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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에 이런 곳이? #뜻밖의카페 #진주의바깥생활

니가 왜 거기서 나와??

BYBAZAAR2021.02.21

삼선동 양조장 주점

공간 뒷동산
서울 삼선동에 위치한 공간 뒷동산

서울 삼선동에 위치한 공간 뒷동산

명랑함과는 거리가 먼 낡은 건물에 들어선 오색찬연한 가게를 지나치기란 쉽지 않다. 동네 주민으로 삼선시장과 성북천 뒷골목을 섭렵하던 내게도 마찬가지. 유행하는 말로‘네가 왜 여기에서 나와?’라고 진지하게 묻고 싶을 만큼 남다른 외관은 파란 출입문 너머의 안쪽 세계로 발걸음을 끌어당긴다. 내부는 ‘아무 데에도 모난 구석은 없어야 해!’라고 네모가 혁명을 일으킨 것처럼 유선형의 원목 구조물로 둘러싸여 있다. 기운생동한 외관 디자인과 무척 대조되는 풍경이다. 언뜻 기이하게 보이는 천장의 입체 물결은 퍼즐처럼 빈틈이 없고, 테이블과 의자, 바와 바닥 문양까지 곡선으로 남실남실하다. 이곳이 디자이너 송대영이 손수 술을 빚고 판매하는 양조장이자 주점인 것을 떠올리면 수긍이 간다. 자고로 술이란 심신을 부드럽게 만드는 법이니까.  
 
공간 뒷동산

공간 뒷동산

인테리어 디자인은 송대영 대표의 오랜 동료인 길종상가의 박길종 씨가 맡았다. 그래서인지 구석구석 정성을 들이지 않은 것이 없어 보인다. 간접 조명과 수납장, 흐느적거리는 원형 거울과 사각 티슈 함, 콘센트와 환기구 칸막이, 휴지걸이 등 공들여 제작한 가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반짝거린다. 
 
공간 뒷동산

공간 뒷동산

 
송대영 대표는 뒷동산을 위한 술잔과 식기도 새롭게 제작했다. 주인장의 사적 취향을 향한 호기심을 견딜 수 없다면 3개의 자리가 있는 바 테이블에 앉도록 하자. 신중하게 고른 레코드판을 턴테이블에 거는 송대영 대표와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질 테니까. 뒷동산 탁주는 한 번 빚은 단양주로 말간 요구르트처럼 시큼한 맛을 낸다. 도수는 9도로 높은 편이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 자꾸 들이켠다. 지방을 제거한 돼지껍질을 오랜 시간 고아서 돼지고기와 채소, 계란 등을 다져 넣고 차게 굳혀 내는 돈피편육과 주인장 본가 레시피로 만든 소고기버섯전는 탁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거리. 그 외 풍정사계, 희양산막걸리, 우곡생주, 꽃잠 등 송 대표가 직접 큐레이션한 우리술 리스트를 보면 뒷동산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공간 뒷동산

공간 뒷동산

 
 
 
 

채소 농장 옆 묵상 카페

묵리459
브런치 카페, 묵리 459

브런치 카페, 묵리 459

높이 414m의 삼봉산을 배경으로 시궁산, 굴암산이 에워싸고, 묵리에서 발원한 용덕사천이 가로지르는 고요한 마을에 브런치 카페 ‘묵리459’가 있다. 골프장과 낮은 산밖에 없던 외딴 시골에 근사한 카페가 들어선 것. 예부터 먹을 만들던 이 동네를 사람들은 ‘묵리’라 불렀고,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고자 지번에서 이름을 딴‘묵리459’로 카페명을 지었다. 본래 ‘젠 스타일’이라 묘사되는 카페를 좋아하지 않는다. 동양미를 내세우면서 자연 친화적이고 내면의 평온을 추구하는 젠 본래의 관념을 고민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 반면 묵리459 곳곳에서 세밀하고 고유한 공간 철학을 발견한다.  
 
묵리459의 외관

묵리459의 외관

 
실내에 들어서자 거대한 수묵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구불구불한 능선을 닮은 천장 조형물과 붓으로 휙 그린 듯한 기다란 벤치, 흙빛을 닮은 토기 오브제들과 자두나무 향기를 품은 죽청향 등 구석구석 남다른 감각이 흩어져있다. 사람들은 벽면 전체를 통창으로 마감한 ‘채움의 순간’에 들어서자 발걸음을 멈춘다. 자연을 잠시 빌려 즐긴다는 차경 개념을 살려 변화하는 바깥 풍경을 안 전체로 끌어들인다. 개인적으로는 별의 궤적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정원이 참 좋았다. 발끝을 비추는 키 작은 조명이 길을 안내하고, 지그재그로 난 돌담은 끊임없이 걷고 묵상하도록 이끈다. 말간 밤에 돌의 정원에 앉아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고 싶다.  
 
묵리459에서 판매하는 티 세트

묵리459에서 판매하는 티 세트

묵리459의 샐러드는 묵리와 나란히 자리한 상록수 농원에서 당일 수확한 유기농 식자재와 수경재배로 기른 깨끗한 채소를 사용해 만든다. 공간에 머무는 사람의 건강까지 배려하는 섬세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반려동물은 야외 정원에서 함께할 수 있다.
 
 
 
 
 

고라니 산책길 앞 복합문화공간

무공간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무공간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무공간

광주시 오포 지도를 펼치면 동네에 걸쳐 있는 작은 능선을 따라 형성된 마을이 많다. 그러니까 마을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이 산인 경우가 많다는 얘기. 길을 달리다 주거지가 더 나오지 않고 협소한 산길로 접어들면, 고라니의 울음소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시간이 온 것이다. 흥미롭게도 아무것 없어 보이는 길 끝에서 뜻밖의 카페를 종종 만난다는 것. 드라마 〈시크릿가든〉에 등장한 미스터리 산장처럼 말이다. 오포의 카페를 ‘발견’하러 다니는 이유다. 그런데도 대부분 포장도로가 나 있기 마련인데, 무공간으로 가는 길은 험하다. 울퉁불퉁한 산길을 지그재그로 달리며 ‘고라니 출현’,‘신나는 오프로드’가 적힌 푯말을 즐기는 호기로움이 필요하다. 산이 건물을 감싼 형상의 2층 카페는 막 가오픈을 끝냈다. 3월이 지나면 뒷산을 그대로 바라보는 널찍한 야외 테라스가 마련될 것이다.  
카페, 드로잉, 전시,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무공간

카페, 드로잉, 전시,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무공간

 
교회 대문을 떠올리게 하는 묵직한 대형 문을 밀고 들어가니 다소 아담한 공간에 놀란다. 산이 품고 있는 만큼 삼면에 통창을 두어 바깥 풍경을 즐기도록 했고, 창문 너머로 경주김씨 상촌공파의 충효서원이 내려다보인다. 공간이 작게 느껴지는 이유는 공간의 반을 드로잉 작업실과 전시 공간으로 구분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좋은 공간, 무공간

책을 읽기 좋은 공간, 무공간

 
무공간은 카페, 드로잉, 전시, 공연을 입체적으로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드로잉 작업실에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종이와 아크릴 물감, 붓 등 필요한 기본 도구가 마련되어 있다. 2층 다락방은 책을 읽거나 서너 명이 독립적으로 즐기기 좋은 공간이다. 무공간의 우아한 공간과 풍경을 만끽하려면 평일이나 주말 오전 시간을 공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