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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의 도시, 강원도 정선에 이런 곳이? #진주의바깥생활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고갯길에서 썰매를 타볼까?

BYBAZAAR2021.02.01
#진주의바깥생활
ep 9. 탄촌 주민이 손수 변화시킨 마을 호텔에 머물고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고갯길’에서 썰매를 타자. 카지노의 도시, 강원도 정선읍 고한의 다른 여행법.
 
 
 

탄광촌 골목길이 호텔, 고한18번가

 
탄광촌이 마을 호텔로 변한, 강원도 고한18번가

탄광촌이 마을 호텔로 변한, 강원도 고한18번가

고한파출소에서 구공탄시장까지, 약 500m의 골목 전체가 호텔로 변했다. 정확히 하면, 여러 부대시설이 한 공간에 있는 호텔처럼 숙소와 사진관, 카페, 중식당, 마을회관 등의 편의시설을 골목에 들여 길 전체를 ‘마을 호텔’로 꾸민 것. 2년 전만 해도 고한18리는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동네였다. 골목에는 폐광 마을 특유의 상실감이 뒹굴었고, 해가 진 후에는 지나가기 꺼려질 정도로 쓸쓸했다. 
 
고한 19번가 마을

고한 19번가 마을

 
하지만 2017년 고한 출신의 김진용 씨가 18번가에 있는 빈 집을 수리해 ‘마을 만들기’ 사무국을 꾸렸고, 주민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고한 18번가 마을 만들기 위원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빈집을 재생하고 주차장을 만들었으며, 골목길을 야생화 정원으로 꾸민 것이다. 고한읍의 지원으로 오래된 집과 가게들을 리모델링하고, 게스트하우스 격인 진짜 호텔 ‘마을호텔18번가’도 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주민이 자발적으로 마을 재생을 준비하고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멤버십 업체를 지정해 투숙객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노력도 적극적이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여행자의 관심은 줄어들었지만, 주민 스스로 꾸미는 마을의 내일은 긍정적이다. 2021년의 고한 여행이 기대되는 이유다.
강원도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긴, 고한의 마을호텔 18번가

강원도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긴, 고한의 마을호텔 18번가

 
주소 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2길 36 객실 요금 54,000원부터
 
 
 

동굴 안 시골 장터, 고한구공탄시장

옛 탄광이 아직도? 야외 주차장 옹벽에 그려진 탄광의 추억.

옛 탄광이 아직도? 야외 주차장 옹벽에 그려진 탄광의 추억.

 
고한18번가 끝에서 만나는 구공탄시장은 옛 탄광을 고스란히 재현한 독특한 구조다. 시장 입구에 서면 실제로 어두운 갱도 속으로 들어서는 느낌이다. 울퉁불퉁한 암석 천장과 네모난 조명은 탄광 모습과 닮았고, 사람들은 장을 보다가도 흥미로운 표정으로 두리번거리기 바쁘다. 50년 역사를 지닌 고한구공탄시장에는 전통 음식과 농산물, 임산물 등을 판매하는 점포 70여 개가 있으며, 매월 끝자리가 1, 6인 날에 고한5일장이 열린다. 야외 주차장 옹벽에는 탄광촌의 작은 일상을 생생한 그림으로 재현했다. 페인팅과 입체 조형물을 설치한 벽화는 광부 가족의 애환과 소소한 기쁨을 풀어낸 드라마다. 주차장 옆으로 연탄이 장작처럼 쌓인 구공탄 고깃집에는 고기 굽는 연기가 경쟁하듯 피어 오른다.
 
구공탄시장

구공탄시장

 
주소 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4길 46
 
 
 

썰매 타는 고갯길, 운탄고도 트레킹

운탄고도

운탄고도

 
환상적 풍경을 마주한 만항재에서.

환상적 풍경을 마주한 만항재에서.

4월이 지나도록 눈이 녹지 않는다고 했다. 언제나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캐나다 옐로나이프처럼, 해발 1000m를 넘는 운탄고도에서는 반드시 설원을 마주한다는 얘기다. 첩첩산중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지나 전국에서 가장 높은 포장도로를 달리면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영월, 태백의 경계에 있는 고개, 만항재에 도착한다. 강원도 상고대의 환상적 풍경을 고대하는 등산가들은 이 고갯길에서 함백산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해발 1,300m가 넘는 산중턱에서 시작한 길은 어렵지 않게 정상석을 만날 수 있는 함백산 최단 코스. 그와 달리 본인 키만 한 썰매를 낑낑거리며 챙기는 사람들은 그 맞은편에서 이어지는 운탄고도로 향한다. 
나도 멋을 부려봤개! 썰매 탈 준비를 하는 멋쟁이 쿠루

나도 멋을 부려봤개! 썰매 탈 준비를 하는 멋쟁이 쿠루

 
운탄고도는 고한읍 백운산과 두위봉 능선을 따라 이어진 고산 임도로 석탄을 나르던 옛 길. 지무시(GMC)라 부르던 대형 트럭이 해발 1,000m 이상의 위험천만한 고갯길을 아찔하게 곡예 운전하며 석탄을 날랐을 것이다. 만항재에서 화절령을 거쳐 새비재까지 이어지는 하늘길은 40km에 이르는 긴 코스이고, 대부분은 하이원리조트에서 출발해 도롱이 연못과 낙엽송길을 지나 하이원CC에 도착하는 9.4km 코스를 선택한다. 썰매 트레킹을 원한다면 만항재 들머리에서 정암사로 향하는 고갯길만 이용해도 충분하다. 썰매 길이 고속도로처럼 시원하게 쭉 뻗어 있다. 완만한 경사처럼 보여도 내리막길에서 가속도를 받은 썰매가 뒤집어지기 일쑤다. 겨울 백패커들은 썰매에 대형 배낭을 싣고 미끄러지다가 샛길 숲으로 사라진다. 참고로 만항재 쉼터 화장실은 애초에 들어가지 않는 편이 낫다. 자연 ‘생태’ 화장실이 꺼려진다면, 미리 볼일을 해결하고 움직이자.
동화같은 눈길, 운탄고도에서.

동화같은 눈길, 운탄고도에서.

 
찾아가는 길 고한역에서 만항재까지 약 10km로 택시를 타거나 고한·사북 공영터미널에서 만항마을까지 가는 버스를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