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 Out〉, 20th May 1966 Chiswick House Grounds, London, England 68.3x86.9cm.
로버트 휘태커는 1964년부터 약 2년간 비틀스의 전속 사진작가였다. 전 세계의 우상인 비틀스의 무대뿐 아니라 무대 뒤와 이동하는 비행기, 호텔을 포함한 사적인 장소에서도 셔터를 누를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 만남의 시작은 비틀스의 매니저인 브라이언 앱스타인이다. 호주의 한 신문사 인터뷰에서 휘태커는 값비싼 장신구를 팔에 두르고 있던 앱스타인을 마치 시저 황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깃털을 이용한 사진을 찍었다. 사진 한 장은 피사체의 마음을 사로잡고 역사에 길이 남을 주요 투어에 함께하는 인연의 발판이 되었다. 수만 명이 열광하는 공연을 좇으며 비틀스의 전성기를 몸소 경험했지만 휘태커는 영광만을 담지는 않았다. 비틀스를 마치 신처럼 대하는 열성팬들에게 소모되는 모습은 그의 예술적 기지를 자극했다. 그 결과 멤버들이 절단된 인형과 동물의 살점과 뼈를 몸에 얹고 있는 일명 ‘정육점 커버’라 불리는 〈Yesterday and Today〉의 음반 표지가 탄생했다.(다소 잔인한 사진 때문에 곧 다른 사진으로 교체되었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비틀스를 우상처럼 숭배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비틀스가 살과 피로 이루어진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세계 투어의 역사적인 장면과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고루 담으려고 했던 그의 성취가 곧 전시를 통해 펼쳐진다. 1백20여 점의 사진은 우리를 1960년대의 영화 속으로 데려갈 것이다.
※ «The Beatles by Robert Whitaker: 셔터 속 빛나는 청춘의 기록» 전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2020년 12월 11일부터 2021년 3월 4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