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적 친구, 크리스토프 르메르.
이자벨 마랑은 1967년 사진작가였던 프랑스인 아버지와 모델이자 니트웨어 디자이너였던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을 한 후 아버지는 두 번의 재혼을 통해 이자벨 마랑에게는 총 세 명의 엄마가 생겼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여전히 이자벨 마랑은 세 엄마와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그녀의 인생에, 그리고 패션에 여성이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자벨 마랑의 패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여성은 그녀가 6살이었을 때 함께한 보모. 당시 파격적인 스타일을 즐기던 보모는 ‘여성스러움’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이자벨 마랑에게 온몸으로 가르쳐줬다.
2 크리스토프 르메르
한 인터뷰에서 밝혔듯, 이자벨 마랑은 16세부터 약 2년간 당시 남자친구였던 크리스토프 르메르(우리가 아는 그 ‘르메르’의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르메르가 맞다!)와 함께 브랜드를 만들었다. 문학을 전공 중이던 크리스토프 르메르는 이자벨 마랑과 함께 영국 밴드에서 영감을 받은 브랜드 ‘알레 심플(All´ee Simple)’을 론칭한다. 브랜드가 의외로 인기를 끌며 둘은 패션 디자이너라는 새 직업에 뛰어든다. 경영학도가 되려고 했던 이자벨 마랑은 이 일을 계기로 패션 스쿨인 스튜디오 베르소(Studio Berçot)에 입학한다.
3 요지 야마모토, 마틴 싯봉
이자벨 마랑은 패션 스쿨을 졸업한 후 아트 디렉터 마크 아스콜리(Marc Ascoli)의 어시스턴트로 패션계에 처음 발을 디뎠다. 당시 그녀의 일은 패션 디자인이 아니라 프로덕션 업무였다. 마크 아스콜리의 파트너이자 이자벨 마랑의 젊은 시절 우상이었던 요지 야마모토, 마틴 싯봉, 클로에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남편, 제롬 드레이퓌스.
액세서리 디자이너이자 이자벨 마랑의 남편인 제롬 드레이퓌스. 그와의 첫 만남은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당시 장 폴 고티에의 어시스턴트였던 그는 7살 연상인 이자벨 마랑에게 고백했고 곧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디자이너 부부가 되었다.(현재 이자벨 마랑은 ‘여자 장 폴 고티에’라 평가받고 있으니 이도 참 인연이다.) 제롬 드레이퓌스는 자신의 가방이 매우 실용적인 것은 모두 이자벨 마랑 덕분(?)이라고 했다. “그녀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내 가방이 그녀의 삶을 편하게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제롬 드레이퓌스 가방에 미니 손전등이 달려 있는 이유 역시 매일 가방에서 열쇠를 찾는 부인을 위한 배려에서 나온 것.

조력자, 에마뉘엘 알트.
이자벨 마랑의 동갑내기 친구이자 조력자인 파리 〈보그〉 편집장 에마뉘엘 알트. 2008년 에마뉘엘 알트가 패션 에디터이던 시절부터 이자벨 마랑의 모든 쇼와 광고 캠페을 도맡아 스타일링했다. 이 둘의 시너지 효과로 이자벨 마랑 특유의 보헤미안 시크 룩은 더욱 견고해졌다. 에마뉘엘 알트의 남편 역시 아트 디렉터로 이자벨 마랑의 광고 캠페인 작업에 참여했다. 2011년 에마뉘엘 알트가 〈보그〉 편집장이 되면서 스타일링을 그만두었지만 여전히 둘은 서로에게 영감의 대상이다. 현재, 이자벨 마랑의 스타일리스트는 에마뉘엘 알트의 어시스턴트였던 제랄딘 사글리오(Geraldine Saglio)가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