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콘텐츠 크리에이터 송선민의 앤티크한 공간

콘텐츠 크리에이터 송선민의 아늑한 공간에는 앤티크한 가구와 소품, 온갖 투명한 물건, 좋은 취향을 가진 친구들 그리고 고양이 두 마리가 행복하게 공존한다.

BYBAZAAR2020.01.15
 

EFFORTLESS CHIC

1 김서룡의 블랙 턱시도 재킷. 2 거실 원형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송선민. 3 컬렉팅하는 투명한 오브제들이 집 안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4 포토그래퍼 신선혜가 선물한 작품과 시가현 앤티크 숍에서 구입한 서랍장.

1 김서룡의 블랙 턱시도 재킷. 2 거실 원형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송선민. 3 컬렉팅하는 투명한 오브제들이 집 안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4 포토그래퍼 신선혜가 선물한 작품과 시가현 앤티크 숍에서 구입한 서랍장.

송선민은 〈노블리안〉을 시작으로 〈인스타일〉〈오뜨〉〈앙앙〉〈갤러리아〉〈W〉의 패션 에디터를 거쳤다. 그리고 몇 해 전, ‘프로젝트 S’라는 이름 하에 인쇄와 디지털, 전시, 패션쇼까지 아우르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인생 제2막을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한파가 들이닥친 12월 어느 날, 그의 사적인 공간을 찾았다. 지난해 9월 새로이 마련한 이 공간은 모든 것이 부드러운 컬러와 원목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일까. 어딘지 사람을 반기는, 편안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이다. 커다란 거실 창으로 내리쬐는 채광과 중랑천이 보이는 바깥 풍경도 한몫한다. 인테리어는 오랜 친구이자 공간 디자이너인 42Lab의 최익성이 맡았다. 3주간의 공사 끝에 완성된 인테리어에서 송선민의 취향을 얼마나 섬세하게 고려했는지 느껴진다. 부엌과 거실에 달린 수납장을 가리키며 송선민이 말한다. “보통 원목 가구에는 화이트 컬러를 쓰지만 이건 아주 옅은 도브 그레이 컬러예요. 제가 가진 가구와 소품이 앤티크하거나 컬러감이 강해요. 이걸 돋보이게 하려면 오히려 차가운 컬러를 써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방 두 개와 거실. 이 아늑한 보금자리는 그가 오래 시간 수집한 것들로 가득한, ‘취향 집합소’다. 거실 중간에 위치한 허먼 밀러의 테이블은 이 집을 위해 구입한 유일한 가구. “오로지 다리 형태가 예뻐서 구입했어요. 상판은 마음에 들지 않아 42Lab에게 맡겨 바꿔버렸어요.”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1960년대 브라운 턴테이블부터 지폐를 넣어 놓은 스탬프 보관함, 잡지와 아트북을 모아둔 책장, 이름 모를 디자이너의 빈티지 의자, 사가현 앤티크 숍에서 구입한 수납장 등이 집 안 곳곳에 흩어져 있다. “앤티크 숍이나 이베이, 아마존에서 보물찾기 하는 것을 즐겨요. 브랜드에 얽매이기보단 마음에 드는 걸 구입해요. 단, 카피는 사지 않는 게 나름의 원칙이죠.” ‘투명한 물건’도 컬렉팅하는 것 중 하나다. 
 
전 숟가락도 투명하면 좋겠어요.




1 두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소파 위에서 흔냥이와 함께. 2 42Lab이 완성한 도브 그레이 컬러의 원목 수납장. 3 세계 곳곳의 지폐를 넣어두는 스탬프 보관함. 4 침대 옆에 놓인 액자. 터키 여행을 함께한 포토그래퍼 정지은이 선물했다.

1 두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소파 위에서 흔냥이와 함께. 2 42Lab이 완성한 도브 그레이 컬러의 원목 수납장. 3 세계 곳곳의 지폐를 넣어두는 스탬프 보관함. 4 침대 옆에 놓인 액자. 터키 여행을 함께한 포토그래퍼 정지은이 선물했다.

송선민이 가진 취향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종종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요. 제 공간은 늘 사랑방 역할을 해왔죠.(웃음) 요리를 좋아하지만 귀찮아서 잘 하진 않아요. 그래서 사다 놓은 향신료만 넘쳐나요.” 늘 감각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사람들의 삶과 생각, 관심을 공유하면서 많은 자극을 받아요. 그 영감이 퍼즐로 맞춰져서 제 작업의 중요한 ‘축’이 됩니다.” 거실에 놓인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포토그래퍼 신선혜의 작품 사진과 터키 여행을 갔던 포토그래퍼 정지은이 선물한 사진, 포토그래퍼 곽기곤과 타이포 디자인 스튜디오 양장점이 만든 특별한 달력을 하나하나 보여주며 덧붙인다. “제 직업이 정말 좋아요. 재능 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 또 아트를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의 영향은 자연스레 관심으로 이어졌다. “아트는 단순히 미를 보여주는 목적이 아닌, 사람을 움직이고 일상을 부드럽게 바꾸는 역할이라 생각해요. 전 조금 명랑해지고 싶은 욕망이 있어요. 그래서 컬러감이나 재치 있는 작품을 좋아해요. B.D.그라프트와 엘스워스 켈리처럼요.”  
이 집에 생활하는 또 다른 가족은 촬영 내내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던 13살 흔냥이와 낯을 많이 가리는 5살 반반이다. 햇볕이 가장 잘 드는 이 집의 명당은 성격 다른 두 고양이를 위한 소파와 캡 스텝이 차지하고 있다. “저 소파를 당장 버리고 바실리 체어를 사고 싶지만 고양이들이 너무 좋아해요. 글쎄, 자식 같진 않아요. 그냥 나를 위로해주는 친구 같은 존재랄까.”
인터뷰가 끝날 즈음, 요즘 그녀가 푹 빠졌다는 글렌 모렌지 위스키를 한 잔 건네며 말한다. 
 
전 집에 들어오면 약간의 의무감이 들어요. 열심히 청소해서 깨끗하고 예쁘게 집을 유지해야겠다. 뭐 이런? 몇 년을 살아도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형태로 살고픈 마음인 것 같아요.




Keyword

Credit

  • 에디터/ 윤혜영
  • 사진/ 오재광
  • 웹디자이너/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