
L.A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모든 것이 여유롭다. 친구들, 아니 모든 사람들이 천사 같다. 가면 항상 과분한 섬김을 받고 오는 기분이다. 도끼 형이 L.A에 살아서 가면 항상 만난다. ‘눈에 띄어’에 그 경험이 담겨 있다.
 
이런저런 음악을 많이 듣는 건 알려져 있지만 펑키 & 디스코를 할 줄은 몰랐다.
힙합은 리메이크 문화가 있다. 2018년부터 진짜 70년대 펑크와 지금의 비와이를 어떻게 잘 섞어볼 수 있을까 계획하다가 올해 들어 확실하게 구체화했다. 만들고 싶던 사운드를 만들었고 랩도 진짜 재미있게 디자인했다. 가사에도 어려운 말 하나 없이 이지 리스닝 할 수 있도록 했고. 기분 좋고 행복하게 작업했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 ‘바이클 약슨(Bichael Yackson)’이란 곡도 만들었다. 선구자에 대한 동경이 있나 보다.
마이클 잭슨은 팝에 있어서 전설적인 인물이니까. 팝 시장의 패러다임을 아예 바꿔버린 사람이다. 지구에 있는 모든 예술인이 다 마이클 잭슨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가 쓰는 창법이라든지 그루브, 디자인들. ‘눈에 띄어’는 제임스 브라운의 ‘Sex Machine’을 대놓고 오마주한 트랙이다. 그들을 리스펙하는 마음으로 힌트를 얻어 내 것으로 다시 만들겠다는 숙제가 나한테는 있는 거다.
  
재킷, 셔츠는 Ofotd. 팬츠는 Arts De Base.

재킷, 셔츠는 Ofotd. 팬츠는 Arts De Base.

 
베이스도 그렇고 랩 스타일도 새롭다. 어떻게 매번 새롭나?
칸예 웨스트 (Kanye West)가 나의 영웅이다. 이전 앨범 〈The Movie Star〉라든지 〈Neo Christian〉은 칸예의 음악 스타일에서 많이 영향을 받았다. 이제 음악적 영향보다 항상 새로운 것을 고집하고 변화시키고 싶어하는 움직임을 닮고 싶다. 음악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싶고 위대해지고 싶달까.
 
가사 속에 티파니, 고야드, 에르메스 같은 브랜드 이름이 줄줄 나온다. 죄다 부인이 썼을 법한 것들로.
(웃음) 가사가 말하자면 여행 일기 같은 거라서 기억이 떠오르는 대로 썼다. 비유한 것도 있다. 와이프가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좋아해서 쓴 ‘비비안 소녀’. 그 브랜드 로고가 행성 모양이지 않나? 그녀의 우주선에 나를 태운다는 접근. 그녀는 나한테 되게 신기한 존재다.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트랙이다. 
 
“마치 Justin Bieber 공감돼 Holy 가사”라는 구절도 있다. 저스틴 비버도 사랑꾼 이미지가 있다.
흔한 사랑 노래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 감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고, 옆에 있어서 뭘 하는지 일상적이고 잘 떠올릴 수 있는 노래를 만들려고 했다. 저스틴 비버도 결혼을 하고 신앙도 가졌다. 혼자서 자유로울 수도 있는데 결단을 한 거지 않나. 음악 하면서 결혼 전 삶을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진짜 멋 없어 보였다. 함께하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느끼는 데 공감했다. 그냥 요즘 되게 행복하고, 삶이 심플해졌다.
 
재킷, 톱, 발라클라바, 목걸이는 모두 Givenchy.

재킷, 톱, 발라클라바, 목걸이는 모두 Givenchy.

 
송민호와 서로 피처링을 했는데 이번에 ‘버질 아블로’ 패를 썼다. 오디션에 무심한 친구를 데려갔는데 오히려 친구만 덜컥 붙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얘기하고 싶은 게, 프로듀싱이 단순히 비트를 만드는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곡의 방향, 테마, 키워드, 누가 곡에 붙었으면 좋겠는지 전체적인 걸 보는 게 프로듀싱이다. ‘썸네일각’이라는 노래를 만들었을 때, ‘아 우리나라에서 펑키한 아티스트 누가 있지? 진짜 트렌디한 아티스트, 이 트랙에서 같이 패션 얘기를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누가 있을까?’ 고민하다 ‘송민호다!’ 해서 송민호한테 연락했다. 그리고 루이 비통 쇼에 선 얘기 무조건, 버질 아블로한테 문자 왔던 거 꼭 넣어달라고 했다.(웃음) 그 친구도 전문가니까 딱 습득해서 해줬다. 그래서 너무 만족스럽다.
 
‘인천공항 Freestyle’에서는 헤이즈랑 로꼬가 시간 안 맞아서 피처링 못해서 다 본인이 불렀다고 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인가?
그거 웃음 포인트다. 진짜 연락을 했는데 둘 다 비슷한 시기에 뭐가 나온다고 해서 못 했다. 그래서 2절이랑 후렴을 내가 다 해버렸다. 나중에 들려줬더니 아주 재미있어했다. 그리고 주변에 이 노래를 많이 들려줬는데 다들 좋아했다.
 
셔츠는 Archivio J.M. Ribot by Adekuver. 팬츠는 Ofotd. 목걸이는 Dewy Desert. 슈즈는 Soulesures.

