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에 관한 모든 것 | 하퍼스 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

출생지인 서울을 찾은 작가 다프네 난 르 세르장이 은(銀)에 대해 말한다. 그에게 은은 한순간에 시공간과 기억을 가로지르고 되살리고 재직조하는 매체다. 은의 이동을 좇는 움직임은 자신의 기억에 관한 기원을 찾으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 실버,기억,실버 메모리,bittersweet memories마들렌,사진 연작

 ━  Bittersweet      ━  Memories   실버-메모리-도산-아틀리에-에르메스 마들렌이 일상에서 가지는 의미는 별로 크지 않다. 먹으면 좋지만, 안 먹어도 그만인 달콤한 디저트 한 조각. 하지만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보았다면 이 자그마한 빵조각이 가지는 큰 의미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와 과거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이자 과거의 기억을 선명하게 끄집어내는 물건. 아틀리에 에르메스에서 전시<실버 메모리: 기원에 도달하는 방법>을 여는 다프네 난 르 세르장의 마들렌은 바로 은(銀)이다.    ‘The Certainty of Memory-Diptych’, 2019, Photography, 35x100cm. 현재 파리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작가 다프네는 분열과 경계의 개념을 중심으로 예술적, 이론적 연구를 지속해왔다. 주로 사진과 드로잉을 혼합해서, 혹은 다른 이미지의 사진이나 비디오를 병치함으로써 상이한 이미지 영역들 사이에서 긴장을 생성해온 그는 이러한 분할과 균열을 작품 속에 숨겨놓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미지와 기억의 기원에 관한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사진 연작, 포토-드로잉 연작과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The Certainty of Memory-Diptych’, 2019, Photography, 35x100cm. <실버 메모리: 기원에 도달하는 방법>은 은 자원 고갈에 대한 한 전문가의 예측에서 시작되었다. 사진을 주로 다루어온 작가에게 은 고갈에 대한 소식은 할로겐화 은 필름 생산 중단에 대한 생각까지 이어진 것이다. 사진 연작 ‘은(銀) 할로겐 입자’에서 그의 생각은 구체화된다. 그의 서사는 자원의 근원과 그 이동을 좇고 있지만, 그 흐름의 이면에는 은광의 부산물인 아날로그 사진, 기록과 연관된 서사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즉, 이러한 긴 여정은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입양된 작가 다프네 난 르 세르장이 자신의 최초 기억에 각인된 단 하나의 감각을 연결 고리로 삼아 자신의 근원에 이르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전시를 보고 난 후 아마 당신은 떠올릴 것이다. 나의 마들렌은 무엇인가.     ※<실버 메모리: 기원에 도달하는 방법>은 9월 6일부터 11월 10일까지 도산 아틀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린다.