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MYSELF
& ART

“조피 토이버아르프(Sophie Taeuber-Arp)는 다학제적인 접근을 통해 작업하는 작가예요. 이 작품은 그가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카페 오베트(Cafe Aubette)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할 때 만든 작품이에요. 다다 운동의 첫 여성으로서 예술과 디자인 간에 벽이 없다는 걸 보여주었죠. 이 작품은 형태의 정확성부터 배열까지 아주 완벽하게 계획된 것인 반면에 인간적인 면도 느낄 수 있어요. 기하학적인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데, 전 드레스를 제작할 때 이 점을 자주 활용해요. 색상이 나눠져 공간에 배치되는 방식에서 리듬감이 느껴지는데 저에게는 마치 음악 같아요. 그래서 평생 볼 수 있을 거 같고요.”

“앤 콜리어(Anne Collier)의 작품은 역할이 굴절된 자화상이에요. 카메라 뒤의 여성이 창작자이자 대상의 역할을 동시에 맡는 거죠. 1970년대 영화 〈스텝포드 와이프(The Stepford Wives)〉의 역사적 맥락을 작업에 반영하는 방법은 아주 흥미로워요. 저는 작업할 때, 현재를 반영하기 위해 종종 과거를 돌아보곤 해요. 이렇게 하면 대상을 문맥에서 떼어놓고 바라볼 수 있거든요. 10년 전쯤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콜리어의 사진을 처음 접했고, 이 작품은 2013년 런던의 프리즈(Frieze)에서 발견했어요. 마치 저한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그는 작품의 크기를 다양하게 만들며 즐기는 편이에요. 어떤 피사체든 찍고 확대하다 보면 또다른 기념비적인 작품이 나올 때가 있잖아요. 이 작품은 높이 2미터 정도로 엄청 커요. 그래서 새롭죠.”

“이 작품을 볼 때면 압도되는 느낌을 받아요. 이 아름다운 조각에는 많은 감정이 담겨 있죠. 힘든 시기를 겪을 때마다 빛의 통로인 위쪽 구멍을 바라보아요. 어쩌면 삶에 대한 은유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살다 보면 힘든 시기가 찾아오기도 하는데 탈출구를 찾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 있거든요. 록다운 기간 동안 바버라 헵워스(Barbara Hepworth)의 인터뷰를 읽었어요. 조각품은 돌의 형태로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그는 자유롭게 해방하는 일을 한 거죠. 자연에 마법이 깃들여 있고, 각 조각을 원래의 자리로부터 탈출시킨다는 그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어요. 저는 늘 알리기에리의 주얼리를 만들면서 조각품을 축소화했다고 생각해요. 왁스 덩어리에서 시작해 유기적인 느낌이 드는 형태로 창조해가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