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찍는 단체 화보인데 완전체로 함께한 소감이 어땠나요?
두준: 저는 전역한 지 꽤 돼서, 그동안 개인 활동을 많이 했거든요. 좀 외로웠어요. 오늘은 멤버들이 옆에 있으니 든든하네요. 마치 국밥 같은….(일동 폭소)
동운: 제 경우엔 부대 안에서 외로웠어요. 형들은 이미 나와서 활동하고 있고. 전역 막바지쯤 요섭이 형이 〈복면가왕〉에서 활약하고 있었어요. 부대에서 TV 보면서 후임들에게 “누군지 알지?” 괜히 물어보고.
요섭: 모르는 친구들에게 얼차려 시킨 건 아니지?(웃음)
동운: “어때? 잘하는 것 같아?” 이런 걸 물었던 것 같아요. 내심 자랑스러운 거죠.
(왼쪽부터) 두준이 입은 이너셔츠는 Berluti. 데님 재킷은 Calvin Klein Jeans. 데님 팬츠는 Levi’s. 스니커즈는 Golden Goose. 동운이 입은 이너 셔츠는 Golden Goose. 데님 재킷은 Sandro. 데님 팬츠는 Plac. 스니커즈는 Golden Goose. 기광이 입은 이너 셔츠는 Acne Studios. 데님 재킷은 Jw. Anderson. 데님 팬츠는 Plac. 요섭이 입은 티셔츠는 Jil Sander. 데님 재킷은 Levi’s. 데님 팬츠는 Plac.
군 생활 하는 동안 멤버가 유독 그리웠던 순간이 있나요?
두준: 군부대 행사에서 다른 가수들과 함께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멤버들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당시엔 솔로 곡도 없을 때라서. 누구 한 명이라도 같이 입대했으면, 둘이서 뭐라도 했을 텐데 하면서 아쉬워했죠.
요섭: 계급이 낮을 때 특히 그렇더라고요. 저희 모두 나이가 좀 있는 상태에서 입대를 했잖아요. 20대 초반 친구들이 선임인 경우가 많았어요. 그 친구들이 중학생 때 ‘Fiction’을 췄었다 이런 얘기를 하면 멤버들 생각이 안 날 수가 없었어요.
떨어져 있지만 멤버들 모두 비슷한 상황일 테니 심적으로 의지가 되었겠고요.
요섭: 휴대폰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있잖아요. 단체 카톡방에서 서로 얘기를 자주 했어요. 오늘은 뭘 먹고 뭘 했는지 아주 사소한 것부터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설움이나 고민 같은 걸 메시지로 주고받았죠.
제대 후에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동운: 군대에 갔다 왔다고 제 생활이나 가치관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생기진 않더라고요.
두준: 대신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 팬들에게도 고맙고요.
요섭: ‘군필자’가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팬들의 마음이 편해진 것 같더라고요. 저희도 여유가 생겼고요.
V넥 니트, 스트라이프 셔츠, 데님 팬츠는 모두 Polo Ralph Lauren.
오늘도 그렇고 평소 출근 순서를 제비뽑기로 정한다죠? 아주 민주적인 그룹이네요.
요섭: 저희의 오래된 전통입니다. 사실 먼저 하든, 마지막에 하든 크게 상관은 없는데, 매니저님이 나름의 형평성을 부여하고자 고안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요. 물론 처음엔 저희의 의지로 시작된 거고요. 재미로 메이크업 순서를 제비뽑기나 사다리타기로 정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그게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어요.
하나의 예시일 뿐이지만 이런 팀 분위기나 규칙 같은 것들이 하이라이트를 오래 지속하게 만든 비결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두준: 일단 다들 양보를 잘해요. 한 발 물러설 줄 아는 친구들이에요. 돌이켜보면 그게 가장 큰 비결이었던 것 같아요.
요섭: 싸우는 일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에요. 싸움보다 그 뒤에 어떻게 해결을 하는지가 중요했던 것 같은데, 다들 똑똑하게 잘 헤쳐나간 것 같아요.
두준: 사실 싸운 기억이 너무 오래전이긴 하네요. 한 7년 전쯤?
요섭: 어렴풋이 생각나는 게, 그때도 어찌 됐든 서로를 인정해줬던 것 같아요. 상대를 인정하니까 대화가 됐고 그러고 나선 이해가 가능했죠.
두준: 그래서 사실 싸웠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것 같아.
두준: 이제는 의견 충돌까지 가지도 않아요. 서로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귀신같이 알고 있으니까요.
재킷, 니트는 Tod’s. 데님 팬츠는 Plac.
10대였던 팬들이 직장인이 되고 결혼을 할 만큼의 세월이잖아요. 함께 성장한 팬들에게 남다른 동지애가 있는 것 같던데요.
요섭: “저의 10대는 오빠들이었어요.” “내 20대는 너희들이었어.” 하는 응원 글들을 보면서 같이 해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사실은 저의 10대도 마찬가지였잖아요. 10대 시절 연습생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이라이트라는 그룹에서 노래를 하고 있는데, 다 팬들과 함께해온 시간이죠.
기광: 저희의 ‘군백기’를 아무 이유 없이 기다려주고, 응원해주고, 사랑해줘서 감사해요. 팬들도 알고 있겠지만, 앨범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앨범과 무대를 준비해서 얼른 만나고 싶어요.