셔츠는 Archivio J.M. Ribot by Adekuver. 팬츠는 Ofotd. 목걸이는 Dewy Desert. 슈즈는 Soulesures.

 
인천에서 오래 살았다. 
‘인천상’이 있다는 거 알고 있나? 안다. 인천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가 있다. 양스러운 그런 느낌. 그래서 ‘인천스러운’게 나온다 싶으면 우리끼리 서해 냄새 난다고 한다.(웃음)
 
비와이의 음악에는 아직 서해 냄새가 없다.
‘비와이 펑크’라는 나만의 음악적 라인을 만들고 싶다. 〈032 Funk〉는 실험작이다. 다음 음반에서 진짜 어릴 적 인천에서의 삶을 얘기해보고 싶다.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2002년 월드컵도 보냈지, 어릴 때 문학동에서 삥도 많이 뜯겨봤다. 소음도 심하고 부평 테마의 거리에 가면 싸움도 엄청 많이 일어났다. 인천은 신기하다. 정말 재미있는 도시이다. 지금의 서울을 뉴욕에 비유한다면 인천을 L.A처럼 만들어보고 싶다. 그게 또 힙합이다. 그 지역에 대한 샤라웃. 진짜 재미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비전이 생겼다.
 
이 음반 하나로 비와이의 일상을 가까이서 엿본 느낌이다.
나는 아티스트이지만 좋은 제품을 파는 사람이라고도 생각한다.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팔아서 돈을 버는데 소비자의 말을 듣지 않는다? 소비자의 말을 듣고 싶었다. ‘웅장해서 듣기 부담스럽다’ ‘너무 빡세다’ ‘이거 뭐 카페에서도 못 틀고’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루이 비통이 원래는 트렁크를 만드는 회사였지 않나. 그게 어떻게 보면 루이 비통의 본질이었고. 하지만 대중이 트렁크를 많이 구입하진 않는다. 신발, 티셔츠, 지갑이 쉽게 팔린다. 전작인 〈The Movie Star〉는 마치 루이 비통의 트렁크 같은 거다. 비와이의 정체성. 이번 〈032 Funk〉는 루이 비통의 티셔츠다. 많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비와이라는 브랜드에 한 라인이 더 생겼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카디건, 팬츠, 이너로 입은 보디수트는 모두 Prada. 스카프는 Reclow. 반지는 Dewy Desert.

카디건, 팬츠, 이너로 입은 보디수트는 모두 Prada. 스카프는 Reclow. 반지는 Dewy Desert.

 
한 힙합 커뮤니티에서는 “병무청이 준 선물이다”라고도 하더라. 군대로 공백기를 갖는 것에 대해 조금의 걱정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군대를 가면서 음악을 내놨는데 사람들에게 선물이 된 거라면 진짜 감사하다. 그리고 군대에 다녀올 동안 사람들이 나를 잊을 거라는 걱정은 없다. 사람들은 너무 바쁘다. 시간은 후딱 간다. 군대 갔다 돌아오면, “나왔어?” “벌써 제대했어?”라고 할 거다.(웃음) 나한테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런 걱정보다 가기 전에 정리하고 마쳐야 할 것들을 완벽하게 하고 싶을 뿐이다.
 
이런 인터넷의 반응을 찾아보는 편인가?
계속 본다. 어릴 적엔 사람들이 나를 판단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정말 오만한 태도였다. 진짜 그릇이 큰 사람들은 이야기를 듣고 더 나은 것을 선택한다.
 
의견은 달라지지만 밈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구찌 말인가? 예를 들어 “악어 생각 하지 마.”라고 하면 계속 악어를 생각하게 된다. 내가 “저 구찌 그거 싫어해요.” “저한테 흑역사예요.”라고 얘기하면 좋을 게 없다. 계속 다른 거, 더 크고 더 멋있는 걸 계속 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가장 흥미로운 것, 좋은 것, 뭐라고 물어봐도 결혼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그렇다. 굉장히 든든하고, 안식처다. 결혼에 대한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같이 살고 싶은 거였는데 막상 하고 나니 결혼 자체가 정말 거룩한 일 같다. 성경에도 이런 구절이 있다. “하나님의 언약을 가장 잘 드러내는 말은 ‘결혼’이다.” 앱으로 교환 일기를 쓰는데 그걸 보면서 많이 운다.
 
군대에 있는 일 년 반 동안은 어떻게 보낼 생각인가?
운동이랑 영어 공부를 할 거다.
 
갔다 오고 나서는?
너무 먼 얘기인가? 아니다. 비와이 펑크, ‘비펑크’로 뭔가를 구축할 것이고 〈Neo Christian 2〉를 낼 거다. 심바랑 여러 아티스트랑 하는 거, 씨잼이랑 합작 앨범도 생각하고 있다. 국힙 다시 먹을 거다.
 
비장한 각오에 찬물을 끼얹을 생각은 아닌데 정말 마지막 질문이 군대 가면 뭐가 가장 먹고 싶을 것 같냐였다.
수제 햄버거랑 돈까스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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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의령,강지혜
  • 사진/ 강현민
  • 모델/ 비와이
  • 헤어/ 이에녹
  • 메이크업/ 이준성
  • 스타일리스트/ 팀와이즈웍스
  • 어시스턴트/ 백세리
  • 웹디자이너/ 한다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