‘군백기’ 동안 새로이 입덕한 팬들도 많던데요.
요섭: 어린 팬들이 저희를 아껴주는 걸 보면 신기하더라고요. 감히 저희의 매력은 아직 다 보여드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아, 되게 민망하네요.(웃음)
두준: 매력을 다 보여줬는데 “어? 이거 밖에 안 되나?” 하시는 거 아냐? 조금 걱정되네요.(웃음)
기광: 그건 뭐 어쩔 수 없는 걱정인 것 같고요.(웃음)
기광이 입은 화이트 셔츠, 팬츠, 타이, 스니커즈는 모두 Prada.
농담 반 진담 반이겠지만 역시 새 앨범에 대한 부담이 크죠?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요섭: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데, 아직 스포라고 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에요.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상태예요. 공백기를 다 합치면 2년이 넘어요. 한 번에 그 시간을 다 메울 수는 없겠지만 기다려준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까 고민이 많아요.
요섭이 입은 화이트 셔츠, 스웨트팬츠, 타이는 모두 Prada.
사전에 바자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하이라이트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받았는데, 다들 아주 사소한 걸 궁금해하더라고요. 오늘의 TMI랄지….
기광: 저는 요즘 새벽 3시쯤 잠들어서 낮 12시쯤에 일어나요. 엄청 오래 잘 자는 데 어제는 잠이 안 오더라고요. 그래서 아침에 ‘쇠질’을 하고 왔어요.
요섭: 내가 아저씨처럼 말하지 말랬지.(웃음)
동운: 저는 일주일 만에 면도했어요. 나오기 전엔 집에서 워크래프트를 하다가 왔어요. 아침에 던전에서 출석체크 한 번 하고요.
요섭: 새로 산 샴푸가 어제 도착해서 오늘 처음으로 사용했어요. 트리트먼트와 함께 시원하게 감고 왔습니다.
두준: 저는 이 화보를 위해서 일주일 정도 다이어트를 했어요. 유일하게 하는 운동인 축구를 못 하니까. 건강을 위해서 종종 이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
레더 재킷은 Celine. 데님 팬츠는 Levi’s. 스니커즈는 Converse.
섹시한 것과 귀여운 것 중에 어떤 게 더 쉬운지 묻는 분들도 많았어요.
기광: 그나마 식은땀 안 흘리면서 잘할 수 있는 건 귀여운 쪽보다는 섹시한 쪽 같아요.
요섭: 일단 뒤에 ‘척’이라는 글자를 붙여야 할 것 같고요. 귀여운 척은 정말 어렵거든요.
동운: 사실 나이를 떠나서, 예를 들어서 엄마도 어떨 때 보면 귀엽다고 생각될 때 있잖아요. 그런 면을 팬들이 발견해주는 건 좋지만 억지로 만들어내는 건 에너지가 많이 들죠. 척이 힘들어, 역시.
데뷔 초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지금은 알지만 그때는 몰랐던 것’이 있나요?
요섭: 20대 초·중반엔 시간이 너무 천천히 간다고 생각했어요. 20대가 영원할 것 같았죠. 그런데 한순간이더라고요. 지금은 시간이 너무 빨리 흐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더 소중해요.
스웨트셔츠는 Golden Goose. 데님 팬츠는 Levi’s. 스니커즈는 Converse.
요섭: 2PM 선배들요. 곧 컴백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것만으로도 힘이 돼요. 저희를 직접 응원해 주시지 않아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달까.
데뷔 13년 차 장수 아이돌로서, 이렇게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두준: 사랑받는 건 저희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운이 좋았어요.
동운: 오늘 아침에도 면도하기 전에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이 이런 애를 왜 좋아하지?’(웃음) 감사할 따름이에요.
요섭: 다만 각자의 자리에서 사랑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 맞아요. 열심히 하니 그 마음을 알아주시는 게 아닐까 싶고. 사실 데뷔했을 때만 해도 팬이 생길 수가 없는 비주얼인데….
종종 데뷔 때 사진을 다시 보면 기분이 어때요?
요섭: 싫다기보다는… 아… 조금 아쉽다!(일동 폭소)
두준: 의견을 좀 더 낼 걸. 사실은 그럴 수 없었지만요.
동운: 그때는 스모키 메이크업 같은 것도 안 하면 오히려 이상해 보이던 때이긴 했지.
요섭: 저희는 그때그때 트렌드에 맞춰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두준이 입은 후디는 Iodakota. 데님 팬츠는 Levi’s. 스니커즈는 New Balance. 동운이 입은 후디는 Moncler. 데님 팬츠는 Isabel Marant Homme. 스니커즈는 New Balance.
요섭: 모두의 목표일 수도 있는데,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서 콘서트 무대에 서고 싶어요. 특히 두준이는 마지막 콘서트 때도 참여를 못했기 때문에 아마 지금 제일 무대가 간절할 거예요.
두준: 난 그러면 진짜 눈물 쏟아질 것 같아. 가끔 상상을 하거든요, 무대에선 모습을. 첫 곡이 시작하자마자 오열하지 않을까.
그날이 오면 기다려준 팬들에게 어떻게 인사하고 싶어요?
요섭: 이 말을 하고 싶은데 지금까지 못했어요. 안녕하세요, 하이라이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